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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상이다.
게시물ID : soda_52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산갈매기(가입:2017-03-13 방문:3)
추천 : 12/23뒷북 : 1
조회수 : 3995회
댓글수 : 77개
등록시간 : 2017/03/15 17: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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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중반 남징어 입니다.
    오유는 작년 여름부터 눈팅만 하다가 제 경험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느끼고 지난주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 경험을 한번 써봅니다.
    저는 결혼 후 두번의 이사를 경험하였으며, 이번 글은 첫번째 이사 때의 사건 입니다.
    편의상 음슴체로 하겠습니다.

    2015년 초 아들래미가 태어났음.
    신혼집이랍시고 꾸며 놓은 17평 아파트에서 갓난쟁이를 키우기가 녹록치 않았는지 마눌님께서 평수 좀 넓혀서 이사를 가자고 하심.
    마눌님 말씀은 곧 천명이라는 좌우명에 따라 "뜻대로 하신다면 기꺼이 따르겠나이다"라고 대답해줌.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됨.
    고매한 성품과 눈부신 미모.. 더불어 돈까지 잘 버시는 마눌님께서 육아휴직이 끝난 후 출퇴근이 용이하시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베풀며 전세집을 구함..
    덕분에 본인은 출퇴근 시간 왕복 4시간으로 늘어남..ㅡㅡ;
    하지만 행복했음.. 단칸방이나 다름 없었던 좁디좁은 신혼집에서 벗어나 무려 방이 세칸이나 딸린 집으로 간다니 너무너무 행복했음.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음. 이사날짜를 7월말로 잡고 회사에서 눈누난나~ 즐거운 마음으로 인테리어 관련 웹서핑을 하던 중이였음.
    그런데... 부장님이 갑자기 부르심.. 그러고는 나보고 갑자기 출장을 가라하심..

    "오케이 콜.. 가겠음.. 근데 어디로?"
    "응.. 싱가폴.."
    "아.. 싱가폴..;; 몇일이나...?"
    "몇일 ㄴㄴ해.. 석달..^^"
    "석달.. 석달.. 석달??? 힝~ㅠ 부장님~~ 나 7월말에 이사가야 함~~~ㅠ"
    "응.. 알아.. 요즘 이삿짐센터에 돈만 주면 다 해줌.. 싱가폴 가면 월급 쩜칠배 줄테니 ㄱㄱ해..ㅎ"

    "아 띠.. 왜 또 저예요.. 마눌님한텐 또 뭐라고 얘기해요..ㅠ"라고 울고불며 불쌍한척 해봤지만 부장님의 완고한 뜻을 꺾을수는 없었음..
    마눌님한테 얘기하니 죽일듯이 하다가 월급 1.7배 준다니 몸 조심히 잘 다녀오라함.
    그렇게 난 7월의 시작과 함께 싱가폴로 날아감..
    날아가기 전에 마눌님과 아들래미 짐만 간단히 싸서 처가집에 모셔다드림..
    그리고 이삿짐은 모연예인이 광고하는 이삿짐업체에 맡기게됨. 내가 맡긴게 아니라 마눌님이 맡김.. 띠리리~ 리리리~
    그렇게 나의 눈물겨운 싱가폴 생활은 시작되... 기는 개뿔...ㅎㅎㅎ
    원래 석달이라고 했던게 대략 석달짜리 프로젝트 하나 끝내고 오라는 거였는데 막상 가보니 현지에서 인허가 작업이 딜레이 되는 바람에 두달동안 싱가폴 관광만 신나게 함. 개이득..ㅋ
    내 마음 같아선 석달 꽉 채워서 놀고싶었는데 본사에서 사람도 모지란데 직원 델꼬가서 놀린다고 싱가폴 지사에 뭐라고 했나봄.. 쩝..;; 결국 두달만에 한국으로 컴백..
    암튼 그렇게 9월달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처자식을 만났는데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나옴.. 하.. 나란 남자 가정적인 남자..ㅠ
    물론 나 출장 가 있는 사이 마눌님 혼자서 그 힘든 이사 다하심. 
    그것도 돌도 안된 아들래미까지 데리고... 흙.. 아빠 없는 하늘아래 아들래미는 쓸데없이 해맑기만 했다함.
    암튼 본인 출장 가 있는 동안 마눌님이랑 아들래미는 이사만 해놓고 계속 처가집에서 살고 있었음..
    한국 온 첫날.. 나만 이사한 집으로 먼저 가서 청소하고 못다한 정리를 마무리 함.
    다음날 마눌님과 아들래미 델꼬옴... 고생하신 장인어른 장모님껜 비첸향 육포 한다발을 수줍게 안겨드림..>< 찡긋.
    그렇게 가족과 함께한 첫날 이사한 집에서 아들래미 재롱에 심취해 있을때쯤 TV를 켜던 마눌님이 본인을 호들갑스레 부름.. 가봤더니.. 이런 쥐쟈쓰..
    TV를 켜자 화면에 못보던 가로줄이 좍좍 나옴.. 액정 나감..ㅠ

    분기탱천하여 이삿짐센터에 전화함.
    댈렁렁렁렁렁~ 댈렁렁렁렁렁~ 딸깍.
    이삿짐센터 여자실장님이 받음.

    나: 여보세요~
    여실장: 네 00이삽니다~
    나: 네.. 저는 모월 모일 모동에서 모동으로 이사한 사람인데요..
    여실장: 네..
    나: 제가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저쩌고..

    ...라고 하며 본인이 1달여만에 TV액정이 나간걸 확인한 썰을 간단히 풀어드림.. 그러자..

    여실장: 근데 저희가 한달이 지난건 보상을 해드리기가 좀 그런데요.. 이사하시다가 고장난건지 아닌지 확인이 어려워서요.
    나: 저희 이사만 하고 이집에 한달동안 안산거 맞아요.. 어제 거기 남자실장님 오셔서 저희집에 선반 달아주고 가셨어요..

    (실제로 이사 당일 여러가지 사건으로 이사 시간이 좀 늦어졌고 선반을 몇개 달아야 하는데 시간관계상 다음에 달아주면 안되겠냐고 했다함.
    마눌님께서는 당장 이집에 들어와 살건 아니기 때문에 신랑(본인) 오면 전화 드리고 그럼 와서 선반달아주는 것으로 했다고함.
    한국 오자마자 선반 그까이껏 본인이 달아볼려고 했는데 드릴도 없이 콘크리트 벽에 선반을 다는건 마눌님 없을때 치킨을 시켜먹는 것과 같이 무모한 짓임을 알기에 남자실장님을 친히 모시어 선반을 달았음.
    선반을 달면서 본인이 오늘 아침 귀국했음과 그동안 이집에서 아무도 살지 않은점, 또 내일부터 이집에서 식구들이 함께 살거란 얘기를 해줌. 남자실장님 고개 끄덕끄덕함.
    게다가 집 상태도 어수선한게 딱 봐도 이사한 당일과 별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는 정도였음.)

    나: 남자실장님한테 확인해 보시고 다시 연락주세요~

    하고 끊음.. 정황상 이삿날 이후 그집에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한 상황임... 그리고 몇분 후 전화옴..

    나: 네.. 확인해 보셨어요?
    여실: 확인해 봤는데 그래도 한달 지난건 보상이 안돼요..
    나: 확인해 보셨다면서요? 저희 이사하고 TV는 건들지도 않다가 오늘 처음 켰는데 액정이 나가있었다니깐요?
    여실: 그건 아는데 그래도 한달 지난건 보상이 안돼요..
    나: 아니.. 이사하고 오늘 처음 켰는데 그럼 이게 누가 그런거래요?
    여실: 그건 모르겠고 암튼 한달 지난건 보상이 안돼요..
    나: 아니 그럼 이건 누구한테 보상 받아요?
    여실: 그건 모르겠고 암튼 저희는 보상 못해드립니다.
    나: 알겠습니다. 그럼 00이사 본사에 클레임 걸게요..
    여실: 네..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고 끊음.. 그날은 시간이 늦은 관계로 다음날 회사에서 00이사 본사에 전화 때림.

    댈렁렁렁렁렁~ 댈렁렁렁렁렁~ 딸깍.

    담당자: 네 00이삽니다.
    나: 네.. 저는 모월 모일 모동에서 모동으로 이사한 사람인데요..
    담당자: 네.. 잠시만요..
    .....
    담당자: 모월 모일 모동에서 모동이요?
    나: 네..
    담당자: 고갱님 죄송한데 저희 관리목록에는 기록이 남아있질 않은데 실례지만 어느지점 이용하셨는지 기억하시나요?
    나: 네.. 00점이요.
    담당자: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
    담당자: 고갱님 죄송한데 저희 관리목록에는 기록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혹시 00점이랑 직접 연락하셔서 계약 하셨나요? 만약 직접 연락하셔서 계약하신거면 저희도 따로 보상해 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나: 어.. 그래요.. 일단 제가 한번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께요..

    그러고 마눌님에게 전화해보니.. 해보니.. 해보니..
    마눌님께서 우리 이사하기 몇일전 이사한 친한언니의 소개로 직접 00점과 연락하여 일을 진행하셨다 함..ㅠ

    알고보니 이삿짐센터 시스템이 고객이 본사에 이삿짐 의뢰를 하면 본사에서 그동네 제일 가까운 지점이랑 연결을 해주는 방식임.
    쉽게 말하면 고객 -> 본사 -> 지점.. 이렇게 계약을 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클레임을 본사에 걸면 본사에서 처리해 주는건데..
    본인같은 경우는 고객 -> 지점.. 이렇게 본사 건너뛰고 지점이랑 다이렉트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지점이 클레임 안받아주면 답이 없음..
    본사, 지점 관계도 무슨 쌍무적 계약관계 비스무리 한거라 본사에서 클레임 들어온걸로 태클걸면 지점에서도 "ㅇㅋ.. 나 너희랑 일 안함.." 이러고 가맹점 탈퇴하고 배째라로 나오면 본사도 답 없다고..ㅠ

    하.. 이런 쒸... 내 TV... 내 TV 보상은 이제 물건너 간건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다시 00이사 본사에서 전화가 옴.

    담당자: 고갱님 확인해 보셨어요?
    나: 네.. 확인해보니 거기 지점이랑 직접 계약을 했네요..
    담당자: 하.. 그럼 고갱님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어요 고갱님.. 죄송합니다.
    나: 그치만  저는 잘나가는 연예인 00씨 얼굴을 보고 계약을 한거지 그 지점을 보고 계약을 한게 아니란말입니다~~~~ 꺼이꺼이~ㅠ

    일말의 희망을 품고 마지막으로 진상 한번 부려봄.
    그러자.. 너그러우신 담당자님께서 응답해 주심.

    담당자: 네 고갱님.. 그럼 저희가 그 지점이랑 한번 연락을 해보고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전화가 끊기고 몇시간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댈렁렁렁렁렁~ 댈렁렁렁렁렁~ 딸깍.

    나: 네 여보세요.
    지점장: 네 저 00이사 00점 지점장 입니다.
    나: 네 지점장님~ TV 보상 때문에 전화주셨어요?
    지점장: 네.. 얘기는 들었는데 TV 상태가 어떤가요?
    나: 가로줄이 첨엔 두줄이였는데 지금은 대여섯줄 되네요..
    지점장: 그 TV모델이랑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서 좀 보내주세요. 저희가 견적 받아서 연락 드릴께요.
    나: 아니 보상해 주실거면 저희가 그냥 A/S불러서 수리하고 영수증 보내드릴께요. 그게 더 편하지 않으세요?
    지점장: 아니 저희가 거래하는데가 있어서 그래요 그냥 모델명이랑 상태 사진 찍어서 보내주세요.
    나: ????
    나: 아니 삼성 A/S는 어딜 가나 다 똑같은거 아닌가요?
    지점장: 아니 그냥 보내주세요.
    나: 네..

    뭔 소린지는 잘 모르겠지만 달라고 하니 일단 TV모델이랑 상태 사진찍어서 문자로 보내줌.
    그러고 며칠이 지났나.. 가타부타 연락이 없길래 다시 지점장한테 전화 걸어봄.

    나: 저 TV 보상땜에 통화했던 사람인데요.
    지점장: 아 지금 바쁘니깐 있다가 전화드릴께요.

    그러고 전화 없이 또 며칠이 지남.

    나: 저 TV 보상땜에 통화했던 사람인데요.
    지점장: 아 지금 바쁘니깐 있다가 전화드릴께요.

    그러고 전화 없이 또 며칠이 지남.. 아.. 놔.. 씨.. 누군 시간이 남아도나..

    나: 저 TV 보상땜에 통화했던 사람인데요.
    지점장: 아 지금 바쁘니깐 있다가 전화드릴께요.
    나: 아니 자꾸 몇번쨉니까? 누구는 안바쁜줄 알아요? 언제 주실거냐고요?
    지점장: 아니 안주겠다는게 아니라 우리도 견적을 받아봐야할것 아닙니까? 원래 한달 지난건 보상 안해주는데 해주는거구만 좀 기다리세요.
    나: 거 견적을 며칠을 받으시는데요? 그리고 뭔 견적을 자꾸 받는다고 그래요. 그냥 A/S 받고 영수증 보내드릴테니깐 입금만 시켜주문 되것구만..
    지점장: 아 됐고. 나도 귀찮으니깐 빨리 해주고 치울테니깐 전화하지 마쇼.

    그렇게 분노의 전화질이 끝나고 서로에 대한 격앙된 감정이 차츰 누그러질 때쯤.. 다시 지점장한테서 전화옴..

    지점장: 우리가 여기서 견적을 받아봤는데.. 수리비가 47만원 한대요.
    나: 네..
    지점장: 근데 제가 봤을때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그쪽에서도 한달이나 지나서 연락한것도 잘못이니깐 저희가 27만원 부담하고 거기서 20만원 부담 합시다.

    예상치도 못했던  딜이 가열차게 들어옴. 이에 질세라 나도 보통내기가 아님을 뽐내며 승부수를 던짐.

    나: 제가 한달 지나서 연락드린건 잘못한건 맞는데 20만원이나 부담하는건 아닌것 같네요 37만원 주세요. 저희가 10 부담할께요.
    지점장: 저희는 27만원에서 십원도 더 못 드립니다.

    지점장은 가소롭다는 듯이 바늘 하나 안들어갈 철벽을 침.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는 심정으로 나도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워봄.

    나: 그럼 30만원 주세요..
    지점장: 십원도 더 못 드립니다.

    역시 철벽.. 지점장님 노련함.. 아예 원천봉쇄함.. 
    이래서 함부로 베테랑 앞에서 기량을 펼치면 안되는거임.

    나: 그럼 27만원 줘요ㅠ

    그렇게 27만원을 받음.. 그리고 A/S 부름..ㅠ
    A/S 받는데 기사님이 이거 액정 어디어디가 나가서 부품을 교체해야한다고 함.
    근데 TV모델이 좀 오래된 제품이라 그 부품이 더이상 출고가 안된다함.
    하.. 쒸... 멘붕 옴.. 그럼 47만원에서 부품값 더 올라가는거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함. "바락바락 우겨서라도 30만원 받을껄.." 하고 떠나간 기차를 아쉬워함.
    그리고 A/S 기사님 말을 끝까지 들어봄.
    원래 그 부품 정품가격이 17만원임.. "17만원????? 생각보다 싼데????" 라고 생각함.
    근데 정품이 단종되서 비품으로 사야되는데 그게 10만원임.
    "10만원???? 뭐지???? 나 그렇게 착하게 산적 없는데 뭔 권선징악이여???? 은혜갚은 지점장이여 뭐여???" 이러면서 멀뚱멀뚱 쳐다만 봄.
    A/S 기사님 부품 가는거 어려운거 아니라고 차에서 부품 가져오더니 그자리에서 바로 갈아줌.
    출장비 만원 해서 총 11만원에 TV 고침.
    읭..?
    16만원 남음..
    다시 돌려줘야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소고기 사먹음.
    업진살 살살 녹음.
    끗.






    결론.. 나는 진상임.

    진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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