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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지먼트데이였습니다.
게시물ID : soda_5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주스키부대
추천 : 6/12
조회수 : 135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3/10 22:41:31
오늘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저지먼트 데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일로도 저지먼트 데이였습니다.

 제가 작은 식당을 하는 데, 며칠 전 취객이 난동을 부리던 중 대형 철제쟁반을 저희 어머니께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손님이 계산을 하는 데, 자신들이 주문한 음식보다 비싸게 나왔다고 항의를 하더군요.

 그래서 계산서를 보여줬더니 이번에는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다며 욕설을 하다가 쟁반을 어머니께 던졌습니다.

 쟁반에는 음식물이 담긴 그릇이 있었고 당연히 어머니는 음식물 범벅이 되셨지요.

 저희가 장사를 한지 오래되어서 왠만한 일에는 흥분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으로 천장의 CCTV를 가리키며 지금 당신이 한 일이 다 녹화되었으니 사과하라고 일렀습니다.

 그러자 전화기를 꺼내 경찰에 신고를 하더군요. 자신들이 폭행을 당했다고요. 멍청하면 용감하다더니 자기 무덤을 파더군요. 솔직히 저는 경찰에 신고까지 할 생각은 없었거든요.

 잠시 후 경찰이 출동했고, 들어눕다시피 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더라구요. 저는 조용히 구경하다가 경찰에게 녹화된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워낙 만취 상태라 경찰은 그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받고 귀가조치시켰습니다.

 돌아가는 취객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죠. 지금 사과해라 마지막 기회다. 나는 돈은 필요없는 사람이라 합의 안해준다.

 그러자 자신들은 무서울 것 없다며 욕설을 한참 내뱉고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폭행으로 접수할 거냐고...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 3월 10일 오전에 방문해서 접수하라고 하더군요.


 물론 저는 탄핵방송 보느라 경찰서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 취객들의 운명은 박근혜 탄핵 여부에 달려있었어요. 탄핵되면 용서, 탄핵 안되면 응징.

 박근혜 파면이 선고되는 순간 제 인생의 모든 업장이 치유되며 취객들을 마음으로 용서했습니다. 그냥 잊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제가 파출소에 오지 않자 담당 경찰이 취객에게 전화를 했더군요. 피해자가 신고 접수한다고 하는데 항변할 내용 있냐? 하구요.


 쎈척하던 똥배짱은 어디가고 그길로 마트에서 딸기를 한박스 사가지고 와서 "제가 만취상태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엎드리다시피하고 빌더군요.


 세상에는 생각보다 저급한 인간들이 많습니다.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지키고 그들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기위해서는 때로는 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군요.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려했는데 탄핵이 그들을 살렸네요. 딸기는 헌재에 가져다주라고 할 걸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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