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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남녀 갈등과 혐오가 커지게 된 사건 3가지
게시물ID : society_30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0
조회수 : 4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2/06 15:41:16

얼마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는 남녀 간의 갈등과 혐오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죠.


일베에서 한국 여자들을 가리켜 김치녀니 뭐니 하며 혐오의 선동을 하자...


여시, 메갈, 워마드 같은 여초 커뮤니티에서 한국 남자들을 가리켜 벌레라는 뜻의 한남충이라고 똑같이 혐오를 하고...


그러다 보니 저 위의 커뮤니티가 아니더라도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 전반에서조차 이제 남녀 간의 갈등과 혐오가 굉장히 커져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판국입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까지 오게 되었는가? 하고 고민을 해보았는데, 그 해답은 이렇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불고 있는 남녀 간의 갈등과 혐오는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싹트면서 점차 커져 마침내 오늘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말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남녀 갈등과 혐오를 키운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사건들은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탄생한 여성부의 존재 때문입니다. 당초 설립 취지는 여성들의 권리를 지키고 돕는다는 것이었으나, 어느새 그런 선의보다는 남녀 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대립을 부추긴다고 원성을 사는 쪽으로 흘러갔죠. 그래서 여성부 때문에 김대중 정부를 가리켜 "국민들 사이에 쓸데없는 분란을 조장했다."라고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꽤나 있습니다. 


두 번째는 1998년에 있었던 군가산점 폐지 논쟁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하는데, 그나마 주어지던 가산점을 여성단체들이 폐지해야 한다고 헌법재판소에 청구를 내건 일을 두고 많은 남자들이 분노하며 여성단체들을 비판하자, 여성단체 및 그들을 편드는 쪽에서 남자들은 집 지키는 개라거나 군복무는 의무인데 무슨 보상을 요구하느냐면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한동안 인터넷이 굉장히 시끄럽고 군 제대 남성들과 여성단체들 사이에 감정 대립이 격렬했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2005년 1월 11일에 있었던 일인데, 한국에 온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 한국 여자들과 나이트클럽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로 난잡하고 문란한 파티를 벌이는 사진들이 인터넷 상에 올라와서 이를 본 한국 남자들이 상당한 환멸과 혐오를 느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사건의 파장에 비해 언론 쪽에서 그다지 공론화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사건의 성격상 공론화가 되면 여자 쪽에 불리하니까 일부러 쉬쉬했던 걸로 추측합니다. 


(혹시나 해서 밝혀두는데, 저 사진들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 장본인들은 한국 남자들이 아니라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인터넷에 가서 검색해보니, 그 때 굉장히 시끄러웠던 일이 잘 검색조차 안 되는군요.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저 2005년 1월 11일에 있던 사건을 두고 "다 큰 성인들끼리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 뭐가 나쁜 일인가? 저 사진을 문제삼는 한국 남자들이야말로 구시대적인 민족주의와 엄숙주의에 찌들어서 폭력을 부리고 있다."면서 남자들을 공격하는 의견들도 꽤나 나왔습니다. 주로 여초 커뮤니티나 아니면 자국 이성 혐오에 찌든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만약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 남자들이 외국 여자들과 나이트클럽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로 난잡하고 문란한 파티를 벌이는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다면, 과연 그 때도 저런 식으로 "다 큰 어른들끼리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뭐가 나쁘냐? 그걸 문제삼는 쪽이야말로 잘못되었다."라는 의견이 나왔을까요? 


아니면 외국에 관광을 나간 한국 남자들이 현지의 외국인 여자들과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로 난잡하고 문란한 파티를 즐겼다면 어떤 의견들이 나왔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더럽다, 추잡하다, 문란하다, 역겹다, 나라 망신이다, 한국 남자들은 쓰레기다, 한국 남자들은 모조리 잡아다가 성교육과 정신교육을 강제로 시켜야 한다."라고 윽박지르는 식으로 나왔겠죠. 


하여간에 그런 식으로 2005년 1월 11일에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한국 인터넷상에는 본격적인 여혐이 들끓었는데, 아마 그 때 나온 말이 된장녀였고 그 후에 그 말이 김치녀로 바뀌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혐의 흐름 속에서 여혐 사이트인 일베가 탄생했고, 그러고 나서 여시와 메갈과 워마드 같은 남혐 사이트들이 탄생하면서 각각 인터넷상에서 여혐과 남혐을 부추기며 오늘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덧붙여: 2005년 1월 11일의 사건이 있을 무렵,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하게 지내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대략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앞으로 10년 후, 그러니까 대략 2015년 즈음이면 한국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 간의 갈등과 혐오가 굉장히 극단적으로 치달을까봐 걱정이 된다."


저는 그 때 그 말을 들으며 '설마 그렇게까지 될까?'하고 믿지 않았지만, 세월이 지난 2017년 지금에 와서 보니 그 분의 예측이 정확히 맞았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남녀 간의 갈등과 혐오가 어떻게 해결될 것이며, 그 때는 언제인가? 라는 물음도 나올 법한데 저는 거기에 대한 답은 드릴 수 없습니다. 남녀 간의 갈등과 혐오는 어쩌면 인류가 시작한 때부터 계속 있어왔던 문제고,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지도 모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일이지만, 한국 사회의 지독히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성문화가 어쩌면 지금의 극심한 남녀 갈등과 혐오의 양상을 만드는데 공헌(?)을 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도 듭니다.


제가 알기로 OECD 국가나 서구 선진국들 대부분은 성매매나 포르노가 합법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둘 다 불법이죠. 대략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 무렵, 한국의 여성단체들 쪽에서 "지구상에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는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성매매가 넘쳐나니 나라 망신이고 부끄럽다."고 해서 성매매 금지법을 만든 것으로 아는데, 사실 그건 거짓말입니다. 지구상에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들은 꽤나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들은 한국인들이 선진국이라며 우러러보는 서구 국가들(캐나다, 호주, 스위스,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영국 등등)이 대부분인데, 그런 사실을 한국의 여성단체들은 꾹꾹 숨겼죠.


포르노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죠. 엄연한 성인들도 인터넷 사이트 검색하다가 경찰청이 멋대로 설정해 놓은 'Warning 불법 사이트 차단' 메시지가 뜨면서 막아버리니까요. 


아마 지구상에서 사우디나 이란, 아프간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들을 제외하면 한국이 성문화가 가장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나라일 겁니다. 제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에는 대략 이러했지요. 


중학교는 남녀공학이지만 남자반과 여자반이 따로 있었고, 그 둘이 멀리 떨어져서 평소에는 서로 만나볼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학교 운동장도 남자와 여자들끼리 따로따로 나누어서 써야 했고,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가러 버스에 타도 남자들과 여자들은 따로따로 버스에 탔습니다. 심지어 등교와 하교도 각 반 선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남자와 여자들을 각각 따로따로 등교시켰습니다. 그러니 중학교 시절 여학생들은 그저 먼발치에서나 볼 수 있었죠.


고등학교에 가니 훨씬 더 했습니다. 학교가 남고라서 온통 남자들만 있었고, 학교 뒷편에 있는 여고 쪽으로는 학생들이 창문도 열지 못하게 선생들이 감시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고 쪽이 보이는 창문을 열면 곧바로 선생한테 매를 맞거나 욕을 먹었죠. 심지어 어느 학생은 여고의 여학생과 창문을 열고 소리쳐 대화를 하다가 정학 조치까지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등하교도 선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엄격히 감시하는 가운데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따로따로 서로 멀리 떨어져서 섞이지 않고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성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 해외에 나가면 정 반대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성문화를 접촉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한국 사회에 대한 환멸과 혐오를 느껴서 일베나 여시, 메갈(워마드) 같은 사이트를 만들어 일탈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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