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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씁쓸한 사이다 몇 개
게시물ID : soda_7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낮은곳으로뿅
추천 : 16
조회수 : 167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8/20 20:03:25
한 살 차이 남동생을 둔 여징어입니다.
베오베에 덩치크고 인상 험악하면 살기 편하다는 글 보고 생각난 거 써봐요!

남동생은 183에 100키로에 운동(검도)을 7년인가 아무튼 오래 함. 도장에서 사범알바를 할 정도.

안경벗으면 아주 험악해짐. 검은 옷 입혀놓으면 어깨형님들의 포스가 남

그러나 아주 착함...연년생임에도 누나한테 맞으면 맞았지 대든 적 없는 순딩한 아이임 (이젠 안때려요8ㅁ8)

동생과 함께 다니며 겪었던 소소한 사이다를 써보겠음

1. 피시방

지금처럼 전체금연이 아니라 금연석과 흡연석이 나눠져있을 시절. 자리가 없어서 동생과 따로앉아 피시방에서 게임을 했음.

한참 하는데 옆자리 남자가 담배를 핌.

...? 여기 금연석인데?

담배연기를 질색하는 내가 용기를 냄

나: 담배 꺼주세요
남자: (무시)
나: 저기요 담배 꺼달라구요 여기 금연석..
남자: (말을 끊으며) 존x 시끄럽네 씨x

졸지에 금연석에서 담배 꺼달라고했다가 쌍욕먹은 나는 어이를 잃음. 그러나 싸우면 내가 처맞을 게 뻔했기에 동생에게 채팅을 보냄. 급하니까 빨리 와달라고.

말 잘 듣는 동생 1분도 안되어 나타남
동생 내 옆에 남자보더니 눈치 깜

동생: 거 담배 끄시죠
남자: ... (조용히 끔)
나: 좀 전에 시끄럽네 씨발 한 것도 사과하세요(호가호위)
남자: (머뭇거리더니 동생이랑 눈마주치고 나한테 사과)

동생이 이런 일 있으면 또 자기 바로 부르라고 하고 감. 남자는 몇 분뒤 쪽팔렸는지 자리를 떠남.
동생한테 바나나우유 사줌.


2. 영화관 커플

영화를 보러 갔는데 (피튀기는 스릴러였던 듯) 옆자리 커플이 자꾸 자기들끼리 소근거림. 자기들 딴엔 귓속말이었겠지만 옆자리의 나는 사자후처럼 잘 들렸음. 저 배우가 누구고 어디에 나왔고 아니 그걸 왜 굳이 지금...

동생이 옆에 있으면 담이 커지는 나는 커플에게 말을 걺

나: 죄송한데 조금만 조용히 해주세요
커플: ... (잠깐 조용해짐)

그러다가 나한테 주의를 받은 게 자존심이 상했나봄.
누가봐도 고의로 나한테  지들 먹던 팝콘을 흘리고 (가루있는 팝콘이었음) 어머 죄송해요..ㅋㅋㅋㅋㅋ꺄륵 이지랄

죄송하다면서 왜 웃니?

빡쳤으나 영화관이라 일단 참음.
그러자 기세가 등등해진 커플...아니 커퀴벌레

여커퀴: ㅋㅋㅋ뭐야 암말도 못하네
남커퀴: ㅋㅋㅋㅋㅋㅋㅋ진작 조용히 있지

^-^싯뱔...! 나는 이를 악물고 영화가 끝나길 기다림 (이와중에 영화는 재미있었다)
커플도 그 뒤로 간간히 속닥이며(뚝심있는 것들..) 영화를 봄

드디어 영화가 끝남
매의 눈으로 커퀴를 살피던 나는 영화관 계단 내려오고 평평한 곳에서 실수인듯 실수아닌 실수같은 어깨빵을 여커퀴에게 날림

여커퀴와 남커퀴는 붙어있었기 때문에 일타이피

여커퀴가 비명을 지르고 남커퀴가 당황하는 사이 나는 동생곁에 착 달라붙음
그리고 아까 영화관에서 들었던 여커퀴의 사과를 따라함

나: 어머~죄송해요~ㅋㅋㅋㅋㅋㅋ꺄륵
커퀴: 아니..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나: 뭐긴요 실수죠 아 그리고 자리에 쓰레기버리고가지마세요 어휴

하고 커퀴가 자리에 당당하게 두고 갔던 빈 플라스틱 음료잔을 품에 막 안겨줌

커퀴는 열받음+당황+황당인 듯했으나 그날따라 검은색 가죽점퍼를 입고 나온 동생의 조폭스러운 풍채에 더이상 따지지 못함

그 날 동생에게 치킨 쏨


몇가지 더 있었는데 당장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씁쓸한 이유: 동생이 없었다면 이 글은 사이다가 아니라 고민게나 멘붕게에 작성했겠죠....8ㅁ8
잘 먹어야겠다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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