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이 따위 졸전이나 펼치면서 월드컵에 강제 출전 당할거면 차라리 떨어져서 싹 다 갈아 엎고 다시 시작하는게 어떠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월드컵 한 번 떨어졌다고 한국 축구가 변할거라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아요.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유럽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야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까 프랑스 조차도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유럽 국가들은 우리랑 달라요.  오랜 리그의 역사를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리빌드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요.  월드컵 진출에 실패해도 다음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예요.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 역사는 유럽에 비해 상당히 짧고 리그 역시 이제 막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한 단계인데 제대로 된 기반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로 월드컵 마저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뚝 떨어질 것이고 축구 산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될게 뻔해요.  안그래도 리그에는 큰 관심 없고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월드컵 때만 반짝 흥하고 마는 상황인데 그 마저도 없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저는 꾸준한 월드컵 진출로 그나마 한국 축구가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국민적 분노가 한국 축구에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좋겠죠. 하지만 현재 한국 축구의 현실에서는 그게 쉽지 않을것 같아요.. 국대 하는거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지긴 하지만 월드컵에 진출을 하게 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용 칼을 대더라도 숨이 붙어 있을때 해야 의미가 있겠죠.  일단 국내 리그부터 활성화 시켜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 좋은 선수들 많이 배출될 것이고 한국 축구도 발전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