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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를 위한 찬가[다음축게 Young_세상속으로]
게시물ID : soccer_22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reju
추천 : 5
조회수 : 51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4/02 18:28:38

본격 벌초철이라 교통체증이 심할 것이라는 핑계로 가족들을 선동질해서 새벽 5시 이전 출발의 엄포를 놓아 강행군 벌초를 감행했습니다.

정오가 넘어 귀가길에 오르면 하루 종일 고속도로에서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합리적이고 객관적 사실에 기반을 둔 배수진도 쳐 놓았습니다.

이게 단순히 tbs가 제공하던 DMB중계가 없기에 경기 중계시각인 3시 이전에 귀가하려는 꼼수만은 아니란 건.. 가족들도 이해를 하겠죠.

 세계 7대 더비매치의 중요성??!!

축구팬이 아니어도 왠만하면 알법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더비매치인 서울과 수원의 경기가 3시에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과유불급.., 너무 서둘러 1시 이전에 도착했기에.. 불만 투성이인 조카들에게 간단한 나들이도 제공해야 했고.. 새벽부터 수고하신 친지들 술과 밥을 사먹이고, 연이틀 두어시간의 부족한 잠과 개인당 참이슬 빨간거 각1병의 반주 강행군을 마치고 보니 알딸딸한 눈에 보이는 시각은 전반이 절반을 넘어서는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경기 내용보다 먼저 빅버드의 2층 스카이라인이 사람들의 머리통 모양으로 볼록 볼록한 모습을 보고 빅게임이 좋은 날씨에 성황리에 치뤄지는 것에 먼저 감사해야 했습니다. 그리곤, 정신 바짝 차리고 박현범의 골에 환호하며 세계적 매치의 결과에 따라서 돌풍의 진원지로 도약할 광주FC의 결과에 관심이 기울었습니다. 세계적 더비매치라는 것 보다, K리그 정상급 인기구단간의 경기라는 것 보다, 서울 '패' + 광주 '승'이면 기나긴 기다림과 산통 끝에 출범한 광주의 1위등극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수원 승에 몰빵을 한 도박사 처럼 '집나간 라돈'의 플레이에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분절적으로 반복되는 시민구단의 돌풍

올해 시즌 초반 광주와 대구의 돌풍이 거셉니다.

대구는 무엇보다도 김재하 사장을 중심으로 구단의 일치단결된 힘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지난 시즌 빈한 살림에도 나름 선방한 이영진 감독을 일찌감치 경질하고, 모아시르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히며 기대를 증폭시켰습니다. 이근호 선수를 울산으로 보내며 보상차원으로 영입한 이진호 선수나, 모아시르 감독 덕에 보강된 브라질 3총사에의 기대는 상당했습니다. 알찬 영입과 조화 속에 생각보다 강한 전력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이미 어느 정도 있었던 듯 합니다.

 

 

 이에 비해 아무리 양보해도 애초 강등권으로 두세번째 손가락에 꼽힐 법했던 광주의 돌풍은 다소 뜬금 없이 들리기도 합니다.

요즈음 프로구단에서 체계적으로 키워져 배출 되는 2002년의 영향을 받은 유스 출신 선수들은 이전의 선수들과 차원이 다르게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필자 이지만, 프로 1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겁없이 질주하는 광주의 질주에는 놀람과 함께 흥이 절로 납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는 지난해 대전의 반짝 1위 기억이 뇌리에 깊게 남아있을 겁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조광래 감독의 경남 등 시민 구단의 호성적은 존재해 왔죠. 문제는 꾸준히 성적을 내고 마케팅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안정적인 시민구단으로 정착한 예로 삼을 수 있는 구단은 아직 없다고 보는 게 맞는 듯 합니다.

 지난 예를 교훈 삼아서 지금을 다시 돌이켜 보면 대구와 광주의 돌풍이 얼마나 이어질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주로, 실리축구 중심으로 새로운 구성, 나름의 조직력과 짜임으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지만 "결국 축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라는 모 명장의 말처럼 탄탄한 스쿼드를 보유한 구단들의 위력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체를 드러냅니다. 게다가, 경기를 할수록 노출되는 돌풍 전력은 '신선하고 자극적인 것'에서 시간이 갈수록 "이젠 알만큼 알고 대처할 수 있다."는 익숙함으로 대체됩니다. 긴 리그 일정을 감안하면 밑바탕의 든든한 지원이 기본이 되는 구단들의 틈새에서 틈틈이 분절적으로 깜짝 돌풍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 답일지 모릅니다.

 

 정반합.. 다시 정..

변증법적 발전이라고 하죠. 정-반-합.. '합'은 다시 '정'이 되어 극복의 대상이 되지만 이전의 첫 '정'과는 다른 것이 되어 있고 양적 차이를 거쳐 질적으로 다른 것이 되어 갑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민구단들의 질주는 이전과 약간 달라졌지만, 처음과 별 차이가 없는 제자리 비스무리~~ 하게 되돌아가 있는 경우가 꽤나 됩니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 각고의 노력 끝에 기회와 조우했지만.. 아직 이 기회를 어떤 모습으로 내적 역량으로 축적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 성과 만들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우승이나 아챔 진출 등의 뚜렷한 목표나 의미있고 주목 받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시민 구단들이 단기적 분절적 성적을 성과로 축적시킬 수 있는 것은 구단의 이미지 정착과 팬의 확보 입니다. 구단에의 매력과 호감에 기반한 충성심 있는 팬들. 많은 관중은 다시 많은 후원으로 이어지고 돈이 또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는 상식은 다시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의 얘기이니 말입니다.

 

 

 그런 팬의 확보와 안착에 구단 고유의 이미지와 자긍심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그것에 기반해 맞수까지 있다면 당장 몇승 더하는 것보다 큰 성과가 되겠죠.

 

하늘이 주신 기회.. 대구와 광주.!

대학 시절 해태타이거즈를 응원하러 잠실로 가서 경기를 보면 연신 목포의 눈물과 김대중을 연호하는 팬들과 마주했습니다.

독재와 반민주 시절의 끝자락 많은 관중이 모여 집단의 에너지가 모아지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구슬픈 음색의 목포의 눈물~ 노랫말이 터져 나왔고, 오랜 기간 설움과 소외를 받아온 정치적 의식의 표출이 터져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물론, 편을 가르고 지역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세는 그리 권장할 일이 아니라 할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속에 엄존하는 정치적 성향과 애환을 아닌냥 이야기 하고 억누르기만 하는 것도 답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옳지 않는 생각과 상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그 발칙한 생각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게 긍정적으로 해소 하는가가 문제이지 억누르는 것은 문제 해결의 방법이 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산업화 세력의 대표 도시이지만, 또한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반민주와 억압 세력의 고향이 되어 버린 대구와 소외와 낙후, 민주화의 대표 도시 광주의 지역적인 감정은 엄존하는 것이고 그것 자체를 숨길 일도 아니고, 무조건 다 덮고 새로 출발하자고 할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대립과 자랑.. 대결로 긍정적 해소와 경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 일수 있습니다.

 어쩌면.. 창단 초기 돌풍을 일으켰지만, 숫한 좌절을 겪고 이제 다시 한맘으로 대구FC의 도약을 꿈꾸는 대구와 이제 갓 1년차를 넘긴 아직 미성숙한 광주의 동시 질주는 두 팀에는 커다란 기회가 될지 모릅니다. 괜시리 엉뚱한 강원과 광주의 대결이나 경남과 대구의 대결 보다는 얼마나 대립구도가 짜여지는 모양세 입니까?

 

광주 답게.. 광주의 자랑을 이어 받은 팀이 되어라!

요즘이야 서포팅곡이라고 뜻도 잘 모르고 유래도 모르는 유럽의 민요를 무작정 서포팅 곡으로 우선 채택하는 경우는 드믑니다. 초창기 서포팅 문화가 성숙치 못했을 때 먼저 서포팅 문화가 만들어진 유럽의 노래를 차용하다 보니 구단별로 차이 하나 없이 유럽의 민요만 흥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합니다.

요즘의 노브레인이 헌정한 수원의 서포팅 곡과 전북의 녹색의 전사여..~ 하는 서포팅 곡은 참말 감동적이기 까지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서포팅곡으로 강원의 고래사냥을 꼽습니다. 누구나 동해 푸른 바다의 기상을 느끼며 쉽게 강원을 응원할 수 있는 쉬운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응원의 고향 포항스틸러스는 대표 서포팅 곡이 왜 영일만 친구의 개사곡이 아닐까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꽤나 우리의 냄새가 나는 우리 서포팅 곡들이 가슴을 울립니다.

이제 두살배기로 걸음마를 시작하는 광주 FC의 서포팅 곡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노래가 있습니다.

90년대 초반 대학시절 5월은 거의 한달 내내 최루탄 냄새로 교정이 매캐했습니다. 5.18 을 맞이할 때면 언제건 울려 퍼지던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하던 광주출정가의 노랫말은 아직도 머릿속에 또렷히 기억납니다. 군사문화를 그렇게 싫어 한다고 하면서도 이른바 데모 노래들은 군가풍이었습니다. 행진곡에 과격한 내용도 많았구요. 집단적 울림과 단결된 힘을 노래로 표현하는 데 군가풍의 노래만큼 적절한 것이 없었겠죠.

 

5.18 묘역에 울려 퍼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나 금남로, 충장로에서 울리던 '광주출정가'의 노랫말이 광주FC를 떠올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노래가 되는 것은 필자에게는 당연했습니다. 물론, 스포츠에 정치적 색채를 가미하는 것은 위험할지 모릅니다. 스포츠와 정치는 가급적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보편적이고 절대적 가치인 민주를 위한 항거의 자랑스러운 역사 까지 배제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제 자기 이미지를 심고, 지역과의 공감대를 만들기 시작하는 광주FC에 있어서 민주화의 고향, 빛고을 광주의 이미지는 절대적이고 남들은 전혀 넘볼수 없는 아우라가 있습니다. 지역적인 공감과 힘을 모을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적인 자랑스러운 역사라 할수 있습니다. 그 민주화의 고향 빛고을 광주의 정체성을 이제 걸음마를 하는 두살배기 광주FC가 물려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자랑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무엇이 두려우랴 출정하여라!

영원한 민주화 행진을 위해~

나가 나가 도청을 향해 출정가를 힘차게 힘차게 부르세..~

 광주출정가.. 얼마나 간단하고, 얼마나 지역적 특성을 잘 반영했습니까.. 게다가... 데모를 안했어도, 우리세대 대부분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나 이 노래의 일부는 꽤나 익숙할지 모릅니다. (나만 그런가..ㅋㅋ) 아주 간단한 개사만으로도 지역적 자긍심과 기개와 약간의 전투적 냄새까지..ㅎ

 대구에게는 조금 미안하기도 하지만 대구가 악역을 조금만 자임하면.. 결국은 대구와 광주 모두 윈윈하는 구단의 자산으로 남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분절적인 시민구단의 반짝 질주가 무엇으로.. 어떤 성과로 남을지가 관심이 되어가는 때로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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