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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레즈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soccer_92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단창
추천 : 14
조회수 : 218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1/03 01:44:14

수아레즈는 사고뭉치다.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실력 못지 않은 기행으로 뉴스에 허구헌날 오르내리고, 게다가 잦은 다이빙으로 인해 영국언론 및 감독들의 눈쌀을 한몸에 받고있다. 다이빙을 지적하는 모예스 앞에서 대놓고 다이빙 세레모니를 하는 등 도발적이기 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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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예스에게 광속질주 후 다이빙 세레모니를 하는 수아레즈


사실 그가 한국팬들에게 유명해진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부터이다. 이때 우르과이 대표팀소속인 수아레즈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를 포함한 2골을 넣어 한국을 떨어뜨리고 난 후 맨유의 지성팍에게 달려가 유니폼 교환을 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에 수아레즈를 널리 알린 2010년판 신의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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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펀칭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뒤, 승부차기에서 기안이 실축하자 쾌재를 부르는 수아레즈

 굳이 여러가지 사건을 나열하지 않아도 이 장면이 수아레즈라는 선수를 잘 나타낸다. 유니폼 교환에 해맑은 수아레즈, 이기기 위해 뭐든지(페어플레이가 아닌것 까지 포함)하며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쁨에 너무 충실한 수아레즈다. 상대방의 입장을 살피는데 익숙한 한국인 선수였다면 방금 떨어진 상대에게 조금 덜 해맑게(?) 유니폼을 요구했을 지도 모르고, 신의손으로 떨어뜨린 상대앞에서 미안한 흉내라도 내었을텐데 말이다.

 

이 후에 빅리그 빅클럽으로의 이적, 에브라와 인종차별 논쟁 및 징계, 이바노비치를 깨문 핵이빨 사건등 수아레즈가 만든 굵직한 뉴스들은 끊이질 않는다.

게다가 올해는 유례없는 엄청난 활약으로 신계에 입성한게 아닐까 싶은정도다

수아레스, 필립스 넘어 EPL 최단 기간 20골

 

약간 막말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에겐 "승부에 눈이 뒤집혔다" 라는 말이 제일 어울린다. 너무 이기고 싶고,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그의 심적 상태가 그를 신의손이나 다이빙까지도 꺼리지 않게, 소위 "뻔뻔"하게 만들었고, 긴박한 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눈이 해까닥 뒤집혀(?) 상대방을 물어뜯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게다가 2차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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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노비치를 깨문 멍멍 수아레즈, 리버풀의 심장역할을 잘 수행중인 캡틴 수아레즈.

 

 

약간의 정신병이라고 부를 만한 이 투쟁심이 그를 최고의 자리로 이끈것은 두말할것이 없다.

그는 약 340만 인구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에서 태어났고,(참고로 부산이 350만, 대구가 250만) 짐꾼인 아버지, 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7남매 중 하나로 태어난다.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아버지는 그를 떠난다. 거리에서 축구를 시작한 그는, 그야말로 살기위한 축구를 하였다. 우루과이 나시오날에서 2년, 네덜란드 그로닝겐에서 1년, 아약스에서 4년을 보낸 후, 리버풀로 왔다. 리버풀와서 세계최고의 선수가 된 그는 챔스리그를 정복하기 위해 리버풀을 떠나려는 행동도 주저 하지 않았다. (물론 이적하진 않았지만)

 

승리를 위해 상대에겐 무자비하고, 자신의 커리어가 향상을 위해 소속팀에게도 매정한 수아레즈 지만 축구를 벗어나면 순한 양이다. 어린시절 그는 길거리에서 동전을 주워 여자친구인 소피아와 데이트를 하고, 바로셀로나로 이사간 소피아를 만나기 위해 유럽행에 올인하는 등, 가정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경제력과 애정을 축구와 여자친구에게서 찾는다. 결국에 소피아와 결혼. 

그리고 이 모습은 힘든 환경에서 자라 성격이 거칠고 모나긴 했지만, 알고보면 따뜻한 남자라는 .. 전형적인 츤데레의 그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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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들을 환영하는 세레모니를 펼치는 자상한 아빠 수아레즈

 

사실 수아레즈의 성공은 이 시대의 많은 영웅들과 닮아있다.  스티븐 잡스가 부하직원에게 3시에 전화할테니 준비해놔. 라고 한다면 그건 오후 3시 일수도 새벽 3시일수도 있다는 일화나, 공이 잘 던져지지 않으면 며칠 뒤 불펜투구에서 공이 잘 던져질때 까지 기분이 우울하다는 임창용의 인터뷰는 상식을 벗어난 집착이 성공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 요즘 성공했다고 유명한 사람 치고 자신의 유별나고 비상식적인 노력을 무용담으로 자랑스레 풀어 놓지 않는 사람이 없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또라이 같지만, 알고 보면 사랑스러운 밉상 또라이 수아레즈,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플레이 들이 또 기대된다.

 

 

동영상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우리나라를 격침시킨 수아레즈의 환상적인 감아차기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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