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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84
게시물ID : soda_6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82
조회수 : 3655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24/03/05 0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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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오늘 봄비가 내렸습니다. 

아들내미도 잘 갔다왔구요. 한 달을 못보다가 다시 만나니 어찌그리 반가운지요 ㅎㅎ

대만가서 중국어를 잘 배워왔는지 중국어를 쓰고있습니다...ㅠㅠ

 

얼른 한글패치를 해야할텐데요...ㅋㅋㅋ 

 

이번 한주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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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택시 안. 


신이난 하하 부장. 벌써부터 신입에게 인터넷 검색을 시키고 있었음.

어디가 놀만한지. 어디가 맛집인지. 어제 못가본 죠빠제에 가보겠다고.


하하: OO야. 오늘 죠빠제 같이 가줄꺼지?


나: 음....괜히 그런데 가지 마시고 어제 봐뒀던 양꼬치 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시져?


하하: 야아...;; 너 뭐냐 해외 나와서 재미없게...


나: ㅎㅎ 아직 이 사천이란 곳이 파악이 잘 안되서요. 특이나 이런 시골 깡촌은....ㅋㅋ


신입: 그럼 저랑 둘이 가실까요? 저도 궁금하여...


하하: 그래. 그럼 저녁에 우리 둘이 가볼까?


.........................

...................

...............


그렇게 호텔에 도착하고 다같이 모여서 완다 광장의 식당가로 들어가 고기를 먹었음.

활달한 고기집 서빙 아가씨가 인상적 이었음.


나: 미판 싼거. 오화러우 쓰런펀. 피죠 량삥. (밥3개, 삼겹살 4인분, 맥주 2병)


아가씨: 하오~~


중국의 고기집은 대부분 직원이 와서 구워주는 식이라 편함. 한국식 가게를 모방했으나 인력 값이 싼 중국답게

사람쓰는 서비스가 참 좋음. 젊은 처자가 와서 같이 수다 떨어주며 고기를 구워주니 ㅋㅋㅋㅋ


고기를 먹으면 꼭 밥을 같이 먹는 부류들이 있음. 바로 나. 


나: 왜 밥이 안나와? 밥도 같이줘~


아가씨: 제제!! 바이판 싼거 라이뮤우우우~~~~~~~~~(언니! 밥 세개 ??????????)


나: ??? 뭐야 그게? 첨듣는 말인데?


아가씨: 아. 너네 사천 사람 아니지? 모를수도 있지~ 보통은 라이 메이요~~~~(来没有~~~~) 하니까.


나: 아~ 그럼 사천에선 라이 메이요~ 안하고 라이뮤우우우우~~ 하는거야? ㅋㅋ 재밌넹 ㅋ


아가씨: 그냥 젊은애들 유행 같은거지~ ㅎㅎ


신입: 대리님은 좋겠습니다.


나: 왜?


신입: 중국에서 대화가 되시니까 그냥 알바하고도 잘 노시는거 같아서...ㅎㅎ


나: 하긴...ㅋ 또 중국 여자들은 되게 직설적이고 호방해서 접근하기도 쉽지 ㅎㅎ 우리 나라랑 문턱 자체가 달라 ㅋㅋㅋㅋ

오죽하면 여자들이 번호를 따간다니까? ㅋㅋㅋ 중국 남자들이 노안이라 ㅎㅎㅎ 한국남자들은 다 젊은 오빠로 보이는거지 ㅋ


신입: 와 진짜요? 


나: 니 얼굴 수준에 한국에서 예쁜여자 만나긴 글렀으니. 중국에서 찾아봐. 여긴 사람이 미어터지다 보니 봐라. 여기 고기굽는

여자애도 한국에선 남자 여럿 따라다닐 얼굴 아니냐. ㅋ 문화 차이만 감당할 수 있으면 나쁘지 않아~


신입: 오오...!!


나: 예전에 27살때 중국 있으면 여자들이 나를 19살 20살로 보더라고~ 그때 참 좋았지~ (아아..소황제의 추억이여...)


신입: 에이~ 전 안믿어요. ㅋㅋㅋ


나: 안믿어!? 확인해 줄까? 이봐. 꾸냥?


*姑娘(꾸냥): 아가씨를 지칭. 샤오제도 아가씨인데. 꾸냥은 약간 고전적인 느낌임. 분위기에 따라서는 딸내미 같은 느낌.

이봐 딸내미 하고 부른 느낌.


여담으로 대만에서는 '유키에' 라고 부름. 대만 원주민어 인데. 이 역시 노인이 젊은이(남녀 구분없음)를 부를 때 씀.

물론 젊은 우리가 아가씨한테 유키에~ 하면 애늙은이 취급 받음. 장모님한테 유키에 했다가 등짝맞음.


물론 이게 통하려면 조건이 있음. 못생기지 말것. ㅋ


아가씨: 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영감탱이 말을 배워가지고 ㅋㅋㅋㅋ


나:  암튼ㅋㅋ 꾸냥. 내 나이가 몇살로 보여?


아가씨: 싼쓰 쓰.(34살)


나: .............


하하: ㅋㅋ 나 들었어. 34살이래 ㅋㅋㅋㅋㅋ 너 33살 아냐? ㅋㅋㅋ 뭔데 ㅋ 27살때 20살 소리 들었다며!? ㅋㅋㅋ


나: 여기..이 사람(하하 부장)은 몇살?


아가씨: 43살.


하하: 와..비슷한데? 그럼 얘는? 얘는!?


아가씨: 음...와아..애기 같네. 18살?


신입: 뭐..뭐래요? 


하하: 18살 같데. ㅋㅋㅋ 와우 너 중국에서 먹히는 얼굴이구나아~~~?


신입: 큼..크흠..대리님. 어째 말씀 하신 것과 좀 다릅니다? 풉! 제가 지금 27살인데 ㅋㅋㅋㅋ


나: 아아...그렇구나...소황제의 유통기한은 30살 까지였구나...너도 3년 남았다. 그안에...충분히 즐겨랏!!


하긴..세월이 많이 지났음.. 28살 중국에서 사업한다고 뛰어 다니던 시절..자신의 초라함을 절실히 느껴야 했음.

힘들게 번 돈을 허투루 쓸 수 없었기에, 허리띠 졸.라 맬건 다 졸.라 맸음 담배 한 까치도 부들부들 떨면서 피웠고..

홍대에서 방세 40만원 낼 때면 피눈물을 흘려야 했음. 


물론 중국에서 재밌었던 기행들도 정말 많았으나...그만큼 위험한 일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았음.

그때 부터 흰머리가 듬성듬성 나기 시작했고

33살이던 이 당시 이미 염색을 하지 않고는 안될 정도로 흰머리가 많이 생겼음. 머리가 무슨 화이트색 브릿지라도 넣은것 마냥.


중국에서 잘 나가던 젊은 오빠가 끝이난걸 알게 된 날이었음. 

.......................

...................

.................


[소황제] 에서 [노황제]로 바뀌었음.


그렇게 식사 후, 각자 휴식을 가졌고 신이난 부장과 신입은 호텔 근처를 이리저리 구경하고 다녔음.

본인과 섞여 있으면 여러 중국 사람들과 교류가 가능하니 재미가 있었지만, 중알못 둘이 다니니 애초에 

중국인들과 말을 섞을 일이 없었음. 썩 재미가 없었는지 금방 방으로 돌아와 쉬었음.


본인은 말을 못 할 때 오히려 중국이 재미있었는데..체면이라는걸 버리기 쉽지 않은듯. ㅋㅋㅋ


그렇게 저녁 6시 무렵 하하 부장이 연락왔음.


하하: OO야. 우리 그냥 어제 양꼬치 집에서 술이나 먹자...


그래. 둘이 가서 말도 못하는데 뭐하려고? ㅋㅋ 걍 집 근처에서 안전하고 재밌게 놀문 되지!

그렇게 셋이 다시 모여 양꼬치와 칭따오를 홀짝이고 있을 때..


세명의 젊고 예쁜 중국 여자애들이 다가왔음.


여자A: 와아..저기서 봤는데 혹시 중국사람 아니지?


나: 뭐? 얘? 어. 한국사람이야.


여자B: 그러는 그쪽은?


나: 나도 한국. 저 분도 한국. 다 한국사람이야.


여자A: 와..근데 저 애기같은 남자 무슨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느낌이야. 잘생겼어~~


하하: 뭐지..? 얘네들 뭐라는거야?


나: 길가다 봤는데. OO사원이 되게 잘생겼답니다. 드라마 보는거 같다고.


하하: 오오!!!!


신입: !!!!!!!!


여자A: 기브미 폰 넘버! 넘버!!


하하: 와..대박. 저 얼굴이 진짜 중국에서 먹히는 구나!!! 얌마 뭐하냐! 미녀가 번호 달라는데 줘야지!


신입: 네..넵!!


나: 왠만하면 주지마라. 연락도 개인적으로 하지마라. 니 호텔 어딘지도, 방이 몇번인지도 절대 말하지마라.


신입: 왜..왜요? 무섭게;;


나: 중국에 지내다보면 이런식으로 접근해오는 여자들이 있어. 한때 '소황제' 이던 내가 아는 상식이야. 얘들은 위험해.


하하: 왜? 뭔데에~(나이 40넘은 아저씨가 쎄끈한 젊은 중국 여자애들한테 이미 눈이 돌아가있음)


나: 보통 제가 중국에 사람들이랑 있으면요. 저렇게 여러명이 대놓고 오지 않아요. 아무리 여자애들이 호방해도 여잔데. 쭈뼛 쭈뼛 번호 좀 달라고 하죠.

근데 얘들은 너무 대놓고 왔잖아요? 자연스레 우리 인원수랑 맞춰 왔죠? 느낌이 안좋아요.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하하: 야! ㅋㅋ 믿거나 말거나 같은 소리 하지말라고 ㅋㅋㅋㅋ 너 중국서 잘나간 건 걍 너만의 썰 아니냐!? ㅋㅋㅋ


나: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 아오..어떻게 증명은 안되지만 분명한건! 중국 여자들도 눈이 있지!! 얘보고 잘생겼다니!? 차라리 나한테 

번호 물어봐야지 얘는 아니죠!!! ㅋㅋㅋ야. 너도 인정 할건 해라. 너 보단 내가 잘생겼잖아!!!


신입: 와..대리님. 그건 아니죠.


하하: 것봐 ㅋㅋ 결국 그거였냐 ㅋㅋㅋㅋㅋㅋㅋ


신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A: 뭔데~~ 뭐가 그렇게 재밌어 ㅋㅋㅋ 


여자C: 아니 얘네들이 용기내서 온건데 왜 웃고만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아니야 ㅋㅋㅋ


신입: 여기..제 번호...


여자A: 와~ 고마워^^


하하: 그러지말고 우리 여기 합석해서 같이 놀자고 해봐~~~


나: 그쪽들 혹시 합석해서 같이 놀수 있냐는데? 


여자C: 아..우리도 지금 어디 가는길이라..있다가 2시간 뒤에 만나는건 어때?


나: 2시간 뒤에 만나서 놀자는데요?


하하: 오~ 커이! 커이! 


그렇게 세명의 미녀가 가버린뒤..


하하: 와..나 중국에서 이런 경험 처음이야. 완전 재밌겠다!!


신입: 제가 중국에서 먹히는 얼굴이라니...허헛...


나: 있다가 쟤들 연락와도 나가지 마라. 같이 놀면 안될 것 같다.


하하: 아 진짜. 일도 잘 되고 우리도 할거 없잖아. 뭐 그렇게 보수적이냐 너는.


나: 부장님. 신입 얘는 몰라도 부장님은 이런거에 재밌어하실 나이는 아닌거 같습니다만 ㅋㅋ 유부남에 애들도 둘 씩 있으신분이 ㅡㅡ


하하: 알지 나도!! 나를 개쓰레기로 알고있네?? 내가 논다는게 아니라 OO이랑 중국 여자애들 에피소드를 보는게 재밌을것 같아서 그러는거지 ㅋㅋ


나: 아까 걔네들 봤죠? 옷도 우리나라 여자마냥 잘 입고 화장도 예쁘죠?


신입: ?


나: 제가 중국 좀 다녀봐서 아는데. 도시도 아니고 이런 깡촌 시골에서 저 정도 옷 차려입는 애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되요. 그리고 화장?

중국 애들이 화장? ㅋㅋㅋ 저거 백퍼센트 꽃뱀입니다. 저 나이 때 중국 애들은요 이 시간에 퇴근 준비를 해요. 집에가서 저녁 차릴 준비를 한다고요.

중국 애들은 낮에 놀지 밤에 놀지 않아요. 특히 이런 깡촌은. ㅎㅎ 이 시간에 저렇게 차려입고 나와봤자 8시되면 다 불꺼지는 동네에서 뭘 할 수 있어요?

즉. 쟤들은 남들 다 자는 밤에 할 일이 더 많은 애들이란 말이죠. 밤고양이들.


하하: 나도 중국 많이 다녀봤어. 너보단 더 많이 다녀봤을거다. 나는 한번도 이런적 없거든?


나:  그건 부장님이 중국인처럼 생겨서 그렇죠 ㅋㅋㅋㅋ 운이 좋으신 겁니다. 


신입: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런 시골 깡촌은요. 말씀하신 죠빠제에 가도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장사가 잘 안된다는 말이죠.

그런데 왜 있는거냐? 여기가 공장 지대니까요. 해외에서 출장오는 사람도 많아요. 그럼 술집 사장들이 뭘 하느냐? 

예쁜 여자들 고용해서 길에서 남자를 물어오게 시켜요.


하하: ........


나: 특히나 자O가 뇌를 지배한 남자들. 중국말도 잘 못하면서 전투 중국어 믿고 따라 나섰다가 어리버리 하는 사이에 술 한병 뿅 따는거죠. 실컷 놀다가

계산할 때 보면 그 술이 100만원 짜리야. 두병 마셨네? 200만원이죠. 안주로 먹은 샐러드도 20만원 짜리래. 그때 되면 여자들 다 먼저 간다 하고 입 싹-닦고

가버린다구요. 


신입: .........;;


나: 이정도는 다행이야. 여자애들 따라갔어. 하필 술집이 지하에 있네?? 들어갔더니 손님이 1도 없어. ㅋㅋ 자리 잡고 몇 잔 먹다 보면 잠시후에 머리 빡빡민 형아 들이

너 댓명 들어온다고. 여자애들 오빠거나 남자친구라면서. 말 안통하니까 일단 맞고 시작하는거지. 겁나 털리다 보면 여자 애들 미성년자라면서 공안한테 가자고 협박해.

여권에 '色狼(서랑)색마' 도장 박을래, 아니면 몇백 몇천 물어 낼래? 하면서 나오는거지. 근데 돈을 주면 그냥 보내줄까? 아니지~~


하하: 야 그런건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거 아니냐;;


나: 예전 회사 제조팀 형아들 저런거 많이 당했죠. 보고 듣고 저도 중국에 1년 살면서 옷팔 때 옷사준다고 불러 내길래 나갔는데 갑자기 지하 술집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바로 도망쳤죠. 심지어 대낮에 돈가스 집에도 저런 애들 있어요. 이런 깡촌 마을엔 이런거 엄청 많아요.


신입: 그래도...도박이랑 비슷한거 아닌가요. 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도망 나오면...


나: 야 ㅋㅋ 도박이란건 얻는게 잃는것 보다 많을 때 하는게 도박이야. 쟤들하고 놀면 뭐가 남는데? ㅋㅋ 재미? 진짜 그거야? 어떻게 잘 꼬셔서 뭐라도

해보고 싶은건 아니고? 순간의 쾌락이랑 니 여권에 '도장' 박혀서 추방 당하고, 앞으로 중국 못들어가는 상황하고 비교가 되냐? 


신입: .........


나: 여기 부장님은? 집에 가족들이 여권에 도장 박혀온 부장님 보면 평생 상처받지 않겠냐? 

자O에 뇌를 지배당한 멍충이들이 도박 쟁이들 보다 못한 판단을 한다고. 

그래도 나가서 같이 놀래?


신입: 아닙니다...안가겠습니다..


하하: 그렇게 까지 말하는데...어떻게 나가냐...그래...알았다.....


나: 신입아. 혹여나 다른 중국출장 가더라도 이런일 있으면 응하지마라. 보니까 너한테는 외국인 특유의 느낌이 있나보다.


신입: 네...


그렇게 안전하게 호텔에서 숙박 후 다음날.


식당으로 가 토스트에 버터, 그리고 계란 후라이. 맛있게 음미하고 있는데

하하 부장과 신입이 내려왔음. 나름 본인을 따라 한다고 토스트에 버터를 발랐는데 역시나 요리사 앞에서

어버버 하고 있었음 ㅋㅋㅋㅋ 


가서 말해줬음. " 蛋黄不用全熟 " ㅋㅋㅋㅋ 권력의 맛.

그날도 에그타르트를 하나 챙겨 택시기사에게 주었음. 모두가 가벼운 마음이었음.

하하부장과 신입은 어제밤이 못내 아쉬웠던지 조금 떨떠름해 보였음. 그리고 약간 피곤해 보이기도..


나: 근데 두분 좀 피곤해 보입니다? 잘 못 주무셨어요?


신입: ...............


하하: ....니 말이 맞는거 같더라...


나: 뭐가요?


하하: 어제 여자들 말이야....


나: 설마? 만나셨어요? 


하하: ...........


신입: 만나진 못했어요. 저희보고 자기들 있는데로 오라길래. 저희는 아까 봤던 양꼬치 집에서 놀자고 했거든요.


하하: 들은 말도 있고 해서 그쪽으론 안갔어. 걔네는 오라고 부르고, 우리는 너네가 여기로 오라고 불렀지..


나: 허참...ㅋㅋㅋㅋ 


신입: 안간다고 하니까 바로 답장 없이 잠수 타던데요...ㅠㅠ


나: 그럼 왤케 둘이 피곤해 보이는지?


하하: 아쉬운 마음에 둘이서 그냥 이리저리 빙빙 돌았지..근데 슈퍼하나 문 열린 곳이 없더라..


나: 끓어 오르는 욕정을 밤새 걸으면서 발산 하셨구만 ㅋㅋㅋㅋ  차라리 화장실에서 야동 한편씩 때리고 일찍 주무시는게 나을듯...ㅋㅋㅋ


하하: 화장실 벽이 다 유리야...ㅋㅋ


나: 이래서 1인 1실을 써야하는겁니다!!!!


신입: ㅋㅋㅋㅋ...아무튼...기분이 그렇습니다...제가 중국에서 먹히는 얼굴이 아니라..호구의 얼굴이었군요...


나: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공장에 도착하고. 담당자의 환대를 받아 라인으로 들어갔음.

오늘도 오전동안 장비 좀 보다가 대충 퇴근하면 되는 일정..꿀이었음.


그러다 장비를 보는데 뭔가 계속 찜찜한거임.

첫날 부터 찜찜하던게..담당자가 고작 20분 정도 장비 모니터링 하고서는 '마킹빠짐'이 안나온다고

판단한 부분이었음.


과거 D사에서 하루 종일봐도 안나오던 건데..운 좋으면 몇일..운나쁘면 몇달에 한번 나오던 마킹 빠짐이

여기서는 고작 20분만 봐도 판단 가능할만큼 자주 나왔다??


나: 이상하다..D사 제품이 이렇게 하자가 많을리가 없는데...불량 마킹이 너무 많아...


하하: 왜? 또 뭐가 문제인데!?


갑자기 하하 부장이 짜증스레 물어봤음. 뭔가 첫날부터 자기 마음대로 되지않고 끌려 다니는 느낌에

자존심이라도 상한 마냥..하하 부장은 뭔가 이끌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었음. 뭔가를 하자 제안하고 사람들이

따라 주는걸 좋아했음. 근데 본인과 출장 나오니 그게 잘 안됬던거지..


게다가 어제의 찝찝한 경험...분출 못한 욕정 ㅋㅋㅋ 

잠 못잔 피곤함ㅋㅋㅋㅋ


나: D사에서 이 장비 많이 봤지만 불량 마킹이 이렇게 까지 많이 나오진 않았거든요. 뭔가 잘못된거 같아요.


그리고선 파라메터 화면을 띄워 보았음. 일전에 설명한 호카게의 예술작품 '공통결점' 관련 파트. 이 기능을 제대로 동작

시키기 위해서는 각 광학군마다 프레임을 계산해서 설정해주는 값이 필요함. 평소 이런 파트는 비전팀이 관리해왔기 때문에

신경써서 본적은 없었지만, 본인은 코드를 통해 이 값이 '공통결점'기능을 위해 어떻게 맞춰줘야 하는지 대략적으로 알고있었음.


나: 이 값들이 뭔가...반대로 먹혀 있는거 같은데요? 확실하진 않은데.. 제가 이론적으로 아는 방향하고 정 반대로 맞춰져 있는거 같아요.


하하: (갑자기 발끈) 야. 너 그말 책임질 수 있냐!?


나: 네?


하하: 너 말 신중히 해라. 이거 우리 팀 사람들이랑 너네 팀장이 다 맞춰놓고 간 값들이야. 너 말대로면 그 사람들이 다 틀렸다는 거라고.


나: 허? 말을 신중히 해라?? 책임질 수 있냐??? 듣다보니 되게 띠껍게 들리네요? ㅋㅋ


하하: .........


나: 엔지니어가 이상하다 말하면 그 부분을 확인 해보면 되는거지 지금 나한테 따지듯이 얘기할건 아닌거 같은데? 부장님. 오늘 뭐 기분 안좋으세요?


하하: 야. 너 대리야. 나는 부장이고.


나: 근데요? ㅋㅋ


하하:  근데요? 몰라서 묻냐?


나: 아니ㅋ 알고는 있는데 제가 굳이 거기 맞춰드릴 필요가 없어서요 ㅋㅋ 나는 장비를 해결하러 출장 온거지 부장님의 그 알수없는 

기분 맞춰 주자고 출장온건 아니거든요 ㅎㅎ


하하: 야. 너 예전부터 좀 그랬는데..니가 그렇게 잘하냐!? 니네 팀장이나 너보다 오래 일한 우리 직원들 해 놓은거에 품평 할 만큼

그렇게 잘하냐고.


나: 저는 제가 잘한다고 떠든적이 없어서 ㅋ 그리고 당연히 ADN 장비를 현재 담당하고 있고, K팀장님이나 저희 팀장님도 저 한테 이 출장 맡기신거구요.

제가 느낀 이상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된다고 봅니다만? 품평이라니...장비업계 일하시는데 그 무슨 해괴한 말씀인지...ㅎ


하하: 야. 증명 할 수 있냐? 이 자리에서 증명 할 수 있냐고.


나: 바로 테스트 해 볼 순 있죠. 근데 지금 옆에 중국 담당자가 쳐다보고 있는데? 어떻게 이 자리에서 진짜 문제가 나오면 

부장님 뒷감당 어떻게 하실라고요? ㅋㅋ 부장님이야 말로 책임질 각오 하시고 저한테 큰소리 치시는지요? ㅎㅎ 이 장비 하시던 분도 아니시고

프로그래머도 아니시 잖아요? ㅋ


하하: 해봐. 상관없으니까-


나: 잘 생각해 보세요. '마킹빠짐'이 제 이번 출장 목표입니다. 이미 목표달성은 했어요. 근데 그 외에 애초에 이 장비가 세팅이 잘못된 상태로

양산되어 왔다는게 밝혀지면 ㅎㅎㅎ 그쪽 K팀 ㅈ 되는 수가 있어요? 그래도 계속 저한테 이렇게 나오실 래요? ㅋ 지금 상황 파악 안되요? 


하하: 와..ㅎ 어이없다 너. 벌써 너는 니가 맞다는 거네? ㅋ


나: 아이고~ 그럼 나도 모르겠다. 어이 신입. 잘 봤지? 이거 내가 시작한거 아니다. 그쪽 부장님이 갑자기 지옥문 연거야? ㅋㅋ

나중에 니네 부장님 편 든다고 딴소리하면 너는 반드시 내손에 죽는다?^^ 너는 잘 모른다 회피해도 죽인다?^^ 잘 생각해라. 어제 밤에 일.

너 약점 잡힌거일 수도 있다 나한테? 너 하기 달린거라고 알겠어?


신입: 네;;


하하: 야. 너는 엄한 애한테..!!


엄하긴! 정작 중요할때 나중에가서 자기는 아무것도 못들었다 중립 포지션 잡으면 '승패'가 가려지지 않는데!

반대로 지네 부장 편들고 나서면 나만 곤란해지거든. 이참에 확 꺾어놔야 나한테 유리하니까..! 


나: (담당자에게) 혹시 매직 같은거 가지고 있어?


이연걸: 왜? 


나: 테스트 해보고 싶은게 있어서. 검정색 매직 하나만 빌려줘. 


그렇게 매직을 하나 가지고 장비 앞으로 갔음. 담당자는 본인이 뭘 하는진 모르지만 졸졸 따라와서 지켜보았음.

본인이 한 건 간단했음. 검사기로 들어가는 필름에 매직으로 검은색 점을 하나 꾹 찍었음.

이 점이 검사기로 들어가면 불량으로 잡힐테고, 뒤에서 마킹이 되어 나올거임.


점을 찍어두고 검사기 뒤로 걸어가서 기다렸음. 그리고 곧이어 나오는 불량 마킹.

원래대로 하면 1개가 나와야 하는데 3개의 마킹이 나왔음. Y방향으로 각기 다른 위치로.

이걸 본 중국 담당자가 으잉!? 하더니 본인의 손에 있던 매직을 뺐어들고 다시 장비 앞으로 뛰어갔음.


그리고 후다닥 다시 뛰어오는거임. 앞으로 가서 매직으로 길게 가로선을 그리고 온 모양.

잠시후 마킹기를  빠져나오는 제품이  엄청난 개수로 빼곡-하게 불량 마킹을 찍어나왔음.

이 상황을 판단 가능한게 본인과 담당자 뿐이었던지 하하부장이나 신입사원은 ?? 하는 표정으로 서있기만 했음


이연걸: 이...이게 왜 이렇게 나오는거야?


나: 잠깐만. 우리 총 책임자인 부장한테 물어볼께^^ 부장님. 담당자가 지금 마킹 왜이렇게 나오냐고 물어보네요? 대답해 보세요.


하하: 어..어? 그게....


나: 기다려 드릴테니까 직접 해명 하세요. 저는 통역만 해드립니다.^^


하하: ;;;;


이연걸: (뭔가 점점 화난 얼굴로)왜 바로 대답이 안나와? 


나: 기다려~ 부장님. 왜 바로 대답이 안나오냐는데요? 고객 화내기 전에 빨리 대답하세요.


하하: 저...OO야. 지금 뭐가 잘못 된거야..?


나: 아까 저더러 저는 '대리'고 본인은 '부장'이라고 큰소리 치지 않았어요? 부장이 왜 대리한테 물어봐요. 쪽팔리게~


하하: 야..이건 일이잖아.


나: 나도 일 얘기한건데 부장님이 혼자 '욱'하셔서 일이 아니게 만드셨죠? 그 덕에 지금 상황이 된거니까 수습하셔야죠?


하하: 야...;;


나: 결국 모른다는 거네요? 그럼 그대로 통역해 드립니다 모른다고?


하하: 야...고객한테 모른다고 어떻게 말하냐;;


나: 하세요. 출장 나오면서 본인들 장비 제대로 파악도 안하고 나왔어요? 그래놓고 감히 저한테 책임질수 있냐고? 신중하라고??너가 그렇게 잘하냐고??!?! 

기도 안찹니다. 모른다 정돈 부장님도 중국어 할줄 아시죠? 말해 보세요. 뿌쯔다오~ 하고 ㅋㅋ


이연걸: 부장이라며. 왜 대답 안 하냐고 좀 말해줘.


나: 고객사가 그러네요. 부장인데 왜 대답 못하냐고. 시간 질질 끌지말고 빨리 수습 하시라니깐? 이제와서 뭐~ 비겁하게 사과하고~ 도와달라 그러기엔

여기 신입사원 앞에서 부장 체면이 좀 그렇지 않겠어요? 저도 부장님이 사회 생활 하며 그런 비.굴.함.에 눌.려.사.는 사람(니 트라우마)은 아닐거라 믿습니다.


이연걸: 대답하라고!!!!!!!!


하하: 뚜..뚜이부치...워...뿌쯔다오...;;


이연걸: #$!$%!%$%$^


이게 왜...큰일이냐. 예를 들어 2000M짜리 Roll에서 100개의 불량이 나왔다고 한다면 품질 A급이라고 3000만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해보겠음. 

근데 그 3배인 300개가 나오면 B급으로 2400만원에 판매를 해야함. 방금 테스트로 1개의 점을 매직으로 찍었는데 불량 마킹이 3군대가 나왔음.

그렇다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공장에서 나오는 Roll은 실제로는 A급으로 팔려야 할 필름들이 B나 C급으로 팔려나갔다는게 됨.

금전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거임.


왜냐면 이곳은 유령도시 소공장이라 2차 판단을 내릴 공정이 없음. 여기서 만들고 다이렉트로 판매인거임.

이걸 과연 고객사가 눈 감아 줄 수 있을까? 


이 문제를 묻어 가고자 마음만 먹었다면 스리슬쩍 고객 모르게 

조치를 해버리고 우리끼리 모른척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어금니 꾹 깨물고 넘어가 줘 봤자. 

제 눈에 '고래'밖에 안보이는 이 모지리 하하 부장은 자기가 잘 해서 그럴걸로

착각하고 살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렇게 본인을 벼르고 있는 사람이 결코 본인의 '공'을 

있는 그대로 회사에 보고해 줄 일도 없다 판단했음. 


회사에는 미안하지만. 내가 60을 얻고 적이 40을 얻는 상황과, 나는 얻는게 없지만 적을 확실히 조지는 상황이라면 

본인은 60에 미련을 두지 않는 사람이었음. 적과의 공존!? 함께사는 세상? 그런거 없음.


그래...K팀의 2인자라고?  부장달면 회사 생활 끝날 줄 알았지? 


이 일로 인해. 5일 일정이던 출장이 2주로 늘어났음. 

그리고 지옥같은 생활이 시작되었음.(본인빼고 ㅋ)

 



전쟁의 적기사....??수석. 포탈 전송 대기중.......(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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