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9시8분쯤 발생한 수락산 화재 원인이 등산객이나 무속인의 부주의로 추정되는 가운데 소방당국은 2일 오후 잔불과 정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성희 노원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지금 산불은 연기와 불꽃은 없고 단지 땅을 팠을 때 불티가 있어서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상감시체계를 유지하면서 오후 5시까지 불씨를 찾아 진화하는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수락산 화재 발생지점을 서울 노원구 상계동 귀임봉 5부 능선 등산로와 50m 떨어져 있는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원소방서 관계자는 "야간 등산객들의 불관리 부주의일 수도 있고, 서울 근교 산에 무속인들이 많아 야간에 촛불을 켜는데 그분들이 불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락산 산불은 축구장 5.5배 면적인 3만9600m²를 태우고 이날 오전 10시52분께 사실상 꺼졌다. 다만 불씨를 모두 잡는 완진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방 관계자는 "오후 5시를 완진기점으로 잡았지만 오늘 안으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밤에 불씨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원인조사를 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유관기관과 새로 날을 정해 합동조사를 진행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피해액은 나무 한 그루당 가치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화재원인 조사는 며칠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화재 원인을 등산객이나 무속인의 부주의로 추정하고 있는 소방당국의 발표에 인근 주민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수락산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 윤산홍씨(60·여)는 "지난해 수락산에서 주부가 묻지마 살인을 당한 일이 일어나고 난 후에는 여기 사람들은 밤에 산에 잘 가지 않는다"며 "밤에 산책하러 뚝방길은 많이 걸어도 산은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