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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측, “포항이 먼저 약속을 깼다”
게시물ID : soccer_136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10
조회수 : 1944회
댓글수 : 79개
등록시간 : 2015/02/04 11:38:43
지난해 12월 초 K리그를 들썩이게 했던 황희찬 잘츠부르크 이적 사건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공들여 키운 유스 출신 선수가 프로 데뷔를 앞두고 유럽으로 나간 데 대해 수많은 말이 떠돌았고, 포항 스틸러스가 이적을 공식 발표하면서 황희찬을 향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이렇게 시끄러운 상황인데도 정작 당사자인 황희찬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건 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포항에 입단한 선수가 돌연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는 점 단 하나뿐이다. 다들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서 그런가 싶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베스트 일레븐(b11)>은 최근 인터뷰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황희찬의 부친인 황원경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황 씨는 아들이 팬들에게 부도덕한 선수라고 낙인찍힌 이미지만큼은 탈피하고 싶어 에 인터뷰를 요청했다며 먼저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아들을 둘러싼 오해가 극심해 이를 해명하고 싶은 아버지로서 그간의 과정을 털어놓았다. 

황 씨가 주장하는 속사정은 세상에 알려진 내용과 많이 달랐다. 황 씨는 포항과 잘츠부르크가 주고받은 내부 문건까지 공개하면서 선수가 길러 준 구단을 등지고 갑작스레 유럽으로 떠난 이유를 밝혔다. 황 씨는 포항이 당초 약속을 깨고 과도한 이적 조건을 요구한 데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b11은 황 씨의 주장이 그간 알려진 사실과 매우 달라 고민 끝에 이를 기사화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또 다른 당사자인 포항 구단과 접촉해 황 씨가 주장하는 바에 대한 공식 견해를 듣고 이를 함께 기사화(황희찬 이적 속사정 ② 참조)했다. 또 다시 논란이 불붙을 수 있겠으나 공정하게 인터뷰 형식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양 측의 주장을 다뤄 분쟁을 조명하고자 했다.
썸네일
- 이적 후 어떠한 반응도 없었는데 갑작스레 인터뷰하겠다는 뜻을 전해 놀랐다. 시간이 흐른 후에 직접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가 궁금하다.
황원경 씨(이하 황): “일단 축구계를 시끄럽게 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대응을 늦게 내놓은 이유는 ‘유럽에서 잘하면 다 잊힌다’고 한 에이전트의 만류 때문이었다. 마음을 바꿔 해명하고자 했을 때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 국민적 여망이 담긴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호주 아시안컵 기간이라 선수의 개인 사정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7일 포항에서 (황)희찬이를 두고 한 공식 발표 때문에 졸지에 은혜를 원수로 갚은 놈이 되어 얼마나 언짢았는지 모른다. 희찬이를 성장시켜 준 구단이라 후일 오해가 풀릴 것이라 믿고 잠자코 있었지만, 떠나게 된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갖은 비난을 받는 것 같아 인터뷰를 요청했다. 또한 더 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서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려고 한다.”

- 자세한 내막에 앞서 해명부터 듣고 싶다. 팬들은 황희찬이 자신을 육성시켜 준 포항을 어느 날 갑자기 배신하고 잘츠부르크로 간 걸로 알고 있다. 이 이적은 에이전트마저 반대했다고 들었다.
황: “아니다. 지난해 9월 에이전트가 직접 잘츠부르크와 접촉하여 이적이 진행되었다. 에이전트가 만류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이런 말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또한 희찬이는 포항제철고 입학 후 세계 무대에 나가 일찍 경쟁하며 성장하고픈 열망이 있었다. 포항도 성명서와 같이 우선 입단해서 임대 후 이적을 협조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이것이 우리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증거와 핵심이다.”

- 유럽행 논의가 이전부터 있었다니 그 얘기부터 듣고 싶다.
황: “2012년 11월 AC 밀란으로부터 이적료 3억 5,000만 원에 영입 제의가 있었다. 두 달 앞서 벌어진 2012 AFC 이란 U-16 챔피언십서 득점왕(5골)에 오른 직후다. 곧장 구단과 상의했다. 그러나 구단은 거세게 반대했다. 최소한 고등학교를 마치라는 뜻과 함께 ‘만약 해외에 진출하면 부임 2년차가 된 이창원 포철고 감독을 선수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경질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스승을 저버리면서까지 유럽에 갈 생각은 없어 포기했다.
이후에도 여러 팀에서 제의가 있었다. 만 18세가 넘은 지난해 8월에는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의 추천으로 PSV 에인트호번으로부터 트라이얼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같은 이유로 유럽행을 포기했다. 감독님께서 고교는 최소한 마치고 가라고 하셔서 고교 졸업 시점에서 재차 유럽행을 타진했다.”


- 잘츠부르크 말인가?
황: “그렇다. 지난해 9월 잘츠부르크가 관심을 보여, 양 구단이 희찬이의 이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황선홍 포항 감독님이 ‘희찬이를 길러 보고 싶다’는 뜻을 직접 전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와 사유를 말씀드렸더니, 황 감독님이 ‘아쉽지만 존중하고 싶다’라고 하셨다. 11월 중순에 두 팀은 서너 차례 헤드 레터를 주고받으며 류승우 케이스대로 1년 임대 후 바이아웃을 통한 완전 이적 형식으로 구두 합의했다. 아버지로서 서너 차례 구단 측과 만나 위와 같은 형태로 일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 그런데 왜 일이 틀어졌나?
황: “포항 유스 출신이긴 해도 희찬이는 서류상 아마추어 선수 신분이었다. 따라서 임대 후 이적하려면 일단 포항에 입단하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일방적으로 가려 했다면 이런 절차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2015 K리그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 응한 이유다. 그런데 잘츠부르크는 FIFA(국제축구연맹) 이적 규정상 육성 지원금과 훈련 보상금을 지불하고 희찬이를 데려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떠나면 길러 준 구단에 은혜를 갚는 게 아니라 여겼다. 최소한 포항이 희찬이에게 쏟은 투자금 이상으로 이적료를 받을 수 있게끔 협상해 달라고 잘츠부르크에 요구했다. 이것이 문제가 됐다.”

- FIFA 이적 규정상 포항이 아마추어 신분인 황희찬의 몸값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인 듯하다.
황: “그렇다. 잘츠부르크는 안 해도 될 협상이었음에도 임한 것이다. 그런데 포항은 잘츠부르크에 과한 요구를 했다. 잘츠부르크가 첫 번째 제의 때 임대료와 완전 이적료를 합해 6억 원가량을 제시했다. 그러자 포항은 30억 원이 넘는 몸값을 제시했다. 그러자 잘츠부르크가 약 11억 원가량으로 올려 다시 의향을 물었다. 포항은 23억 원 선으로 낮추는 대신 차후 이적료에서 일부분을 떼어 달라는 옵션 계약을 제시했다. 포항이 요구한 금액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유럽에 진출할 시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몸값 면에서 포항이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 국가대표급 선수가 유럽에 진출할 때 받는 수준이었다는 말인가?
황: “맞다.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해 놓고선 프로에 데뷔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포항과 계약하지 않은 상태였던 희찬이 이적료를 거의 이명주급으로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협상이 진행될 리 없었다. 결국 잘츠부르크가 포항을 직접 설득하라고 뜻을 전해 왔다. 마감 기한을 당초 12월 3일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전인 12월 10일까지 다소 늦춰 주긴 했어도 메디컬 테스트를 비롯한 입단 절차를 마무리해야 했다. 잘츠부르크에 입단할 시한이 부족하여 구단에 달려가 당초 계획대로 협상에 응해 줄 것을 부탁드렸다. 하지만 포항은 방침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협상을 중단하고 1년 임대를 다녀오는 걸로 매듭짓든지, 아니면 1년 후 이적료를 재산정하자고 하더라. 희찬이를 키울 생각으로 영입하려고 했던 잘츠부르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 1년 임대 후 복귀는 잘츠부르크에는 어떠한 이득도 없었다. 또 1년 후 이적료 재산정은 결국 적지 않은 이적료에도 만족 못해 해외 진출을 협조하겠다란 성명서와 달리 선수를 기만하는 불공정 행위일뿐이었다. 포항은 이적료가 프로연맹 규정과 유소년 운영 정책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 말할 수 있겠지만, 이는 현 상황에 꿰어 맞추는 주장일뿐이다.”

- 포항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나?
황: “좋게 떠나고 싶어 계속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12월 8일까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포항은 이날 협상 중단 선언과 함께 계약금 없이 연봉 3,000만 원에 입단하라고 하더라. 잘츠부르크가 정한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유럽에 갈 수밖에 없었다.”

- 포항이 유소년 육성 사업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는 팀이라 이런 요구를 하지 않았을까?
황 “포항의 '녹'을 먹으며 성장한 만큼 포항 유니폼을 입고 데뷔하지 못한 건 지금도 미안한 감이 있다. 그러나 서로 이득이 될 수 있는 협상이었다. 다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상적 유스 운영에 대한 성과일 것이다. 또한 계약상 페널티를 물더라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유소년 선수가 입단할 시 부모 동의하에 유소년 계약서를 쓴다. 이 계약서엔 타 팀으로 떠날 경우 한 달 내 5억 원을 배상하라는 위약금 조항이 있다. 떠나더라도 최소한 이 위약금 이상은 보상하려고 했다.”

- 잘츠부르크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황: “올 1월 7일 희찬이의 입단 소식을 전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에서 나온 보도와 달리 황희찬은 포항에 알리지 않고 잘츠부르크에 입단한 게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포항과 몇 달 동안 연락을 주고받으며 유스 선수인 황희찬과 계약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황희찬은 프로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던 데다 2014년 12월 31일 후에는 자유 이적(FA) 신분으로 입단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 이적료를 제안했다. 그렇지만 포항이 거부했다. 선수에 대해 책임지기 위해 선수와 선수 부모 동의하에 FIFA 이적 규정에 따라 국제적 기준에 따라 육성 지원금과 훈련 보상금을 지불하고 영입을 완료했다’고 했다. 여기서도 문제가 된 이적료 협상이 거론됐다. 잘츠부르크는 희찬이를 잘 길러 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마지막 질문이다. 일단 유럽엔 갔지만 향후가 걱정이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려면 황희찬은 입대 1년 전에 K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상 포항이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분위기다. 
황: “‘배신자’, ‘뒤통수’ 등 온갖 비아냥거림을 들었다. 희찬이가 그만치 부도덕한 선수로 비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포항에서 큰 선수라 결과적으로 포항에 입단하지 못하게 된 도의적 책임은 피할 생각이 없다.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하지만 포항의 과도한 요구로 이런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생각한다. 희찬이가 부도덕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뒤늦게라도 알리고 싶었다. 팬들이 이 협상 과정에 대해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잘 성장해서 한국 축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라고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 답하자면 이대로 부도덕한 선수라는 억울한 오명을 뒤집어쓸 바에는 차라리 입대 시점에서 떳떳하게 현역으로 병역을 수행한 후 일반인으로 살아가게끔 할 생각이다. 희찬이의 뜻을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버지로서 차라리 그게 더 낫다고 본다. 부도덕한 선수보다는 당당한 한 인간이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343&article_id=0000046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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