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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
게시물ID : society_4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
조회수 : 5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0/08 09:34:00
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고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는 힘들고 불편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꾿꾿이 열심히 일해서 이렇게 경제 성장을 이뤘는데
과거에 비해 환경이 훨씬 편리하고 윤택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일은 거부하거나 쉽게 포기하려 하는
요즘시대 젊은 사람들의 나약하고 안일함을 지적하고 싶어서 하는 말인듯 하다. 

대부분 맞는 위 문장에서 딱하나 틀린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힘든' 일이다. 
요즘 사람들이(그때 사람들도) 싫어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 '부당한' 일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능력과 노력에 맞게 댓가가 충분히 보장된다면 요즘 사람들도 일을 안할 이유가 없다. 
별로 힘들지도 않은 일인데도 거부한다면 그것은 힘들어서가 아니라 부당한 대우 때문으로 봐야 할 것이다. 
힘든일일 지언정 정당한 댓가를 지불되는 환경미화원일에는 취업 경쟁이 발생하지만,
덜 힘든 일일지언정 댓가가 미약한 아르바이트 자리는 구직자가 항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부당함을 거부하는 현상은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할것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과는 달리 과거의 사람들은 그런 부당함을 감내 했었다.
왜 그랬을까?
첫째로, 당시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경재적 대안이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부당할 지언정 생존적 차원에서라도 장장 뭐든 일을 해야만 했었다. 
둘째로,그들은 '부당함에는 맞서야 한다', '부당함에는 맞서도 된다'라는 것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불편할 지언정 원래 그런가 보다, 이래야 하는 가보다 하면서 일을 했었다.
세째로, 당시는 엄혹한 독재시대였다.
그래서 부당함을 느낄지언정 더 큰 희생이 두려워서라도 가만히 있어야만 했었다.
마지막으로, 당시 고공성장 시절 그래도 장래라는 것을 어느정도 꿈꿀수 있었다.
부당할 지언정, 당시는 일하면 삶이 개선될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부당함을 감내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과거 사람들은 부당함을 거부할수 있는데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부당함을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는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나 상황이 바껴서 최소한 그런 부당함을 거부할 수 있는 여력과 여지가 있다. 
실업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있고, 원조해줄 부모가 있고, 뭐가 정당하고 부당한지를 알고 있으며, 정부는 저항을 해도 더이상 탄압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적 환경이 아니었던 과거의 분들에게는 감사함 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앞선다.
공장이나 식당이나 건설 노동 현장등에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면서도 열일을 해야 했었던 그분들의 노고 덕분에
지금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과거 사람들이 했던 힘든일을 나약하고 안일한 요즘사람들은 안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 상황때문에 과거사람들이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던 부당함을, 요즘 사람들은 시대의 도움으로 맞설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그들이 말하는 힘들 일을 시키게 하기 위해서라면 있지도 않는 그들의 나약함을 탓하고 계도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너무나 소모적이고 불확실한 방법이다. 
대신, 상황을 예전으로 되돌리기만 하면 된다. 
실업자 보호정책을 없애거나 부모의 원조를 금지시켜, 그들에게 있는 부당함을 거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여지를 박탈하거나,
거부하고 저항하는 자들을 억압하고 처벌하여, 그들에게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입지를 박탈하거나,
어릴때 부터의 세뇌교육을 통해, 높은 사람의 지시는 정당한 것으로 주입시켜 현실을 각성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그러는 것이 훨씬 더 쉽고 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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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그럼 과연 누가 저런 착각들로 불편해 하는가?
그러니까 "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고 불편해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확실한 것은 저것은 "과거의 어느계층" 사람들이 "현재의 어느계층" 사람들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어느계층"은 비교적 분명하다. 그것은 현재의 젊은 구직자들이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부당한 저임금 직업을 거부하는 현재의 젊은 구직자들이다.
주로 현재의 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이들 현재의 을들에게 불편해하는 그 "과거의 어느계층"은 누구일까? 

첫번째는 과거에 갑이었던 현재도 갑인 사람들이다.
즉, 과거에 을들의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했던 현재도 갑인 자들을 그 화자로 상정해 볼수 있다. 
이 경우, '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 라는 말은
"과거에는 잘 부려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예전처럼 해먹기 쉽지 않다." 라는 말이 된다. 
이런 현실이 탐욕한 그들에게는 대단히 아쉽고 불편할 수 밖에 없으며, 위기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두번째는 과거에는 을이었던 현재는 갑인 사람들이다. 
즉, 과거에 갑들의 착취로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으로 지금은 갑이 된 자들을 그 화자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 라는 말은
"나는 갑들에게 부당하게 착취당했었는데, 이제 내가 착취하려고 하니 을들이 저항한다." 라는 말이 된다. 
자신이 이용당했던 상황을 이제 자신이 이용하려는데 거부당하는 이런 현실은 그들에게는 대단히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도 을이었고 현재에도 을인 사람들이다. 
즉, 과거의 너무 큰 착취로 인해서 현재도 그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자들을 그 화자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사람들은 힘든일 싫어한다.' 라는 말은
"내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개고생들을 요즘 사람들은 거부하고 있다."라는 말이 된다. 
부당함을 당연한듯 받아들인 아둔한 그들에게는 요즘 사람들로 인해 자신의 아둔함이 각성되는 상황이 대단히 불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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