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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스 두둔하는 경향신문 탁지영의 글에 대해
게시물ID : society_61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유와고독
추천 : 2
조회수 : 8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1/17 21: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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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남자 아이돌을 엮어 성적 대상화하는 알페스를 성범죄로 보고 수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선 어느 날 경향신문의 탁지영 기자는 알페스를 두둔하는 동시에 이러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는 글을 향이네에 올렸다. (http://h2.khan.co.kr/view.html?id=202101141606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상식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특이한 사고방식을 담고 있는 글이기 때문에 일단 그의 글을 요약해 보겠다.


 

최근 알페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하면서 그간의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알페스가 팬덤 하위 문화인데, ‘성범죄로 소환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엔번방이나 성착취물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적절한지 묻고 있다.

그에 따르면 알페스는 실존 인물을 커플처럼 엮어낸 창작물로 팬들에 의한 픽션이다. 이번에 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황진미 평론가라는 사람에 의하면 성적 대상화는 성적 지배에 가까운 것으로, 여성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다. 소라넷, 엔번방 때문에 생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알페스를 대등하게 놓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란다.

서울대 부교수라는 김수아의 말도 인용한다. 실존 인물에게 성적 모욕감을 줄 수 있다는 논의는 있었으나 성적 모욕감과 성착취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성착취가 왜 문제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란다. 교수라는 사람에 의하면, 성적 대상화는 성차별로 이어지고, 성적 자기결정권은 물론 인신의 다양한 권리를 침해하면서 성착취로까지 확대되기 때문에 문제인데,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프레이밍하는 건 문제란다.

교수한다는 손희정이라는 사람도 오래된 강간 문화와 테크놀로지의 결합 사례와 알페스 문화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란다.

이어서 탁지영은 딥페이크야말로 범죄라는 점을 들고 나온다. 물론 정상적인 논리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 하는 문제는 딥페이크에서 더 심각하단다.

이어서 알페스가 논란으로 불거지게 된 맥락이 백래시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황진미는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복적 담론으로 배출된 것이라며, 이런 식의 문제제기가 내로남불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는 기가 막힌 말을 한다.

김 교수라는 사람은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남성 역차별 논의의 도구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알페스를 성착취로 의제화하려는 시도는 남성도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란다.

탁지영은 마지막으로 성별 대결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으로선 여성들에게도 가해자라는 낙인을 찍고 싶었던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너네도 이런 거 본다며 식으로 남성들의 성문화를 정당화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반격의 도구로 쓰고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끝맺는다.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글을 읽는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은 바로 이런 것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동일선상이 아니면 문제가 없다는 거야?”

문제가 있다면 그게 다른 성범죄와 동일선상인지 아닌지, 그게 도대체 이 사람에겐 왜 중요한 거지?”

저들이 그토록 강조하던 피해자 중심주의, 성인지 감수성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이것은 백래시다라는 망상

 

 

우선 동일선상인지 여부가 이 사람에게 왜 중요한지에 관해서는 글의 내용을 통해 드러난다. 그들에게 알페스 사태는 백래시인 것이고 백래시에 반격을 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일단 문제의식 자체가 꽤나 천박하다.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사안에서 당신의 관심사는 어째서 옳고 그름이 아니라 하필 반격과 대결이란 말인가? 옳고 그름은 안중에 없다는 말인가? 더욱 딱한 점은 저 따위 글을 통해 반격을 가한다는 인식이 실상에 대한 심각하게 왜곡된 인식에서 나온 망상일 뿐이라는 점이다.

 

 

알페스에 대한 문제제기를 백래시로 규정함으로써 반격하겠다는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알페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이 남성의 성범죄를 옹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탁지영과 황진미의 망상 속에서 알페스 문제를 제기하는 자들은 여성혐오주의자, 여성차별주의자들이다. 여성혐오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들의 백래시에 반격을 가한다는 것이 탁지영, 황진미 등의 뇌내망상인 셈이다.

 

 

하지만 물론 현실은 그들의 인식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댓글들에서도 여러 번 지적되고 언급되듯이 알페스를 성폭력으로 보고 수사를 촉구하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남녀의 입장은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폭력은 다 똑같이 처벌받아야 된다는 것일 뿐이다. 알페스를 근거로 딥페이크나 엔번방 같은 일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대중에 대한 이유 없는 모독

 

 

문제는 백래시에 대해 반격을 가한다는 구상이 완전히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위로 돌아간 상상 속 투쟁의 와중에 그들은 건전한 상식과 윤리의식을 가진 대중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심각한 모독을 가하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 말했듯이 알페스가 성범죄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단지 한 인간에 대한 부당한 성적 대상화는 똑같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 주장에 공감을 표했을 뿐인데,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탁지영과 황진미, 김수아 등에 의해 남성의 성문화를 정당화하려는 백래시 세력이자 가해세력으로 치부되는 실로 어이없는 모독을 당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탁지영과 황진미, 김수아의 상상 속 투쟁은 알고 보니 실상 윤리와 도덕에 대한 투쟁이었던 셈이다. 그들이 거부하고 저항하려 했던 대상은, 인간을 구분 짓지 말고 모든 사람의 인권을 동등하게 보호하자, 그러니 범죄는 그저 범죄로만 보자는 상식적인 윤리적 요구였다.

 

 

페미니스트의 이중성

 

 

이런 글이 메갈리안이나 워마드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이라면, 역설적이게도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문제 삼을 가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탁지영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이런 글이 써지고 경향신문 사이트에 올라온다는 것은 중대한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다.

 

 

윤리와 도덕은 언론인의 무기다. 나는 이것이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를 봐가면서 무기를 휘두르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것은 아주 나쁜 일이다.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것은 그런 사람들에게 정말로 그저 무기였던 것뿐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팬픽이든 뭐든 간에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더군다나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라는 심대한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성적 대상화되는 것은 명백한 성희롱적 모욕 범죄에 해당한다. 성폭력으로 처벌되었던, 단톡방에서 학우를 성적 대상화했던 행위와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있다. 물론 착취적 성격은 차별화되는 면이다. 연예인에 대한 소비자로서의 권력을 이용해 억압하는 것은 문화로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엄연한 성적 착취에 해당한다.

 

 

이런 사실들이 경향신문과 대학에 적을 두고 있다는 어떤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예민하고 예리한 인권 감수성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탁지영의 글과 거기 소개된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는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왔다. 피해자 중심주의, 성인지 감수성, 이런 개념들을 제시하며 우리를 깨우치려 했던 그들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피해자의 성별이 달라지자 가해 행위의 부도덕성, 옳고 그름 따위는 전혀 안중에 없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이 특정 성별의 피해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래서 성인지 감수성이었던 것인가? 그래서 당신들이 인간의 권리가 아닌 페미니즘을 내세운 것이었나?

 

 

당신이 보기엔 어떤 문장이 백래시의 증거로 보이시나요?

 

 

탁지영과 페미니스트들이 알페스 사태에 대해 일부의 문제를 인정하고 만약에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짚어주었더라면 옹호라는 목적 달성에 성공했을 것이다. 이것이 이성적인 소통이 가능한 대상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반응이다. 하지만 탁지영을 비롯한 페미니스트들의 반응은 이런 상식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들은 범죄는 범죄로 다루라는 상식적 요구에 공감하는 평범한 일반 남여의 입장을 남성의 성문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페미니즘에 반격을 가하려는 백래시 세력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 왜냐하면 청원문을 아무리 읽어봐도 거기에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어떠하다거나 여성들이 어떠하다는 언급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 청원을 다룬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어디에도 (당연한 얘기지만) 여성들 혹은 여성들의 문화가 어떻다거나 페미니스트가 어떻다는 언급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정작 청원인은 페미니스트가 어떻다거나 여성 일반이 어떻다는 얘기를 한 적이 전혀 없는데도 탁지영과 황진미 등은 도대체 왜 그걸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으로 받아 들이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장이 당신이 보기에 백래시의 증거로 보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는 확실히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는 희한한 사고방식이다.

 

 

물론 너희들도 그런 거 본다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그렇게 강조하더니 왠 이중 잣대냐는 식의 일종의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처럼 내심 복수심에서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렇다고 이들이 남성의 성범죄를 정당화하거나 옹호하는 입장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누누이 지적되는 사실이지만 어떤 남성들도 남성의 성범죄에 동질감 따위를 느끼지 못하고 따라서 그런 걸 옹호하려는 사람은 없다. 강간이나 추행, 성차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자기 이름 걸고 주장하는 남자가 도대체 누가 있단 말인가? 다만 법과 인권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그 불공정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인간에 대한 성범죄는 똑같이 처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한 이들이 내심 복수심을 가지고 있든 말든 그것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신고자의 동기를 문제 삼는 식으로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여성의 성범죄를 처벌하라고 촉구하는 것을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러한 요구가 자신들의 신념과 충돌하기 때문에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들의 신념에 따르면 여성은 성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없다. 성범죄, 성착취라는 것은 언제나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하는 것일 뿐이다. 여성의 성범죄를 처벌하라는 요구는 이러한 신념을 공격한다. 이들은 성범죄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윤리 기준 위반 문제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보편적 윤리 기준은 안중에 없고 윤리를 오직 집단의 집단에 대한 투쟁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끔직한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 곁에 다가온 평범한 악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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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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