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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가방에 혼쭐난 도를 아십니까
게시물ID : soda_36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사태
추천 : 15
조회수 : 2877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5/29 15:53:57
다른분이 보기엔 노잼수위가 상당히 높은데 개인적으론 엄청난 사이다였기에 도를 아십니까 시리즈에 편승해봅니다.


글 쓰고 마트에 라면사러 갈거라서 평문or반말로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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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013년 가을쯤일거라 기억한다. 그 당시 앞뒤로는 힘들었던 시기라 오차가 2년정도 날지도 모른다.
이무튼 나는 남들보다 몇년 늦은 늦깍이 대학생으로서 전기공학의 길을 걷는 위대한 공대생으로서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부산 거주하는 분들은 경성대학교와 부경대학교와 그 지역 대학로 주변을 알고계실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전단지 나눠주는 할머니부터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도를 아십니까 시리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있다.

그날 나는 지하철을 타기위해 경성대역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어떤 아줌마가 팔을 잡는다. 아주 강하게.
이게 뭔가 싶어 이 아줌마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온통 검은색 옷에 검은 핸드백...
아줌마는 내 얼굴만 한참을 들여다보너디 말을 한다.

아줌마 - 학생이에요?
나 - 왜?

나는 이런거 엄청 싫어하기때문에 대놓고 이런거 하면 나는 상대 존중따위 안한다.

아줌마 - 아니 보니까 인상이 너무 좋은게 조상님 인덕이...

헛소리 듣기 싫어서 그냥 팔 뿌리치고 가려니까 또 잡는다.

아줌마 - 이야기 한번 들어보세요. 어디 들어가서 차분히 이야기 하면 알거에요
나 - 지난번에도 또 잡더니 사람 못알아보나? 안한다고 했다.
(물론 거짓말이다. 난 이 아줌마 그날 처음 봤으니.)

아줌마 - 아 그때는 안한다 했으니 이번에는 해주면 고맙죠. 조상님 인덕을 그렇게 낭비하면 안돼요
(거짓말은 거짓말로 대응한다는 이 훌륭한 논리의 압박)

그러더니만 이 아줌마, 내 손에 들고있던 가방을 휙 뺏아서 자기가 들어버린다.
그리고...


이 아줌마는 어마나! 하는 비명을 지르면서 가방을 든 방향으로 휘청 하다가 그대로 넘어져버린다.

그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 아줌마의 손에 들린 내 가방을 회수하면서 나지막히 "어이구 X신아~" 라고 말해주고는
쿨하게 지하철역으로 사라져버렸다. 안쫓아오더라. 꽤나 충격 먹었나보다.
길에서 이런 잡것들이 잘 달라붙어서 나름 스트레스였는데 저렇게 멍청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니까 카타르시스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

그 이후로 이 아줌마를 본적은 없다만 아마 심하게 충격받고 다른동네로 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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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줌마가 제 가방을 낚아채고 넘어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시엔 뭐 하느라고 제 가방에 온갖 공구를 가지고 다녔거든요.
대략 아래 사진쯤의 공구들을 가방에 우겨넣고 다녔을겁니다.
올라운드로 다 해야하는 상황이라 빼놓을게 없었거든요.
제 입장에선 그리 무거운건 아니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낚아채거나 하면 넘어질 정도로는 충분할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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