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 케이리그의 발전 가능성과도 연관이 되는 문제라 간단히 작성을 해볼께요.
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독일 축구의 경기장은 굉장히 낙후되어 있었고 당시만 하더라도 축구는 '노동자들의 즐길거리'라는 인식이 분데스리가에도 강하게 박혀있었을 때.지붕도 없고 육상트랙이 그대로 남아있던 경기장이어서 2만명이 채워지면 우와 많이 왔다 했던 시절이었으며 사람들은 독일 경기장을 두고 '매드맥스'라고 조롱하기도 했었음.이게 현재는 엄청나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분데스리가의 당시 실정.일단 독일인들이 경기장에 가기 싫었던건 관중석에 앉아도 선수들이 깨알마냥 보여서 갈 필요가 없었다는 것.
1991년 스카이 도이칠란드(이때 당시에는 프리미어TV라는 이름이었을거임)라는 유료 방송국이 축구를 중계하기 시작함.당시 유래가 없던 시즌 전경기인 306경기를 풀 방송.언론에서 얼마나 수려한 재미를 안겨주던지 70년대 약간 붐이 일던 축구 열기가 다시 불붙기 시작.방송에서 명승부를 영화같이 만들어 포장해 줬더니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기 시작하더라 이 말씀.
이러니깐 경기장에 대한 개선 열풍이 각팀마다 불기 시작했음.이때부터 클럽들의 운영이 빛을 보기 시작.똑똑한 독일인들은 갑자기 부는 축구 열풍을 이용하여 팀의 경영을 확대하는데 몰두하지 않고 클럽의 공공성을 지키자는 신념아래 2001년 외국 자본의 비율을 억제하자는 라이센스 제도를 출범함.독일 연맹이 국내 모든 클럽들에게 유스 시스템을 설치하라고 강요 지시내린것도 이때.10년 이후 이 제도는 제대로 유망주를 육성하면서 빛을 보고 있음.물론 당시에 시류에 휩싸이지 않고 냉정히 지출을 줄이면서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투자한 많은 독일 클럽들을 먼저 칭찬해야 하겠지만.
이러다 월드컵으로 가뜩이나 불꽃이 튀기던 분데스리가가 불에 활활 타오르게 됨.물론 도르트문트는 여기서 사업을 확장하다가 한번에 망해버렸고(이 이야기는 따로 나중에) 부채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인내한 클럽들은 재정적으로 넉넉하게 되면서 월드컵 붐을 이용함.이때 독일에서 지원한 공식 5성 경기장이 5개가 태어나고 사람들은 더욱 더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됨.축구는 고급스럽다라는 이미지로 한순간에 뒤집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여성팬까지 끌고오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경기장들.오면 재미가 지니 가족 단위,연인 단위로 오기 시작함.
최근 10년간 7번 관중 동원기록을 갱신한 독일 축구의 짤막한 부흥기라 할까.그들은 현재 안정된 자본을 가지고 마음껏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중.함부르크나 마인츠 같은 팀은 또다른 기발한 모델들을 제시해서 이 리그 부흥에 기여했는데 그 이야기까지 하면 글이 길어져서 생략.
여튼 현 케이리그는 반대임.이런 포장이 전제되지 않고 경기장만 좋아졌음.월드컵 붐이 일었으나 사람들은 반짝하고 사라지게 됨.분데스리가의 이 모델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세계에서 우러러보는 케이리그도 독보적인 리그가 되었을 것.일단 구장 시설 자체가 넘사벽인 곳들이 많았으니깐.
지금 머독이 소유하는걸로 알고있는 스카이 방송사 같은 애들이 한국와서 케이리그 전경기를 중계해주고 유료TV로 관련 프로그램을 영화로 만들고 쇼로 만들고 하면 단합에 울고웃는 한국인의 성향을 터트리는데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을거임.애초에 본질은 밑바닥이고 결과론적인 시설은 최상위 클래스인 케이리그는 이런 모델을 보고 배워나가야 할것.물론 현재 언론 분위기로는 축구 따위라고 하며 무시할 테지만.
뭐 첨언해서 리그의 목표가 완성되는 주기는 20년 안팎이라고 하고 스페인도 철저한 칸텔라로 인해 20년간 선수들을 육성,조금씩 빛을 보고 있음.세리에 역시 2000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남미시장을 개척해 나갔기 때문에 2020년 전후로 해서는 다시 한번 세리에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봄.결국,축구계의 대사건들의 도움을 받아 최강 자리는 계속 순환하기 마련.
메씨도나님 글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