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한일전 관전평(istat펌)
게시물ID : sports_130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우비
추천 : 13
조회수 : 10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03/19 05:05:57
`^^ 기분좋은 승리였습니다. 
2번째 완승인데요.. 일본은 쿠바와의 패자부활전.. 4강도 장담키 어렵게 됐군요.
그래도 객관적 관전평은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순서는 생각나는 대로입니다.

1. 봉중근과 다르빗슈.. 그리고 윤석민

말할것도 없이 어제 경기의 
승자는 봉중근이고 패자는 다르빗슈였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스카우터로서 점수를 매겨본다면
봉중근은 A- , 다르빗슈는 A를 줄 것 같네요.
그만큼 다르빗슈의 구위는 대단했습니다. 
아마 경기를 다 보지 못한 분들은 다르빗슈-3실점-패전투수-별거아니네.
이렇게 연결지을 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좋은 투수가 분명했습니다.
다르빗슈가 던진 5이닝동안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 때려낸 안타는 
1회 이용규의 첫안타와 이후 김태균의 안타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1회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 이후에 실점에 이르게 될때까지 과정을 보아도
바로 정근우, 김현수에게 두개의 내야땅볼을 만들어내지요.
이용규, 정근우의 빼어난 주력과 2루수 이와무라의 실책성 플레이가 없었다면
첫번째 병살유도는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 가져갈뻔했습니다.

다르빗슈는 투구동작중 잠시 멈추는 듯한 이중모션의 폼을 가졌는데
그렇게 던졌을때 더 위력적인 구위를 보였습니다.
이용규의 출루와 연이은 출루로 
일반적인 셋포지션동작에서는 약간 제구가 불안한 모습이었지요.
오히려 만루를 만들고 나서
다시 주자를 신경쓰지 않고 와인드업동작으로 들어갔을때
위력적인 구위를 드러냈지요.

물론, 이진영의 2타점 적시타가..다르빗슈에게 가장 뼈아픈 일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때 그 공도 제구가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이진영이 그만의 타격감각으로 만들어낸 안타였습니다.
타이밍도 늦었고 떨어지는 공이었지만 끝까지 배트콘트롤로 밀어내서 
안타를 만들어냈지요. 약간 더 늦었거나 빨랐다면 평범한 내야땅볼이었겠지요.
다르빗슈로서는 1회에 삼진을 만들수 있는 구위가 안되었다는 점에
통탄했겠지요..
어쨌든 3실점 이후.. 다르빗슈는 괴물투수의 역량을 맘껏 드러냅니다.
압도.. 라는 표현이 맞을텐데요. 
투구수 제한이 없었고 1회에 30개 가까운 공을 던지지 않았다면
완투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김태균은 하나 해주더군요.  (닉네임 킴 대단..)

그렇다고 봉중근이 못했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양팀모두 전진수비하는 외야수 키를 넘을 만한 정타를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만큼 봉중근의 구위와 볼배합도 훌륭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와 비교했을때
역시 봉중근의 공을 쳐내는 일본타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삼진도 하나에 불과하고.. 
만약 다음 한일전이 있다면 굳이 봉중근을 쓰는것은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군요.

오히려 다르빗슈와 견줄 상대는 한국의 윤석민이었습니다.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잘 막아줬는데 대단한 투수입니다.


2. 이용규, 이범호.. 그리고 이진영

이용규, 이범호.. 
사실 타격에서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용규와 이진영은 1회에 안타로..
이범호는 8회에 볼넷으로..
그 한번을 제대로 해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였습니다.
기록지를 보면 그 타석을 제외한 다른 타석에선 
전혀 출루하지 못했습니다. (이범호는 병살도 했지요..)

그러나 야구가 어떤 경기인가요.
타자는 10번중에 3번이상을 치면 대단한 타자라고 칭송받지요.
한경기에서 한 타자가 하나이상만 해주면 된다고 봅니다.
우려를 딛고 둘은 자신의 몫이상을 충분히 해줬습니다.

이진영은 생각보다 참 좋은 타자더군요.
저도 모르게 SK 디스카운트를 하고 있었나봅니다.
이진영의 기용은 100프로 성공이었습니다.


3. 김인식 감독님.. 그리고 하라 감독..

김경문 감독이 올림픽에서 손에 땀이나고 등골이 싸한 믿음의 야구를 보여줬다면
이번 김인식 감독은 그야말로 제대로된 작두 타는 작전야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이로울 정도인데요..
엔트리와 구성, 그리고 일정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엔트리 기용의 폭을 봐도
김인식 감독은 전 선수를 고루 쓰면서 톱니바퀴같은 조직야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에 다시 보면..  상식적인 작전이긴 하나
그 긴박한 상황에서 실수없이 대처하기란 쉬운게 아니지요.

추신수 -> 이대호 -> 이택근 기용도 하나의 망설임없이 이뤄졌고..
정근우 -> 고영민..
김현수 -> 이종욱.. 쉬프트도 적기에 제대로 들어맞았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수비쉬프트는 
9회 무사 1루에서 
김태균에게 1루를 떠나서 뒤로 물러나서 선상수비를 지시한 것인데요.
그 판단이.. 김광현과 한국팀 모두를 살렸습니다.
만약 김태균이 주자 견제를 위해 1루에 붙어있었다면 최소 2루타 코스였지요.
하지만 수비모드 김태균은 호수비를 보여주면서
일본의 추격의지에 물을 끼얹습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그에 비해 하라감독의 승부수는 템포가 늦었다고 봅니다.
9회 무사 1루에서 
왜 1루주자를 교체하지 않았던 것인지..
(이나바..였던걸로 기억하는데..나카지마나 키메이 같은 선수는 빠르지 않나요.)

그리고 그것보다 더 궁금했던 건.. 8회말 만루의 위기에서
왜 좌완 이와타를 계속 이범호와 상대시켰던 것인지..
다나카를 내보내도 되고..
마하라, 후지카와 같은 정상급 우완 마무리를 보유한 상태에서
왜 교체에 굼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전까지 그렇게도 맞춤형 투수교체를 남발하던 하라감독이 말입니다.
물론,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만..
결국 어제 경기는 이와타가 이범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면서..
완전히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자한명이라도 한방이면 동점인 2점 차이와..
3점차이는 투수가 느끼는 중압감에서 차이가 나니까요..

결론은 김인식 감독의 완승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믿음에 부응해서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의 힘이고.


4. 일본은 못하는 팀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다소 심리적인 문제라고 보여지는데..
어제 경기에서 두 팀다 상당히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타선에선 이치로와 오가사와라.. 그리고 야수의 수비력, 투수들까지도 
일본팀은 뭔가 강팀답지 못한 부분이 보였습니다.

아마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을 보면 잘 드러나겠지만..
왠만하면 일본이 쿠바를 꺾지 않을까 싶은데요..

민훈기 기자의 관전평을 보니..
WBC 대회에서 일본 투수들이이 허용한 볼넷 총 18개 중에서
한국전에 17개를 헌납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타자들이 잘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실력으로만 따지기에는 그 정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분명 뭔가 일본이 한국팀에 대해 심리적 중압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단순히 일본선수들이 
"한국이랑 일본이랑 실력이 이제 비슷해."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벌어지지 않을 현상이지요.
밖으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아직까지도 "몇 수 아래의 한국에게 지는 건 정말 수치다.."라는 
심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1회의 3점내준것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나보다 한없이 약해보이는 상대가 갑자기 비슷한 실력으로 대응해오면
급격히 당황해버리는 이치이지요..

하지만 그것을 반대로 얘기하면
만약 정말로 이제.. 한국과 일본은 대등한 실력이다.. 라고 마음 먹고
들어온다면 그때부터는 다시 객관적인 전력차를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래봤자 종이 몇장 차이지만..


일본팀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정말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 같네요.
그땐. 두 팀다.. 모든 중압감을 떨쳐버리고 정말 야구를 위한 승부를 해봤으면 해요.
이치로, 아오키, 오가사와라, 조지마, 후쿠도메..
이렇게 도쿄로 보내버리긴 너무 실망스러우니까..
마치 오티즈의 도미니칸을 떠나보낼때 섭섭하듯이..

다시한번 한국팀의 4강 확정 축하..


p.s. 이용규가 아오키의 타격폼을 배운 사실을 아시나요.
비교해보시면 거의 흡사합니다. 
재밌는 사실이지요. 자신의 우상을 면전에서 묵사발 만들기..

타격폼 하니 생각나는데.. 미국팀의 유킬리스 타격폼을 볼때마다 웃음이 납니다.
마치 택견하는 거 같은데... 그 리듬감하며 참..




istat 김경민 회원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