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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무니의 건축폐기물 매장범 퇴치썰(약스압)
게시물ID : soda_38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맛있겠구나
추천 : 40
조회수 : 3991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6/06/24 15:58:24
베오베 글 보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꽤 지난 일이지만 저한테는 사이다여서 써봅니다.

대화 내용도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 들었던 뉘앙스, 내용은 기억나는데로 적겠습니다.

때는 2002년 초 월드컵도 하기 전이었죠.

제가 살던 동네는 관악구의 봉천동 한 주택가.

빌라가 가득하던 동네 한복판에 마당딸린 주택이 여섯 채 정도 서로 마주보고 있던 동네였습니다.

저희집도 작지만 마당이 딸린 단독 주택이었는데
(여섯 채중 가장 작음..) 

갑자기 동네에 건축 붐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앞 집, 그 옆집, 그 옆집.... 여섯채의 주택 증 저희집과

동네에서 제일 크던 저희 옆집 두 채만 남고는 다 허물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집 뒷집이 가장 먼저 허물어 졌는데 

건축은 안하고 땅을 높여(?) 유료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것 이었습니다.

처음엔 유료 주차장이 들어서니 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땅을 높인게 구조를 한게 아니고 그냥 콘크리트로 막 퍼붓다 보니

저희집 담장이 그 압력에 못 이겨 점점 금이가고 기울어 지는게 보였습니다.

중간에 보호구조물 없이 그냥 막 작업을 한거죠.

그리고 저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땅을 높인 것 자체가 

전에 있던 건물을 부순 폐기물을 잘 다져서 그 위에 콘크리트만 덮은 형태였더군요. 

저희 아버지가 건축 관련 일을 하시다보니 

건축폐기물을 무단으로 매립하면 안된다는 것을 아시던 어머니는 

창문을 열고 공사 담당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답니다.

"아저씨 그거 그렇게 묻으면 안되는데요~ 그리고 그렇게 막 덮어버리면 저희집 담장 넘어가요~"

그러다 담당자가

"집에 어른 안계시니? 이거 금방 다시 파서 건물 지을거니까 걱정 하지마~ 사람들 다치고 먼지날릴까봐 덮는거야~ 아직 허가가 안나서 그런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려~" 했답니다.

당시 어머님 나이가 삼십대 후반이셨고 긴 생머리, 약간 동안이시기에
그냥 알겠다고 하시고 상황이 정리 되는 줄 알았는데...

담장은 기울어져가고, 금이 가고있고..

금방 판다던 땅은 안파고 높이는 높아져버린데다 주차장이 되어버리니

창문으로 자동차 매연은 직방으로 들어오고... 

안되겠다고 생각하신 어머니가 다시 그 당담자와 대화를 하셨답니다.

"아저씨 이거 얼른 공사 시작하던 파내던지 하세요~ 담도 기울어지고 있잖아요, 얼른 조치 안취해주시면 신고할거에요~!"

그러자 담당자는 알겠다고 대답만 하고 아무 조치 없이 2~3주가 흘렀습니다.

어머니는 최후 통첩을 하셨습니다.

"아저씨~ 이번주안에 아무 대책 없으시면 신고하겠습니다."

그러다 담당자

"아가씨~ 어른 오시라고 해 내가 잘 설명 드릴게~ 그리고 이거 다 아무 문제 없는거야~ 신고같은 쓸데없는 소리하지말어~"

살짝 화가나신 어머니

"이거 제가 집주인 이구요, 법적으로 문제 없는지는 그때 가서 봅시다."

담당자

"아 알아서해! 신고를 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고 귀찮게 하지 말어!"

 그래서 어머니는 여러 증거사진들을 챙겨서 구청으로 방문 하셨습니다.
(땅메꾸는 공사할 때 사진을 찍어두셨다는...) 

그리고 건설관리과, 청소행정과,  주택과 등 여러곳에 다방면으로 신고를 하였습니다.

바로 그 다음 주, 다다음 주 동안 각 부서에서 현장 검증을 나와서
(이렇게 빨리 나올 줄 몰랐습니다.. 증거사진덕분인가 싶네요)

한 팀에선 굴삭기 몰고와서 주차장을 까고,

한 팀에선 주차장 높이를 보면서 매연 들어오는거 확인하고,

한 팀에선 담장 넘어간거 확인해서 사진 찍어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통쾌했습니다.

그러자 바로 그 담당자와 건축사 사장이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어떻게 취하가 안되겠느냐 울상을 지었지만 

이미 구청에서 행정적으로 처분을 들어가서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사온 과일만 맛있게 먹었지요.

그 업체는 건축폐기물 무단 매립, 무허가 유료 주차장 운영, 주변 건물 피해 등... 여러가지로 벌금을 엄청나게 때려맞았다고 하구요.

결국엔 건축 허가도 못 받아서 다른 업체가 건축하기로 업체가 바뀌었고

그 업체가 저희집도 좋은 값에 쳐 주어서 다른 동네로 기분 좋게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다 인가요?ㅋㅋㅋ

저한테는 사이다라서 올려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실수로 제목쓰다가 업로드 했네요... 수정하기로 다시 작성했습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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