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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카드섹션 후기 <4> 포르투갈전. 대한민국[펌]
게시물ID : soccer_22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reju
추천 : 0
조회수 : 6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03 22:09:45
16강을 결정지었던 포르투갈전 카드섹션 이야기 입니다.
2006년 DC 국내축구 겔러리에 연재했던 글을 수정해 다시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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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섹션 이야기..4(대한민국)

대한민국 - 포르투갈 전.

두번째 카드섹션을 마치고 담당자 둘이 대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오면서 
스포츠 신문을 모두 사서 나눠 읽었어. 월드컵 때라 그런지 경기가 끝나면 몇시간만에 
기사가 전부 인쇄되서 쫙 깔리더라고.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기사에 실린 화보들을 쭉보는데 카드섹션 사진만 없는거야.
응원하는장면, 대형 태극기.. 뭐 다있는데 카드섹션만 없어.
지난번 첫 경기 때도 없었거든.

우린 참 씁쓸하더라고
카드섹션은 보여주려고 하는건데 얼마나 없어보였길래 그 많은 신문에 한컷이 안실렸을까.

그래서 둘이 얘기했지.
이제까지는 카드섹션 억지로 떠밀리다시피 했는데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우리, 신문에 한번 떠보자!(--;)
순 오기로 세번째 카드섹션이 시작됐지..ㅎ

이제까지 했던 두번의 카드섹션의 문제는 현장에서 급조한 어설픈 글자체와 가독성이었어.
글자 모양도 영 엉망이었던데다 자세히 봐도 무슨글자인지 알아보기 힘들정도였으니
이런게 선수들이나 관중들에게도 힘이 될 리가 없었지.

카드섹션은 선수들에게도 힘을줘야하지만 관중들도 흥분시키고 상대편 선수나 팬들도 
압도할 수 있어야 하잖아? 
간단명료한 문구와 명확하고 읽기 쉬운 글자체로 가자고 결론을 냈지.

그래서 결정된 카드섹션 '대한민국'
이 문구는 세번째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우리가 승리할 경우 16강에 진출하지만
졌을 경우 조예선 탈락도 가능했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가장 큰 응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만든 문구야.

대한민국이라는 글자를 펼치면서 '대~한민국'구호를 외치게 한다면 아마도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지.
지금이야 4강을 이야기하지만 그때 우리는 예선 탈락의 막다른 골목에서 
세번째 경기를 기다리는 상황이었거든.
게다가 상대는 실질적인 탑시드 국가 포르투갈...

힘을 내게 해보자. 
이거 보고 더 크게 응원하게 만들어보자.

글자의 선을 최대한 굵게 해서 힘이 느껴지게 하는 쪽으로 도면을 그렸어.
우리 집에서 둘이 밤이 늦도록 도면에 연필로 그렸다 지워가며 완성했지.

경기 당일.
난 경기장에 가지 못했어.
표가 없었거든...ㅠㅠ
나한테 배정된 표는 미리 사 두었던 두장과 함께 부모님+할아버지를 드렸어.
이때 아니면 언제 월드컵 보시겠냐고..
경기장에서 카드섹션 지휘는 다른 담당자가 혼자 해보겠다고 해서 믿었지.
효도한번 해보겠다고 담당자가 경기장도 안갔네..--;

뭐 집에 가족도 다 경기장 가버리고, 같이 볼 놈들은 이미 경기장에 가있으니
제일 중요한 경기를 집에서 혼자 보게 생겼더라고.

집에 있던 TV 3대를 다 모아서 KBS MBC SBS 각 방송사별로 틀어놨어.
그리고선 혼자 경기가 시작되기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지.

중계가 시작되면서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추는데
각 방송마다 붉은 관중석 가운데 하얗게 새겨지는 선명한 글자.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힘찬 구호.

아.. 성공했구나.

왠지 응원 소리도 더 크게 느껴지네..ㅎㅎ

그간 TV는 커녕 신문에 사진한장 안나왔었는데
다음날 스포츠지 뿐 아니라 일반 일간지에도 카드섹션 사진이 전부 다 실렸지.
별거 아니지만 왠지 이번엔 우리 의도가 먹혀들어간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

그날 우리는 박지성의 골로 포르투갈을 집으로 돌려보내며 16강에 조 1위로 진출했지.
48년만에 첫 16강 진출이었고..
조 2위로 올라갈거라 예상하고 미리 사두었던 16강 8강 티켓이 휴지통으로 들어가게
만든 골이었지..ㅠㅠ
카드섹션 준비하느라 다른 나라 경기는 보기도 어려웠고 우리나라 경기가 아니면 
표가 남아돌아서 제대로 거래가 안됐거든... 
박지성의 통쾌한 슛이 내 돈 수십만원도 같이 날려줬어..ㅎ

이번 편은 내가 경기장을 못갔던 경기라 좀 짧다.

다음은 AGAIN 1966 이탈리아전 이야기야. 
이탈리아 애들이 지대로 짜증냈던 카드섹션이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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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전에서 벌어졌던 16강 경기. 이탈리아전 카드섹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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