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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64
게시물ID : soda_6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71
조회수 : 616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23/12/29 09: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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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어제는 연말이라는 생각도 없이 글을쓰다보니 제대로된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23년 8월부터 글을써서..어느덧 4개월이 지났군요..

 

매일 연재하는 식으로 갔더라면 이미 끝이 났겠으나..

8년 가까운 시간을 매일매일 써내려 가는건 확실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스토리의 진행이나 구도를 잡거나 하는것들이 과거 연재때와는 완전히 다르더군요..

 

과거 처럼 1년 3개월간 '압축'된 사이다가 아니다보니 중간중간 루즈해지고

이게 사이다가 맞나...대하 소설인가.. 글을 쓰던 저 마저도 갈등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추천을 주시고 댓글로 응원을 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마음을 잡고 지금까지 글을 써온거 같습니다. 23년도 제 글을 쭉- 응원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도 구독 부탁드립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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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투 과장 과의 '상해 출장' 임무를 완수하고 본사 복귀를하여 호카게 및 비전K팀과의 

간단한 출장보고 미팅을 진행했음.


투투: 이런이런 일이 있어 조금 삐끗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복귀 했습니다^^


K팀장: 오~ 그래 수고 많았다. 근데...너가 프로그램 문제를 찾았다고?!


투투: 네. OO대리님이 같이 좀 알아 봐달라고해서...ㅎㅎ


나: !!?!? (내가 언제? 빡침.)


K팀장: 진짜???


호카게: (뭔가 안다는 눈빛으로 본인을 보며 히죽히죽 웃음).......


짧은 순간이지만 K팀장의 반응과, 호카게의 묘한 느낌..

확실한건, 이 중에 그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음. 


에피소드 36화에서 본인이 여러 종류의 빌런 사냥법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음.


거짓말 허언증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신의 약점을 드러냄.

-> 추켜세워 주면서 말에따른 행동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면 알아서 죽음


4글자로 요약하면..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사람은 자기 '전공'으로 인정받아야 가치가 있는법. 실제 자신의 '전공'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칭찬을 받아봤자 뭐한단 말인가...ㅋㅋ 그래.. 그 장단~ 자진모리로 맞춰줄께^^ 


'독(毒)'을 푼다.'

 

나: ㅋㅋㅋㅋㅋ K팀장님 투투 과장님은 대단한 인력이더군요. 다음부터는 프로그래머 없이 투투 과장 혼자만 보내도 될 정도였습니다.


투투: (어께에서 날개가 돋아나 날아감) 아~~~니!! 대리님!! 그렇게 저한테 프로그래머 일 까지 짬시키시는 겁니꽈아~~!!ㅋㅋㅋ

 

1.jpg

 

아아...3대여....지금 제 눈앞에....

 

2.jpg

 



나: 팀장님들. 고생한 투투 과장님 어떻게 보너스라도 챙겨주십쇼. 칭찬 받아야 될 인력입니다. ㅋㅋ


투투: 아..아니에요..ㅎㅎ OO대리님도 잘 하셨어요. 저는 일하면서 이렇게 저희 한테 협조적인 프로그래머 분은 처음봤습니다! 


호카게: 아무튼 내심 걱정했는데 잘 됬다니 다행이네요~ 두분 다 고생하셨어요^^


K팀장: OO대리. 고생했어^^




나중에 알게된 그의 '전직 프로그래머' 경력은 여의도에서 웹개발로 6개월이었음...

.............................

......................

.............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와 호카게 팀장이 말했음.


호카게: 와..OO씨 솔직히 많이 의외네요?


나: 뭐가요?


호카게: 나는 OO씨가 투투 과장한테 발끈 할꺼라고 예상했거든요 ㅋㅋㅋ


나: ㅎㅎㅎㅎ 자기 어필하는거 좋아 하시고, 지어낸 얘기도 있지만. 뭐 어때요 ㅋ 일을 잘하는건 맞더라구요. 

저런 인력을 굳이 깎아내서 회사에 좋을게 뭐가 있겠습니까. 칭찬 해주고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도록(개 처럼 일하도록) 만들어 줘야죠^^

저는 굳이 이번 건으로 제 어필 안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어필 가능한게 많으니까요~ ㅎㅎ


호카게: .............


나: ?


호카게: OO씨는 지켜볼수록 점점 무서운 사람이야.....


나: 사려 깊다고 좀 해석해 주시죠;; 너무 저를 삐딱하게만 보는거 아닙니까? ㅋㅋㅋ


호카게: 그렇지...사려 깊다고 할 수도 있는데. 심계가 깊다고도 볼 수 있지. ㅋㅋ


나: 어디 팀장님만 하겠습니까?


호카게: 허헛. 나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나까지 엮지 마 ㅋㅋㅋ


나: 각자가 자기 일 사심 없이 열심히 하고, 계산 없이 서로 정직하다면 굳이 남에 심계 같은건 신경 쓸 일이 아니겠죠? ㅎㅎ


....................


흡연장에서 담배를 필때 비전 실세 K팀장이 나와서 같이 담배를 폈음.


K팀장: OO아. 고맙다.


나: ?? 왜요?


K팀장: 니가 우리 투투 과장을 추껴세워 줘서^^


나: 추껴 세운게 아니라, 그분 진짜 일 잘하세요.


K팀장: 어. 우리 투투 과장. 열정도 있고 일도 빈틈없이 잘하지. 근데 프로그램은 못하지. ㅋㅋㅋㅋ 

설령 만에 하나라도 자기가 문제를 찾았다고 하자. 그걸 호카게 팀장이랑 너 앞에서 할 말은 아니었잖아? 

좋은 일이 싸움이 될 수도 있던거지.


나: 네. 그렇죠. 그래도 투투 과장이 K팀 간판스타 아닙니까? ㅋㅋ 그 간판에 흠집 내는건 K 팀장님 한테도 예의가 아닌거죠 ㅎ

칭찬 해주면 잘 할 수 있는 인원인데, 고작 '프로그래머 자존심'그딴게 뭐라고 상대를 깎아 내리고 아웅다웅 하겠습니까? 

실제로도 열심히 하시는 분이구요^^


K팀장: 너는 진짜...내가 끌어준다..멋진 새끼..



[투투 과장님..자기 어필이란건...드러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5일간의 상해 출장은 투투 과장이나 본인 둘 다 원하는 바를 얻은 

만족스러운 출장으로 마무리 되었음.


.......................................


본인이 자리를 비운 5일간, 전공정을 맡아준 호카게는 어땠는가?

일단 이번주 고객사의 '미비사항' 목록을 받아보았음. 근데 와...1개도 처리해 준게 없네 ㅡㅡ;

근데 왜 github에는 프로그램 업데이트 목록이 올라와있지?


본인의 전공정 코드 위로 호카게가 새로 업데이트를 한 내용은 얼척이 없었음.


[예토전생]


전공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그 사용하지도 않는 코드들이 코드 요소 요소에 박혀있어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기껏 분석 열심히 했는데 사용도 안하는 경우가 많았음. L사에도 Roll to roll장비가 몇개 있는데.

L사에서 사용하는 기능이 D사의 전공정 코드에 삽입되어 있는 코드도 많았음.


본인은 코드를 분석하며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죄다 지워 버리며 분석을 했음. 어차피 이전의 코드는 콩과장의 최초 업로드 코드에

있기에, 혹시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언제든 복구할 수 있으니까.


또한 지워버리고 나면 코드가 좀 더 눈에 확실히 들어왔음. 그랬었는데....

호카게의 예토전생......그 모든 작업이 무로 돌아갔음. ㅋㅋㅋ


나: 호카게님?


호카게: 왜요^^


나: 왜 제 코드를 예토전생 시키신겁니까?


호카게: 나도 오히려 묻고 싶은데. 왜 굳이 있는 코드를 다 지우려는 거에요?


나: 안쓰는 코드니까요.


호카게: 안쓰는 코드라...향후에 쓰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그때가서 새로 개발 할려구요?


나: 네. 누가 짰는진 모르겠지만 저런 구시대적 코드 쓸바에야 제가 새로 개발해서 구현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호카게: 구시대 적이라...하하; 과거 선배들이 열심히 만든 코드를 OO씨가 구시대 적이라 평가할 수 있을까요?


나: ㅎㅎㅎㅎ 저 문법을 보세요. 요새 누가 저렇게 씁니까?  visual studio가 매번 버전업 하면서 추가되는 문법도 많은데

언제까지 저런 문법을  쓰냐고요. 팀장님이 새로 나온 문법을 아신다면 저한테 그런얘기 못하실 텐데요? 

지금이 2018년돈데 왜 1998년 문법을 쓰냐고요 ㅋㅋ


호카게: 이걸 보면 알 수 있어요. OO씨가 간과하고 있는게 또 있다는거죠. 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회사 입니다.

회사의 코드는 통일성이 중요해요. 저 코드가 옛날 문법이라고 하죠. 근데 저 코드는 우리회사 대부분의 Roll to roll장비에 들어가 있죠.

그게 OO씨가 전공정 맡았다고 해서 함부로 수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거에요.


나: 통일성을 원하시면 새로운 문법으로 코드를 더 멋지게 만들어서 대부분의 회사 코드에 바꿔 넣으면 되겠네요 ㅋㅋㅋㅋ


호카게: 장비업계에 그럴 시간이 어딨어요?


나: 그렇게 시간이 없는데 예토전생은 왜 시키셨냐구요 ㅋㅋㅋㅋㅋ 출장 대신 나가드리면서 제가 1~2개 정도는 쳐내 달랬더니 예토전생이나 시키고 계셨던거에요?


호카게: ...각자가 옳다고 주장만하지 결론은 안나겠네요.


나: 예토전생 하셨으니 저는 이자나기 하겠습니다. ㅋㅋㅋ


호카게: 에효...;; 마음대로 해요....그래도 OO씨한테 신세진건 하나 있어요. 

OO씨 처리한 업무중에 패킷으로 들어오는 이미지 빠지던 건을 봤는데

너무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좀 슬~~쩍 했어요.


나: 아니 제 코드도 아니고 회사 코든데 슬쩍 하고 자시고 어딨습니까. 저도 나중에 팀장님꺼 슬~쩍 하게 될텐데.


호카게: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해요.


얼핏 호카게의 코드 통일성 얘기는 일리가 있게 들리지만 궤변이었음. 통일성을 위해 98년도 문법을 고수하겠다니!? 

서로 주먹으로 싸우다가 안되서 돌 들고 싸우고, 그러다가 청동이되고, 철이 되고, 총이되고, 핵폭탄이 된 시대인데.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남들 다 총들고 싸우는데 그놈의 과거 코드들의 통일성을 위해 청동칼로 싸울꺼냐고!?


고인물들의 전형적인 안일함임. 

그냥 고인물들은 자신의 시대가 끝날때 까지 변화하기 싫은거임. 바꿀거면 나 은퇴하고 바꾸라고.

그전에는 내가 꿀빠는 시간을 보장해 달라!!!!


근데 호카게가 고인물 소리 들을 나이인가!? 절대 아니었음. 해봤자 이제 39~40정도 된 양반이 저러고 있으니 환장하는거.

그렇다고 그가 현실에만 안주하는 타입이냐 하면 그렇진 않았음. 일찍이 티리엘 과장과 같이 MFC의 한계점을 고민했었고

Qt나 C#등 따로 공부를 하는 사람이기도 했음. 여러모로 판단하기엔 애매한 사람..


그렇게 D사로 다시 출근. 

산군 주임이 친히 마중나와서 5일간 본인의 빈자리를 체감했노라 아부를 떨었음.


산군: 아...진짜...호카게님한테 뭐 하나 해달라고 그러면 검토 해보겠다는 말만 계속하시고;; 대리님은 그냥 그자리에서 끝내버릴 일도 ㅡㅡ;


나: ...이해 하세요...팀장이 잖아요..바쁘셨겠지...(혹시나 잘 모르는 전공정 건드렸다가 뻗기라도 해봐...호카게 명성에 누가 되겠지 ㅋㅋㅋㅋ)


산군: 그런데 말이에요......


산군 주임이 묘~~~한 얘기를 듣고 왔다고 함. 

후공정 쪽에서 검사 이미지가 빠져서 문제가 되던 오래 묵은 버그들이 저번주에 싹다 해결이 되었다고...


산군: 대리님 코드를 모방해서 적용하신 걸까요?


나: 어이구. 모방이라뇨~ 그렇게 보시면 안될거 같아요.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하는게 우리 일이지, 

무슨 저작권 예술 작품 하는거 아니거든요.


산군: OO회사 입장에서는 그렇겠지만요. 저희는 살짝 사정이 다릅니다.


나: 뭐가요?


산군: 우리 기술팀 사람들이 다 서로 친하고 관계도 좋지만, 업무에선 좀 다르거든요. 전공정/후공정은 각자의 일은 각자가 하는거에요.


나: 네에.


산군: 만약에 전공정에 문제가 터졌는데, 후공정에서는 같은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그러면 어떠실거 같아요?


나: 그럼 후공정에 가서 좀 알려달라고 하겠죠?


산군: 근데 우리는 안그래요. 쉬쉬 한단 말이죠. 가서 물어보더라도 프로그래머한테 물어 보라고 빙빙 돌리고, 막상 프로그래머들은 전공정 후공정 코드가 달라서

적용을 시키기 어렵다는 식으로 빠져나가고 하죠.


나: ..........


산군: 그래서 가능한 서로의 문제는 잘 공유도 안하고, 목사님이랑 철중이형 선에서 컷트 됩니다.


아...그러니까 결국은...저번에 못 고친다던 버그 고쳐서 목사님이 한발 앞서 나갔는데, 

이번에 후공정쪽도 같은 문제가 고쳐져서 정치적인 우위를 가지지 못했다는 거구나? 님들도 재밌구만~


산군: 가능한 저희 쪽에서 해결하신 부분은 저희 공정 범위안에서 처리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출장 가신것도 어찌보면 후공정 일이잖아요.

다음부턴 저희도 대리님 출장 가시는거 반대 할겁니다. 저희 일만 해주셔야죠.


나: 뭐. 출장 안가면 저야 좋죠. ㅎㅎ


그러고보니 이 시점부터 D사일이 좀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음. 목사님이 점점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지고

과거에는 고치기 힘들어 포기했던 부분들을 고쳐달라는 요구를 많이 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차별화된 새로운 무언가를 개발해 넣기를 바랬음.


그럴거면 본인에게 와서 엄지척을 해주고,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며 진행을 해야 할텐데

여전히 본인에게 기싸움을 이기려고 하는 태도였음. 


본인이 확실히 업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여러 과장들이 고치지 못한 부분들도 쉽게 고쳐내는 일이 생기자

업무의 능력은 인정을 해 준것 같았음. 근데 문제는 태도. 마치 본인을 자신의 실적 쌓는 도구로 생각을 했지

같이 협력해서 일하는 태도가 아니었음. 니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협조 못하지! ㅋㅋㅋㅋ


'이 정도 못해요? 해줄 수 있죠?'


'어쩌죠? 제가 실력이 대리 나부랭이라서 못하겠는데요오~'


그리고 앞으로 호카게님이 본인의 코드를 모니터링 할 것을 생각하니, 가능하면 최신 문법이나

나만의 기술은 숨겨둘 필요가 있게 되었음. 이때부터 Github 업로드용 코드와 실제 현장 적용 코드를

따로 관리하기 시작했음.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을 하고, 기존의 회사 수준으로 동일 기능을 구현하여 기존의 수준 코드는

Github에 업로드 하고, 새로운 방식은 본인만 따로 관리하는 식으로.


상당히 비겁한 정치적인 행위였으나. 어쨌든 남들 한번 개발할 때, 본인은 두번 개발을 해야했음. 

비겁함의 댓가는 '피곤함'이었음.


그러나...이 역시 지나고 보면 좋은 수련이었음.


..............................

..........................

.....................


그러한 와중 창희 대리도 후공정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어 Roll to roll 장비를 익히기 시작했음.

역시나 성실하고 끈기있게 코드를 보는 창희답게 호카게와 몇번 출장을 가본 후, 

금방 설비에 적응을 했음. 


본인과는 다르게 애초에 터져 나가는 장비가 아니었기에 투입 되자마자 시험에 드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음.

여러모로 좀 부럽긴 했음. 설령 터져 나가더라도 창희라면 아마도 이겨내지 않았을까 싶긴하지만 ㅎㅎ


창희가 맡은 부분은 전공정에서도 D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핵심 Roll 장비였음. 

지난 상해 출장에서 서술하였듯  OBA, ADN, JUKD 처럼 후공정 장비는 비슷했으나 각각이 진행하는 장ㄹ..컨셉이 달랐음.

창희가 맡은건 그런 후공정의 대장 설비 격인 MADONNA 장비였음.


MADONNA를 함으로써 호카게 역시 No.3안에 들었고,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No.1의 자리를 차지한 셈이니까.


다만 후공정이 전공정보다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생산장비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간이라는 비용은 발생하나 물질적인 비용은 발생되지 않았음. 그 덕에 디버깅 환경 역시 널널한 장점이 있었음.

단점이라면 후공정 설비는 종류가 다양하여 여러 타입의 코드를 관리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었음.


어쨌든 창희 대리가 성공적으로 MADONNA에 안착했기에 호카게 입장에서는 상당한 업무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고,

좀더 '팀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었음.


그렇게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와중 우리의 맞후임 동석이는 심적으로 매우 힘든 시절을 보냈음.

일단 후공정의 철중이형, 지킬박사(나중에 언급)에게 찍혀, 마.동.석 이라는 이름은 D사 출입 금지자 명단에 올라가게 되었음.

그렇기에 사실...그를 버린 것이긴 하나...버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음.


어쨌든 미륵 수석의 팀에는 과거 무쌍이와 본인, 아몬드가 주임시절 다루던 여러가지 설비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으니까. 우리들이 메가통 팀장 똥을 치웠듯 동석이도 이곳저곳 다니며 똥 치우는 연습을

하게 되었음. 


'동석아 꾸준히만 한다면 반드시 성장할거야. 힘내라.'


비록 팀은 달랐으나 과장 이하급으로는 다들 나이대가 비슷했고 (28~32살) 점심 식사도 다같이 했으며

식사후에 근처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게 하나의 고정된 패턴이 되어 있었음.


이 시간이 매우 소중했던게, 과거 본인은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코드에서 발생되는 에로 사항을 공유했었고

무쌍이나 통풍이, 아몬드는 그런 내용을 같이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며 서로간에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할 학습 방향을 판단 할 수 있는 자리였었음.


창희 대리의 경우는 상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으나, 이 자리에는 항상 참여했던게 과거의 본인과 그 목적이

같았음. 자신의 문제를 공유 하다보면 본인에게서 예기치 않은 솔루션을 듣게 되었으니까.


주로 본인과 창희 대리만이 열심히 서로 공부하는 방향과 업무 방식에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음.

두사람 만의 운동장이었을까...ㅎㅎ


특히 이런 업무적인 내용이 오가면 앙드레 대리나, 욜로족 카푸어 대리는 썩 내키지 않아 하였고 대화의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리거나 먼저 자리를 이탈하는 식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고는 했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룹은 2개로 나뉘게 되었고


업무에 관심이 많은 본인과 창희의 그룹과, 그냥 유쾌하고 가볍게 회사를 다니고 싶은 앙드레와 카푸어 대리의 그룹으로

갈라지게 되었음. 결국 중간에 낀 주임, 사원급들만 분위기 살피며 왔다갔다 해야했음 ㅋㅋㅋㅋ


회사에서는 본인과 창희 그룹을 멤돌다, 퇴근하면 앙드레와 카푸어랑 술마시러가는 상황 ㅋㅋㅋㅋㅋ


그러나 그쪽(앙드레&카푸어) 입장에서는 간혹 자신의 프로젝트를 진행 함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처치하기 어려운 버그가 발생하면

자연스레 본인과 창희 대리의 대화의 장에 들어와 솔루션을 듣고 가곤 했기에 완전히 거리를 둘 수 도 없었음.

찾게 된다면 창희 대리 보다는 '본인'을 찾았으니까. 


창희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고, 1을 줘야 1을 돌려주는 성격이었음. 공짜는 절대로 없는 사람이란 거지.

그렇기에 대리들이나 하급자들이 뭔가를 조심스레 질문해도 ?? 하는 표정으로 


'그걸 왜 나한테 말해?'


'내가 그 코드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하는 식으로 대응했음.


창희가 본인과 어울리는 이유는 본인과 대화를 하면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기에 본인과 터놓고 문제를 공유하며

스스로 나태 해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목적이 강했음. 좀 편하게 있고 싶은데 같이 있는 본인이 자꾸 뭘 공부해서 오니까

괜시리 신경이 쓰여서 불편한거임 ㅋㅋㅋㅋ 이건 마치 과거 본인이 무쌍이를 대할 때와 똑같은 감정.


그렇기에 무쌍이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음. 열심히 나를 따라와주는 동료. 경쟁의식을 가지는 동료.

덕분에 나도 쉬지않고 달려 나가야 하고, 편히 쉴 수가 없음.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극해주는 소중한 존재인 거임.

지쳐서 나가떨어지지 않게 적절하게 도움을 주면서도, 나태해지지 않게 완전하게 도움을 주진 않으며 ㅋㅋ


정답은 주지 않지만 '힌트'는 던지는. 그리고 그 '힌트'를 통해 정답을 만들어 오는 믿음직한 '동료'.

무쌍이가 본인을 그렇게 보았다면, 본인은 창희를 그렇게 보았음. 그렇게 서로 '정'과 '믿음'을 쌓아가며

빠르게 서로를 '존중'하는 사이가 되어갔음.


창희가 스스로 새롭게 공부한 내용을 본인에게 허심탄회하게 알려주는 이유는 

그런 배경이 깔려있었음. 당연히 다른 동료들이나 주임, 사원급들에게는 국물도 안줬음. 


창희: 한번씩 그런 생각들어요. 저 사람들은 무슨 우리를 '곶감 항아리' 처럼 생각하는거 같어. 

필요할 때만 와서 빼먹을 생각만 하는거 같아요.


나: 그래요? 뭐 그런감이 있지. 나도 같은 생각이긴 한데. 다르게 생각을 해봐요. 저 친구들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는

언젠가는 우리도 겪게 될 수 있는 문제예요. 우리는 공짜로 현장 안가면서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거지. 이것도 다 공부란 말이야.


창희: OO씨는 그게 문제야. 너무 자기껄 아끼지 않고 다 퍼줘. 솔직히 옆에서 보면 배아파 죽겠다니까?


나: 그게 창희씨가 잘못 생각 하는거에요. 사람들이 다 당신 같은줄 알지? 

뭐 하나 알려주면 다 당신처럼 공부해서 자기꺼 만드는거 같아요? ㅋㅋㅋ


창희: .........


나: 아니. 저 친구들은 해결되면 그날로 머릿속에서 '리셋'이야. ㅋㅋㅋ 그걸 알기에 내가 퍼다 주는거지.

근데 창희씨는 내가 퍼주는 자리는 피하잖아? ㅋㅋ 자기가 직접 알아내고 싶으니까 ㅎㅎ  정답지를 보여줘도 보기 싫은거지. 

그런 모습 덕분에 내가 창희씨를 좋아하는거지 ㅎㅎ


창희: 나는 OO씨 눈치 빠른거랑 말 잘하는게 참 부러워. OO씨한테는 제일 무서운 무기야.ㅋㅋ 

우리는 친하게 지내야되! 척지면 안될 거 같아. ㅋㅋㅋ


나: ..난 말이죠. 말 잘한다는 얘기를 제일 경계해요;; 듣기도 불편하고;;


창희: 그냥~ ㅎㅎ 듣기좋다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단 뜻이야.


나: ^^


프로그램팀이 그런 분위기로 흘러갈때 쯤. 

회사에 커다란 프로젝트 하나가 떨어졌음. 중국 회사인데. 우리 회사가 Roll to roll 전문인걸 알고 요청이 온거임.

D사 몰래 ㅋㅋㅋㅋ 이게 흔한 그 뭐더라? 기술의 유출? ㅋㅋㅋㅋ 


그리고 대국답게 엄청난 액수의 돈도..! 따라서 못먹어도 고!!!!

그들만의 운동장 답게! 이번 프로젝트도 당연히 비전실세 K팀장이 가져갔음 ㅋㅋㅋㅋㅋ

그리고 행동파 '돈키호테' K팀장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 개발자로 No.1 호카게를 선택했음.


본인을 좋게 보긴 했지만, 실력 면에서는 여전히 우리회사 No.1은 호카게니까.


이걸 성공한다면 K팀장 역시 '이사'로 등극할 수 있는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업무.

호카게 역시 떨어지는 콩고물만 주워 먹더라도 손해볼게 전혀 없었고.  


호카게에게는 열망이 있었음.

그도 제자리에서 고여 썩는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이번 기회에 그의 코드 스타일 '연구소장 타입'을 벗어 던지고

'호카게 타입'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아마 호카게에게는 '졸업작품'이기도 했음. 이 작품을 완성시키면 그간 십수년간 쌓아온 본신 내공의 결과물을 확인 가능하고

홀가분하게 더 위로 날아 올라가는 '자양분'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일이었음.


이미 D사의 전공정은 본인, 후공정은 창희가 자리를 잘 잡고 있었기에 

특별한 일이 없이는 D사에서 호카게를 찾는 일은 없었음. 시운이 맞아 떨어진거임.


그렇게 과거 티리엘 팀장의 TF 구성과 맞먹는 호카게 TF팀이 구성되게 됨.





[1차 닌자대전의 서막이 올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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