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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중국집에서 밥먹다가 시원했던 이야기.
게시물ID : soda_48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DREAM
추천 : 19
조회수 : 5315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6/12/12 13: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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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쯤에 이나이 먹도록 알바하고 있음...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은걸 느끼는 직종인데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그렇다고 안해도 욕먹고..
 
점점 멘탈이 강철 멘탈로 변화하여 미세먼지와 공해로 뿌연 서울 하늘을 봐도
 
세상이 정말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여지는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음...
 
 
 
이 날은 제가 누군가한테 당한게 아니고요 밥먹다가 배달 주문온 전화 내용임.
 
짜장면이랑 볶음밥 같이 있는 반반짜리 그릇.. 볶짬면이라고 하던가?
 
이게 먹고싶어서 먹는 중이었음..
 
 
 
"따르르르를릉"(배달전화)
 
주인- 여보세요?
 
주인- 네?
 
주인- 어떤거 주문하실 건가요?
 
주인- 네.. 네.. 이거랑 이거랑요.. 주소가 어떻게 되죠?
 
주인- 네.. 아 막걸리요?
 
 
 
순간 중국집에서도 막걸리 파나? 싶었음
 
그리고 작년에 막걸리 공장에서 바쁜 성수기때가 있는데 인원이 필요하다며 잠깐 일했던 경험이 떠오름..
 
밥먹다가 아련함에... 뭐가 잘못된 지 모르고있었음;
 
그러다가 갑자기 주인장의 놀랐다고 해야하나? 당황한 목소리? 화난목소리? 3가지를 적절히 섞으면 괜찮을거같음;
 
 
주인-  1000원짜리 막걸리요? 어디서 파는데요?
 
주인-  아니 저희가 배달 하면서 잠깐 들러서 사다 드리는건데 그걸 그 가격에 어디서 파는지도 모르는데 찾아다가 사오라니요?
 
주인-  됐으니까 주문안받을게요 딴데서 시켜먹어요!!
 
 
하고 전화를 엄청 무심하게 끊어버림.
 
 
갑자기 퍼뜩 든 생각은 "막걸리 공장에서 중간 유통업자가 받고 그 유통업자가 마트에 팔아도 1000원 넘을건데..." 싶었음..
 
근데 그 배달주문하는 사람이 1000원짜리를 근처 마트같은데 돌아다니면서 꼭 1000원짜리로 가져오라고 한거같았음.
 
밥먹다가 전화통화 내용만으로 뭔가 유추가 되는게 참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었음.
 
그리고 중국집 주인의 단호한 태도에 뭔가 내 멘탈에 먼지가 낀게 좀 씻긴 기분이 들고 밥 맛있게 다먹음.
 
 
가끔 넷상에서 배달원분들께 내려가면서 쓰레기 봉투 주며 버려달라.. 가면서 뭐 해달라 오면서 뭐 해달라 그런거 보기만 했지
 
직접 옆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건 처음 봤음.
 
가끔 드는 생각은 어릴 때 어른들이 '도덕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라며 초등학교 '도덕'수업 잘듣고 '예의 잘 배워야 한다.' 해서
 
본인이 못할 일이라면 정중히 부탁이라도 해야하는건데 부탁이 아니라 거의 명령식으로 바뀌었다고 생각드네요. 요즘 세상은.
 
아니면 내가 이만큼 돈 내고 너희가 파는걸 살테니 대신 너희는 나한테 뭐 좀 해줘야 하지 않겠어? 안해주면 나도 너네가 파는거 안사. 이런 심본가?
 
정말 최소한의 기본도 안된 사람 많은거같아요.
 
 
그리고 맛있게 먹은 중국집 사장님의 심지 있는 행동이 좋았고 이런 일이 또 발생해서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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