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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커피숍) 라이프3
게시물ID : soda_42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rithmetic
추천 : 42
조회수 : 5755회
댓글수 : 67개
등록시간 : 2016/08/23 17:03:18
                                          * FBI WARINNG *

* 유추하지마, 탐문하지마, 쉬고싶어하지마! 집이 최고여! (참고로 자영업 특성상 여기 저기 이사 많이 다닙니다. "내가 아직 거기 살거 같아?!")

* 유머는 유머일뿐. 정색은 금물. (원래 사이다는 고당음료라 건강에 안좋습니다. 순백의 정신건강을 원하신다면 빽키 클릭.)

* 맞춤법은 딸아이가 태어나면 같이 한글 공부하겠습니다. (그래도 거슬리면 빽키 클릭.)

* 태초에 수평적 물물교환이 있었고 현제도 구매와 판매는 수평적 관계라 생각함. 판매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계중심을 아래로 낮출수록
본인의 자존감과 영업장의 분위기 또한 아래로 내려간다 생각함. 현실적으로 괴리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기형적인 한국 자영업 생태계에선 
본인의 마인드가 매우 배부른 마인드임을 알고 있음. 하지만 내 영업장 분위기는 내가 만들고 이게 결국 그래서 실패하면 딴거 하지 뭐.
(아직 젊으니깐....ㅡㅜ)

* 예전 같이 일하던 영업장에서 알바분이나 직원분들에게 처음 드리는 말씀이 진상이 오면 절대 굽히지 마라고 함. 손해는 내가 온전히 떠 안을테니
소보원 인터넷 이야기 꺼내도 절대 움추려 들지 마라고. 집에가서 울지 말고 안되겠음 나 부르라고. 대신 나 머리끄댕이 잡히면 말려는 달라고.
( 절대 좋은 사장 아니었음. 지금 와이프랑 결혼 할려고 결혼 몇달 전 부터 많이 비웠음...미안해요...그래도 결혼은 해야죠.)

* 아마도 마지막 편이 될듯함. 더 쓸 이야기는 많지만 대부분 찌질한 이야기 일테고 그런거야 살면서 다들 겪고 견디고 살아가는 거라 할 가지가 없을듯.
그리고 동종업계, 이해관계가 물린 업계분들도 많이 볼텐데 그러려니 하고 념겨주시길.

와이프가 짜장파티를 즐기고 왔지만 난 위에 아무런 음식물이 없으므로 음슴체.

펜션 1층에 커피숍이 있음. 처음 계획은 내가 펜션운영 마나님이 커피숍 운영이었음
하지만 마나님께서 잉태를 하시고 두 영업장은 온전히 나의 몫. 일거리도 트와이스. 치얼업!
(한가로히 진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하며 일출 구경은 개뿔 하루종일 쓰레기, 모래, 청소와의 전쟁. 샤샤샤)

1.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커피숍을 떠 앉으니 원두는 뭘 써야할지 몰랐음.
그럭저럭 원두 내리는 법, 음료 만드는 법 등등 배우고 나도 맛이 없는거임.
본인은 총각때나 한동안 북미에 있는 동안 커피를 매우 많이 마셔서 커피맛이 뭔지는 알음. 하지만 내가 내린 커피가 정말 맛이 없었음.
마나님께선 정말 검소하게 살아온 분이라 커피숍을 거의 안가본 분. 연애할때도 커피숍 가자 그럼 돈아깝다고 안가던 분.
그러니 나보다 더 갈피를 못잡음. 몇일동안 우린 걱정만 쌓였음

그러다 든 생각이 모든 사람들이 별다방커피만 좋아하는건 아니니 우리 나름대로 입맛에 맞게 하자 라는 결론을 내림
그리고 나서 원두 공급처에 전화를 함.
"사장님 거기서 취급하는 원두 종류 판매하는거 전부 보내주세요."
"네??"
"저희가 원두를 바꿔볼까 하는데 소량도 좋고 만약에 소량씩 보내주시기 그러면 완품도 좋으니 다 보내주세요"
"알겠습니다"

2주동안 아침 점심 저녁 유로피안 라이프를 살며 속이 쓰리도록 내리고 마시고를 반복했음.
하지만 이거다 라는 원두가 없음. 브라질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원주민들이 원망스러웠음.

다시 전화를 했음
"사장님. 혹시 더 있나요?"
"...어....있긴있는데 호텔에 들어가는 거라 단가가.....배이상.."
"일단 콜"
"콜"

이제껏 마신게 자판기라면 온거는 top.
그중에 가장 구수하고 향이 깊은 원두를 두가지 골라서 
하나는 아이스용 투샷 하나는 핫용 원샷으로 쓰기 시작함.

공급처 사장님이 단가가 안맞을텐데 어떻하냐 함.
어짜피 커피숍은 펜션 부대시설이라 생각하고 수익은 포기하고 그냥 맛나게 마시는 손님들 구경하자는 맘으로 시작함.
와이프도 고민끝에 승낙. 그래도 손해는 안봄. 대신 내 인건비는 0원... 자꾸 커피 시키지마 귀찮아!!

서울서 온 젊은 친구들이 아이스아메리카노 쪽쪽 빨면서 사장님 커피 너무 맛있어요!! 라고 눈 크게 뜨고 엄지척 할때 
옳은 결정 한거 같음. 

그리고 주위 커피숍 오지라퍼들이 와서 드립은 이런 식으로, 샷은 이만큼 넣고 막 오지랍을 떨고 의기양양하게 퇴장하고난뒤
옆에서 조용히 커피 드시던 동내분이 "내가 여기 커피숍은 다 다녀봤는데 사장 바뀌고 여기가 가장 맛있어. 가격에 비해 맛이 정말 좋아"
라고 말씀해줬을때 "싸이다!"

이젠 커피숍만의 단골들도 어느정도 있고 같이 커피마시면서 썰전 같이 낄낄거리며 챙겨보는 동네 아저씨 단골도 생겼음.
매장 안에서 티비보는거 보면 우리 분위기 짐작하실듯. 돈 보단 마이 라이프! 하지만 그 아저씨가 전변 팬인건 시무룩.

결론은 역시 실력이 똥망이면 재료라도 좋은거 쓰자임.
흔한 원두로 명품 커피 내리는 바리스타분들이 존경스러움.
마나님께서 원두 명세표 보고는 자주 시무룩해서 눈치보임.

2. 커피숍 진상들은 워낙 게시글들이 많아서 패스.
아, 본인 자식들 응가 귀저기 들 테이블에 올려놓가 갈려는 사람들은 붙잡아서 쓰레기통 줘서 여기 넣고 가라함.
(애는 여기저기 싸지를수 있어. 하지만 당신까지 여기저기 싼거 버리고 다니면 안되지)
물론 먼저 어디다 버리냐고 여쭤보는 분들은 내가 가져가서 버려줌. 요즘은 반려견들 응가도 챙겨가는 세상에....

3. "나가!"

1년정도 펜션을 했는데 이제까지 환불해줄테니 "나가!" 라고 한적이 세번있음.
전부 나이 "지긋한" 이 "동네"에 사는 내가 누구랑 "잘 아는" 사람들이었음

보통 뭔가 맘에 안들거나 트집을 잡고 싶거나 취기에 굴복한 사람들임.
본인은 술을 거의 못마시기에 이해할수 없고 이해 하기도 싫음. 취기가 면책특권이 될수는 없다 생각함.
그래도 뭔가 상스러운 말이나 비속어나 4가지 없게 나와도 한번은 넘김.

놈: "야 온수가 안나오잖아!"
나: "네? 죄송합니다만 이렇게 이렇게 해보셨나요?"
놈: "아 씨* 애가 씻는다고!!"
나: "죄송합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나 싶어 이것저것 확인해봐도 다 잘 나옴. 중앙 온수공급이라 거기만 안나올수도 없고
다른 객실에서는 잘나옴. 술김에 사리분별이 안되었나봄. 
자영업자의 숙명이라 생각하며 한번은 참자 했음.

10여분뒤 다시 그 진상이 내려옴,
놈: 아 씨* 안나온다고.
나: (5초간 빤히 쳐다봄.)
놈: 뭐?
나: 환불해 줄테니 나가.
놈: 뭐!? (확실히 동공 지진이 보임)
나: 나 욕먹으면서 까지 돈벌고 싶은 마음 없다. 10분 준다. 돈 줄테니 짐챙겨서 나가.
놈: 뭐라고??
나: 난 할말 다 했고 10분뒤에도 아직 객실에 니놈 있으면 물 전기 다 끊고 경찰 부를테니깐 좋게 이야기 할때 나가라. (사무실로 들어감)

5분뒤 일행인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사장님 미안해요" "애가 철이 없어서" 등등을 연발함.
이렇게 사정하는 사람들한테 모질게 구는건 아닌거 같아서 그"놈" 통제할 자신 없으시면 전액 환불해 드릴테니 그런거 다 받아주는 숙소 찾아
가시라고 이야기하고 통제할 자신 있으시면 다른 객실 손님들한테 피해 안가게 조용히 노시다가 가시라고 말하고 보냄.

사실 성수기 오밤중에 어디 갈대도 없는 사람들 내보내는것도 인정머리 없는 짓이지만
돈 몇만원 더 벌겟다고 편히 쉬러온 다른 객실 손님들한테 피해가게 하는게 더 멍청한 짓인거라 생각해서
통제 안된다 싶으면 현장에서 돈 주면서 나가라고 함.
다른건 사전에 거를수 있는데 진짜 음주 뒤 본모습이 나오는 사람들을 가려낼수 없는게 고역임.

이후에도 몇번 비슷한 경우가 있었지만 "나가!" 한마디면 상황이 종료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짐.
역시 판매자가 오히려 돈에 욕심이 없으면 손님을 컨트롤 할수 있음.

4. 펜션업 (숙박업) 좋아요?
안좋아! 하지마!! 라고 말해도 할사람은 하고 나조차도 하고 있으니...
물어보는 사람도 많고해서 쓰는 말.
요즘 대부분이 포털 사이트 검색이나 예약대행 사이트로 예약을 하실거임
예약대행은 차치하고, 포털사이트 노출은 전부 돈임.
파워링크, 키워드, 블로그 까지 전부. 광고 진행한다면 한달에 몇십에서 몇백은 우스운 돈.
그게 어디에서 나오는 돈일까 생각하면 심플함. 아예 안할수도 없지만 심하다 싶은데는 한번쯤 다시 생각을.

숙박업 자체가 육체노동임. 본인이 작게 시작하는 1인이나 부부 운영 사업체라면 시즌이나 주말에는
상당한 육체적 노동이 필요함. 객실 청소, 손님 뒤치닥거리, BBQ 준비 등등.
그래서 10여년 이 악물고 운영하신 분들 보면 다들 관절과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 있음.
노년의 용돈벌이로 생각하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수입을 포기해도 좋은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라고 붙잡아야 함.

본인이 자꾸 주위 사람들에게 젋으면 젋을수록 좋다고 하는 이유가
이것 저것 시도하기 꺼리낌이 없음
본인 처럼 지역 처음으로 양놈, 아니 양분들을 모시는것도 시도해볼수 있고.
비수기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현장학습, 자치단체 행사, 종교단체 수련회 등등 이것저곳 어설픈 공문도 보내보고 하면서
연구하고 도전할려면 일단 컴퓨터에 밝아야 하고 시대의 흐름도 읽어야 함.

그리고 결국 펜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렌차이즈, 법인 형태로 갈것임.
모든 것들이 특색있는 개인영업장 몇몇을 빼놓고 고전하고 망하듯이 펜션도
삼*펜션 프렌차이즈 롯*펜션 체인점 같은게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전에 손털고 떠야함.

마치며.
사이다가 아니라 고구마 먹먹문 혹은 넋두리가 된듯한 지울수 없는 느낌으로 글을 썼음
그리고 휴가철도 끝나가고 이제 곧 휴, 아니 곧 추석이고 그런데 연인 혹은 친구끼리 좋은데 가지말고
부모님댁 혹은 부모님이랑 같이 남해안이나 서해안으로 가시길. 거기가 그렇게 좋다네.

아 그리고 댓글들 보니 남의 넓적다리 더듬거리듯이 다들 이상한 곳만 적으셨던데. 
발상의 전환을 하시고 산좋고 물좋은 계곡으로!

그리고 혹시나 정말로 만약에 온 우주의 기운을 응집하여 어떻게 찾아오시더라도 100% 실망하실겁니다.
원래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큽니다. 티비에 나오는 맛집이 어디 다 맛나던가요? 아닌가?
그냥 미지의 설레임에 가서 즐겁게 쉬다가 오는게 장땡입니다.

그러니 모두 안녕! 몇년간 또 눈팅만 하다가 묵은 사이다랑 고구마 풀러올께요.
출처 그리고 마나님 출산이 임박하니 당분간 문닫고 육아데디 흉내낼 생각입니다. 와도 문 닫겨 있을껄? 깔깔깔.

태교를 마블과 스타워즈로 했으니 넌 뽀로로 대신 인피니티 워를 좋아하겠지?

뭐 싫다고? 돈내는 사람은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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