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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한방 먹인 썰
게시물ID : soda_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yro
추천 : 12
조회수 : 334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8/12 16:39:34
중학교 2학년때 일이네요. 때는 1996년...
 
어딜가나 한반에 2~3명씩 일진 들이 있었던 때임.
(당시엔 일진이란 말이 없었던듯, 一心 이란 문신이 유행하던때...)
우리반에도 일진 2명이 있었는데, 그 둘이 베스트였음.
둘다 키가 작았지만 운동신경이 좋아서 특기는 발차기였고,
싸울때는 항상 둘이, 불리할때는 한손에 대걸레를 들고
앞에 보이는 것들은 다 던지며 싸우는 그런 애들 이었음.
 
교실에서는 점심시간에 반찬을 상납하게 한다던가(당시는 급식이 아녔음 도시락 싸들고 다님)
지들 기분 안좋을때 공포 분위기 조성한다던가
타겟 하나 잡아서 그날 하루 종일 괴롭히는게 그들의 일과였음.
다행인지 불행인지 타겟은 고정은 아니었고 괴롭히는 정도도 범죄까지 가기엔 애매한 상태였음
학교 내 왕따같은건 없었음.
 
원래 이 일진 둘은 학교 성적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수학선생님이 터치를 하기 시작함. 쪽지시험을 보고 낙제점을 받으면 나머지 공부를 시키는 거임.
나머지 공부때는 자습식이었고, 선생님이 내준 문제를 풀고 교무실에가서 설명까지 해야 했음.
난 중학교 내내 반에서 2~3등을 했었고 상대적으로 제일 만만했기에 그애들의 수업 외 선생이 됐고,
나머지 공부때 문제는 내가 다 풀고 선생님께 설명시 맨트만 알려주는 식이었음.
뭐 강제로 시키긴 했지만, 나쁜일도 아니었고 친한 친구 중 한명도 항상 나머지 공부를 했기에
그 친구도 가르쳐 줄겸 겸사겸사 하는 일이었음.
(당시 난 142정도 키에 23kg 정도 나가는 엄청 외소한 외모로 반애들은 동생대하듯 귀여워하는 수준이라
 일진들한테 반항한다는건 꿈도 구지 못했을 때였음ㅜ)
 
문제는 중간고사때 였음.
그 일진 중 한명이 자리 배치상 내 옆쪽으로 앉았었는데, 자기한테 답을 알려달라는 거였음.
나머지 공부때는 상관 없었지만 컨닝을 돕는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일진을 무시하기엔 내 남은 학교 생활이 순탄치 않을거 같은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어쩔수 없이 시험 답을 전부 알려줬음.
알려주는 방법은 시험지에 답을 평소엔 10의 크기로 적었다면, 당시엔 100의 크기로 적어
옆자리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게 해줬음.
 
성적발표 당일 그 일진은 시험 성적을 게시한 종이를 가지고 나한테 욕을하기 시작했음.
어떻게 된거냐고 넌 평균이 90이 넘는데 왜 난 거의 빵점이냐고 지랄을 해댔음.
나는 내 시험지를 보여주면서,
"아니 이렇게 크게 잘보이게 써놨고, 시험 시간 내내 니가 볼수있게 시험지 위치도 네 쪽으로 해줬는데
 내가 그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반 울음 섞인 말투로 굉장히 억울하는 듯 이야기 했고, 일진도 더이상 추궁을 하지 못했음.
 
성적표가 나왔을때 당연히 그 일진은 담임에게 엄청 갈굼을 당함... 역대 최고 성적이라고 웃음거리가 됨
(다들 겉으로 웃지는 못했지만, 내심 속으로 웃었을거라 생각됨)
 
일진 성적이 개판이 나올 수 밖에 없음.
일진은 정말 내가 보여준 시험지의 답을 그대로 잘 배껴서 제출했고,
난 단지 시험지에 있는 답을 OMR카드와는 다르게 한개씩 밀려써서 보여줬기 때문임.
 
기말 시험때는 담임에게 익명의 편지를 썼음.
'중간고사때 OO이가(본인) 일진한테 컨닝을 도와준거 같아요' 라는 내용으로,
그리고 기말은 시험 감독은 시험시간 50분중 40분 가까이를 내 책상옆에서 감독을 했음.
(기말고사 바로전에 보낸거라 중간고사때 성적을 문제삼지 않을거 같았고,
일진 성적이 컨닝을 의심하기엔 너무 엉망이었던지라 익명의 제보를 할 수 있었음)
 
그 다음해 부터는 아마 학년끼리 한줄씩 바꿔서 자리이동을 하고 시험을 치뤘던걸로 기억함.
 
 
요약
1. 일진이 시험때 컨닝을 도우라 했음
2. 시험 답을 하나씩 밀려서 보여줌
3. 일진은 시험 폭망
 
 
참고로 맨날 나머지공부하던 친한 친구가
그당시 178cm 70kg 정도의 거구(당시 중학교에서 제일 컸음. 지금은 191cm)에
채치수(슬램덩크)를 닮은 외모였기에 일진들의 뒷탈은 없었음.
고릴라 친구는 학교생활 중 한번도 싸운적이 없는 정말 착한 친구임.
사실 싸움 좀 한다는 일진들도 그 친구는 논외로 치고 건들지 않았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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