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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겼지만, 슈틸리케 믿기 어려운 이유
게시물ID : soccer_1704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2
조회수 : 5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29 12:29:04
#플랜A는 간파당했고, 승부수도 실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계속 감독이 전술을 바꾸지 않는다고 뭐라 하더니, 이제는 감독이 전술을 자주 바꾼다고 뭐라고 한다”고 항변했다. 경기 초반 4-1-4-1 포메이션과 4-2-3-1 포메이션을 수시로 바꾸는 과정에서의 혼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한 뒤 첨언한 것이다.


#진단도 처방도 적절하지 못했다

보다 효율적인 경기 방식을 찾겠다는 의도로 준비한 시리아전 계획이 먹히지 않은 이유는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상대가 생각 보다 강하게 나와서”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체적으로 “상대가 공격 4명을 1선에 배치해” 중원 수비에 부담이 생겼고, “세컨드볼을 많이 놓쳤고 공격 지역에서 볼을 많이 잃었다”고 진단했다. 그가 진단한 문제점은 모두, 그가 준비한 전략이 담고 있던 구조적 불안요소였다. 게다가 그 문제는 중국 원정 패배의 이유와도 같았다.

더불어 상대에 대한 분석이 미비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리아가 포백과 두 명의 미드필더로 문전 위험 지역 공간을 지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와 두 명의 공격수로 역공을 전개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당장 지난 라운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같은 전략으로 나섰다. 경기 막판 권순태의 이마 선방과 골대 강타에 득점 기회를 아쉽게 놓친 피라스 알카티브는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도 교체로 들어와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맹활약했던 선수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과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선수들 모두 시리아가 네 명을 공격 최전선에 배치하고, 전방 지역부터 터프한 경기를 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리아가 오늘 낸 전략은 꽁꽁 숨겨둔 비밀 전략이 아니었다. 심지어 국내 보도된 프리뷰 기사에도 상세히 기술된 내용대로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 구성 능력에 회의론을 가질 수 있는 배경이다.

#더 험난한 이후 일정, 슈틸리케를 믿을 수 있을까?

주장 기성용은 “감독이 주문을 선수들이 잘 따르지 못했다”며 선수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감독의 주문을 확실하게 이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황희찬은 “50%도 못보여줬다”고 했다. 선수가 가진 기량의 100% 이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력을 수립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제대로 쏟지 못했다고 아쉬웠다. 한 두 경기라면 모르지만, 그렇게 아쉽게 가진 것을 못 보여준 경기가 최종예선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똑같이 훈련해왔다. 워밍업을 하고, 기술 훈련과 전술 훈련을 한다.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했다.

“설기현과 차두리가 합류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기 만의 팀을 갖고 있지 않다. 성균관대를 2년 지도한 설기현과 아직 대표팀 코치직을 수행할 수 없는 단계의 자격증만 보유해 전력분석관이라는 직함으로 일하는 차두리를 급히 대동해 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급조된 모양새의 코칭 스태프로 치열한 아시아 최종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까?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슈틸리케 감독과 설기현 코치, 차두리 분석관의 강점은 선수 시절 높은 수준의 축구를 경험했다는 것 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로 큰 무대에서 성과를 낸 적이 없고, 설기현과 차두리는 지도자 경험이 일천하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중국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 카타르의 호르헤 포사티 감독 모두 지도력을 바탕으로 팀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들은 경기 내용은 물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명확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향후 대비책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는 말에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하기 위해 연계플레이와 모든 액션을 마무리로 연결하는 과정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평소보다 세밀한 설명을 했지만, 경기가 잘 안된 이유에 대한 복기였을 뿐, 명확한 개선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카타르 원정까지 3개월, 한국 축구의 ‘골든타임’

유럽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월드컵이 1년 남은 시점에 본선에 나갈 수 있는 팀을 맡는 것은 유럽에서 잠시 일을 쉬고 있는 감독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만약 지금 한국이 감독을 찾는다면 만나볼 수 있는 감독이 적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 시점은 지금이 유일하다.

#협회의 고민과 거듭된 악수

필자는 늘 감독 교체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지금은 큰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한국 축구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아니면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에 결단을 내리는 게 옳은 선택일까? 여론은 후자로 기울고 있고, 결정권은 협회가 갖고 있다.

그동안 협회는 매 대회마다 감독 교체를 겪으며 지속성 유지에 실패했다. 최대치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축구는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감독 선임 과정의 성급한 판단으로 홍명보라는 축구영웅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 경험이 협회를 더 주저하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협회는 홍명보 감독 후임 후보 리스트에서 금액 조건이 가장 낮은 감독을 택했다. 협회는 거듭 악수를 두고 있고 있다. 슈틸리케를 믿고 가든, 새 감독을 찾든 그 보다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를 위기에 놓였다.



출처 http://m.football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354#_ad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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