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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주차 약사이다.(하지만 작성자는 고구마 좀 먹는 중)
게시물ID : soda_31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낙인낙인
추천 : 25
조회수 : 4420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3/18 23: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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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글 하나 보고 작년쯤 있었던 주차썰 한 번 풀어봅니다.
이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건 안 반가우므로 음슴체.

본인이 사는 단지는 가구당 주차대수가 무려 1.7대에 이름.(주차할 데 없어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제로임.)
1층 주차장 조금 있고 대부분 지하1~3층 주차임.
1층, 지하1층까지는 전쟁터.
2층 부터는 좀 괜찮고 3층은 매우 널럴함.
다만 지하 3층 엘리베이터 근처는 일찍 퇴근하는 분들 차지고 멀면 멀 수록 텅텅 빔.

본인은 밤 10시 퇴근이 잦은 편이라 늘 지하 3층에 댐. 위에 있거나 말거나 나만의 블럭으로 ㄱㄱ.
엘리베이터 바로 옆은 만석이지만 그 블럭에 몇 자리는 있는 편.

겨울이 오면 그 블럭에 대기가 매우 힘들어짐.
1층에 대던 차들이 서리를 피해 다들 기어 내려오기 때문에 3층 엘리베이터 블럭이 거의 만석이 되며
두세블럭 떨어져야 자리가 나옴.



자 드디어 짜증나는 겨울.
첫 서리가 내리고 나만의 3층 대각선 끝자락 자리를 사수하기 어려워 질 무렵 문득 이상한 낌새가 느껴짐.
3층의 나름 좋은 자리에 늘 같은 차가 주차함. 검정 xg
자, 일찍 와서 그 자리에 주차할 수도 있는데 왜 낌새가 이상할까?

보통 3대-기둥-2대-기둥 이런 식으로 기둥이 세워져 있는데 저 자리는 2대 자리임.
근데 저 xg는 2대 자리에 이중주차함. 그것도 아주 아리까리하게 선을 넘지는 않고 딱 밟아만 놓음.
게다가 옆에 누가 댄다고 해도 운전적으로는 못 내리는 상황이 연출되므로 그 한자리는 늘 비어 있거나
bmw 640i 가 대져 있음.(저게 대져 있을 때는 xg주차가 정상임. 아마 640이 먼저 대서 저 인간이 정상주차했는갑다 함.)

봄여름가을이야 지하3층에 이중주차좀 했다고 뭐랄 사람 없으나 겨울은 얘기가 달라짐.
빡치는 사람이 한 둘 늘어남.
우연히 비슷한 시간에 주차한 이웃과 엘리베이터로 걸어갈 때 그 빈자리를 나만 쳐다보는게 아님을 느꼈음.

그냥 적당히 참으면서 봄이 오길 기다리던 어느날!
피가 꺼꾸로 솟다 못해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놀라운 장면을 목격함.

출근중에 시동걸고 히터로 실내좀 댑히고 있는데 대략 40 후반에서 50대로 보이는 인물 등장.(본인은 40대에 들어섬)
당시 640i도 나란히 주차된 상황.

640i 탑승함. '올 나이좀 자셨는데 매끈한거 타시네~' 하던 찰나.!@!@!@!@!
640i를 스윽 빼더니 세워두고 xg에 탐!!!!!!!!!!!!!!!!!!!!!!!!!!!
아니 시발 이게 대체 뭔 상황이지? 하고 있는데
멀쩡히 잘 대진 xg를 선밟으면서 이중주차함.
내려서 640i타고 유유히 사라짐.



진짜 한 30초 동안 이세돌 4국 78수 이후 병신된 알파고마냥 머리가 안 돌아감.

저 인간이 640i 주차 편하게 하겠다고 xg로 알박기 하고 간거임.
수많은 사람들이 xg옆 빈 자리를 아쉬워 하면서 "싸발샛기 주차 줫같이 하네"를 내벹고 지날 때
저 인간은 유유히 와서 이중주차xg 바로 세우고 그 옆에 640 대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던 것.

도대체 어떻게 엿을 먹일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내 차를 쑤셔 박아 보기로 했음.
xg를 어떻게 대냐면 전면주차로 댐. 거기에 후면주차하는 사람은 운전석으로 못내림.
물론 저 인간도 운전석으로 못타는 상황이 연출되는 거지만 아무도 안대니 문제가 안됐던거임.

자. 쑤셔보자.
오! 된다!

약 5미리의 간격을 두고 쑤셔 넣음.
조수석으로 내리는 수고를 좀 하긴 했지만 640 가지고 와서 못 댈 걸 생각하면 그 정도는 참아야지.

몇 번 하면 알아 먹겠지 했으나..... 실패!
xg를 한 4~5센티 더 들여서 이중주차 해 놓음.

분노의 빡침2.

주차 줫같이 하는 놈이 선전포고하는 것도 아니고 싯팔.

이제 간보기는 끝났음.

본인은 바이크 취미도 있기에 두발이 동원함.

어느 토요일 밤 마침 xg는 어디 가고 640만 덩그러니 후면 주차되어 있음.
각나오게 주차도 640 운전석 옆자리를 비워서 해놨음.

내 차를 그 인간과 마주보는 자리에 주차함. 상시 블랙박스. 주황색 불이 번쩍번쩍해서 누구라도 알 수 있음. 그 인간이 내 차인걸 암.
이 전쟁에서 재물손괴나 기타 테러하면 바로 블랙박스 들고 경찰서에서 보자는 강력한 암시.

바이크를 640운전석 옆 1미리 공간 두고 세워둠. 디스크락 걸어두고.

아마 그걸 보고 간 많은 이웃들은 졸라 통쾌했을거임.

한참 잘 자고 있던 새벽. 집사람에게 전화옴.
내 바이크에는 전번이 안 적혀 있으니 그 인간이 나라는 심증은 있어도 내게 전화하기는 쉽지 않았을거임.

관리사무소에 수소문해서 그 바이크가 우리 호수차량인 걸 알고 등록된 우리 집사람에게 전화한거임.

내려감.

경찰 있음.(3차 딥빡)

그 인간 얼굴 시뻘게져서 주차를 이렇게 하면 어떻하냐고 큰 소리.(욕하거나 마구 소리친 건 아니고 언성을 좀 높힌 정도)

"이런 씨발 양심이 있는 새끼면 생각을 해 봐. 겨울에 주차장 난리인걸 아는 새끼가 지 차만 소중하다고 2중주차에 알박기에
좋은 자리 두자리를 떡하니 차지하는데 안빡치겠냐? $%#^%^*%^^*#%$%"

"정석대로 주차하는 사람 병신만드는 건 되고 니 운전석 막힌 건 불편해서 경찰 선생님 씩이나 불러 제꼈냐? 씨부랄 새끼야
대한민국 경찰 선생님들이 그렇게 한가해? 니 집사야 개샛기야?"

그렇게 한참을 지랄해 대니 찍소리 못하고 갑자기 존대. "아니 선생님 그래도 오두바이로 이렇게 하시면 좀 그렇죠
전화해서 말로 풀어도 될 거를 이렇게까지 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그리고 젊은 사람이 그렇게 반말하고 그러면..."



"말로 풀어도 될 거를 경찰선생님씩이나 부르는 니새끼가 할 말이냐고 ! 그리고 차이나야 댓살밖에 안나겠는데
반말이 뭐? 너부터 반말 안했냐?@#@#%$%^ㅗㅎㄸ%%ㄸ^$ㅁㅉㅎ%^"

이러고 나서 그간 찍어둔 이중주차의 줫같은 향연을 경찰 선생님들과 관리사무소 직원, 경비아저씨들께 보여줌.
경찰선생님 두분은 "아유 이런 거는 저희가 어떻게 해 드리기가 힘들고 두분이서 잘 말씀해 보세요." 하시더니
슬쩍 "선생님 짜증은 좀 나시겠네..허허" 하고 가심.

이후 그 인간의 변명이 더 가관. "아니 이 차가(640) 폭이 넓어서 옆에 다른 차가 들어 오면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 어쩌고"

"이 양반아 저기 스타렉스 안 보여? 카니발 안 보여? 저 차주들은 등신이라 기둥에 바짝 붙혀 대? 나는 도저히 이해 안 가고
앞으로도 이따위로 댄거 보이면 오늘처럼 고대로 할 거니까 당신 맘대로 해봐. 저쪽 블럭이면 이중주차를 하건 열대를 갖다 놓건
상관 안하겠는데 이 블럭은 허구헌날 차들 빡빡한데 이래 놓으면 어떻게 되나 함 봅시다."

이러고 올라와 버렸음.

이후 몇 달 한가한 블럭으로 옮겨 감.

당시 일요일이라 나들이가는 이웃들이 여럿 그 장면 목격했는데 경비아저씨 말로는

꽤 여러분에게 사이다로 회자되고 있다고 함.




여기까지는 사이단데......

나도 약이 올라서 저렇게 까지 했지 그닥 모질지는 못한 터라 이 후에 몇 번 보면서

아는 척 하고 인사하고 하길래 몇 번 받아줬음.

그러다가 맨날 대던 자리는 아니지만 나름 준수한 자리에 대면서 "이해좀 부탁합니다." 하길래 그냥 xg이중주차만 좀 조심해 달라 했음.

아.....인사할 때 생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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