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허언증이었던, 따돌림의 주도자 이야기.
게시물ID : soda_24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페롯
추천 : 11
조회수 : 410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2/25 09:17:49
옵션
  • 창작글
혼란속에 있던 고1때쯤, 여자애들이 무리를 각각 지어서 놀때, 저는 허언증이 있는 (그때는 몰랐지만) 아이가 있는 무리와 친하게 지내게 되었었습니다.
그냥 처음엔 참 뜬금없는 애라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큰 여자가 이쁘다는 이야기를 다른애들과 하고 있을때 끼어들어서,' 난 눈 커.' 라고 했을땐 그저 뜬금없네, 하고 웃어넘겼고, 그 애의 '뜬금없이 끼어들어서 자기자랑'은 계속 되어갔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관심을 갈구했던건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가서는 교탁에서 다른애들을 불러 모아놓고 자신은 귀신을 볼 줄 안다며 얘기하거나, 자기 아는사람이 연예인에 대해서 잘안다는둥, 언제나 관심의 가운데에 있기를 바라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떤 것이 계기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뭔가 제가 거슬리는 일을 했던것일거예요. 그렇게 '뜬금없는' 따돌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친했던 무리에게 따돌림을 당하는건 역겨운일이긴 했습니다. 물론 그 무리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저를 배척한건 아니었지만, 유독 그애는 열심히 저를 따돌렸습니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건 그...'내가마녀가된이유' 라는 노래가 나왔을 즈음의 일인데, 급식실에가서 친구하나랑(다른반의 중학교때부터 친하던)밥을 먹으려고 줄을 섰는데, 어쩌다보니 그애랑 그애랑 붙어다니는애하나가 뒤에 붙은겁니다. 물론 불쾌했는데, 그 뒤에서 마녀가된이유의 부분을 부르는겁니다.
내가 마녀가된이유 널 저주하는이유 비커즈~비커즈~ 다 너 너 때문이야!
라는 식으로 부르면서 등을 찌르는겁니다.
물론 속으로는 욕이나왔지만 꾹 참았죠. 
제일 비참했던 기억이라 가장 머릿속에 남네요. 그래서 한때 NS윤지였나 그분의 그노래가 나올때마다 그 때가 생각나서 TV를 돌려버렸던 기억이나네요.
물론 지금도 그 노래는 싫어합니다.

꽤 지옥같은 날들이었지만, 일단 저는 친구도 있었고, 그 무리의 모두가 절 싫어한게아니라 점차 그 무리의 몇애들과 잘 지내게되고 하면서 그 따돌림은 없어졌습니다.

2학년때는 같은 반이 아니어서 편하게 지냈지만, 그 애의 거의 측근이었던 아이가 너무 과하게 친한척을해서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그런와중에 3학년때는 다시 같은반.
서로를 무시하며 살았지만, 그아이의 허언증과 같은 자기자랑은 계속되었습니다.
본인이 어렸을때 소녀시대윤아를 닮았었다며 주의를 끌때는 코웃음을 칠뻔했습니다.
애들은 1학년때 만큼 잘들어주지 않았고, 그 끝없는 관심끌기는 모두를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본인이 아는오빠가 있는데 그사람이 부자여서...라는 말부터 남자친구가 있긴한데 귀찮아서 차버린다라던가, 뭔가 핀트가 엇나간 관심끌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주변애들은 떨어져나갔지만, 주변애들이겉으로는 그냥 같이 다녔습니다. 군중속의 혼자가되어버린 셈이네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대학원서쓸때쯤이 되니 다시 그애의 상황에 맞는 관심끌기가 시작되었죠. '대학? 나는 적어도......HY대정도?'같은 말을 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웃기긴 웃겨도 남의 성적은 모르니까, 비웃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지나고 예체능계열인 저는 이름이 나쁘지않은 대학에 합격해서 모두에게 축하를 받다가, 문득 그 애가 생각나, '걔는 어디합격했대?'  라고 물었을때 아무도 아는애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걔옆에 좀더 있던 아이가 알려준 말로는
이름없는대학에 간당간당하게 붙어서 재수할거다라는식으로 얘기하고 연락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12월이 된 지금은 아무도 그애에 대해 모릅니다. 그냥 재수하겠지.같은 말 뿐이고 한명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한다는 식으로 계속 얘기했던건 생각해보면 정말 거짓말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있는 일정성적이 되면 가는 심화반을, 그애는 1학년때 딱 한번 들어갔던이후로 명단에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학교는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이 꽤 오르는 약간, 뭐랄까. 전반적인 분위기가 별로 공부를 하는애들만 하는 그런분위기였는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잘한다던애가 거기를 못들어간겁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애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웃깁니다.
저에게 사이다지만 어떻게보면 약간 알코올의 맛이나서 쓴맛이 조금 나는, 브라더소다 같은 사이다였습니다.
관심을 갈구하고 갈구하던 아이가 이젠 어느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그런 결말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출처 고민게에 동기이야기를 쓰다 문득 생각난 그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