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은걸 어째요. 그 애가 보자고 하면
있던약속들 다 취소하고 세시간 거리를 가게 되는걸..
그렇게해서 두시간 집얘기 남자친구 얘기 들어주고 막차타고
들어가도 마냥 좋은걸.. 오늘처럼 차가 끊겼는데 택시비
아끼려고 도중에 몇시간씩 걸어서 집에 가게 되도 
마냥 좋은걸.. 그래놓고 막차타서 집에 왔다고 거짓말하는
제 마음을 알아줬음 싶은걸.

그 애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대출이자로 쩔쩔매며
고민하길래 난 니편이라고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부담되지 않을 만큼만 도와준다며 계좌에 십만원을
넣어줬는데..  미안해하는 걔한테 너가 미안해하면
나도 미안하고 너가 고마워하면 나도 고마우니까
미안해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텅 빈 계좌 텅 빈 지갑을 봐도 내일부터 일일알바하면
된다며 ..걔한테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기분부터 좋아지는데..

사실 방금까지도 기분이 좋았어요..근데 글을 쓰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 난 이걸로도 좋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걔가 행복해지기만 해도 난 좋은데..ㄴ
ㄴ
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