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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홍콩에 갔어요
게시물ID : star_3244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ighMachine
추천 : 11
조회수 : 1437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5/10/23 01:39:47
군대 있을 때 아이유의 좋은 날이 나오고
오빠가 좋다는 지은이에게 빠져
어느새 얼굴 안나온 사진만 보고도
아이유인걸 알아보는 저를 보는 친구들의 눈빛이
"저 색희 덕후야."
취급 받는 징어 입니다.

아이유가 이번에 홍콩에 가서
제가 아는 분야가 나온 김에 글을 써봐요

일단 영상부터



아이유가 부른 囍帖街(희첩가) 입니다.

원곡은 2008년에 謝安琪(사안기)가 부른 동명의 곡이며 당시 매우 히트했습니다.



'희첩가' 해석하자면 청첩장의 거리 정도 되는데 홍콩에 실제로 있는 청첩장 인쇄 공장(인쇄소)이 즐비해 있는 곳 입니다.


여기서 잠시 홍콩이란 곳에 대해서 약간설명을 할게요.
굵은 글씨만 읽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 한국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기엔 거기 그냥 폭탄빼고 다 터진다는중국 아냐? 라고 하지만
홍콩 현지인, 특히 젊은 사람들한테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기분 나빠 합니다.
실제론 거의 다른 나라라고 봐도 될 정도 입니다.

특히 홍콩의 언어인 '광동어'는 중국의 표준어 '보통어'와 말조차도 통하지 않죠.
쓰는 단어, 발음, 글자(광동어는 번체자, 보통어는 간체자), 심지어 글자 순서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발음은 우리말에는 없는 '성조'가 존재하는데 보통어의 4가지 성조와 다르게 9가지나 존재 합니다.
홍콩 정부의 개편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6개 이지만 현지인들은 까셈이전과 똑같이 사용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이 성조 때문에 광동어의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외국인이 "광동어를 공부하겠어!" 라고 하면 광동어 원어민들은 "네가?"(손담비) 라며 콧방귀 뀔 때도 있죠.
광동어 원어민들 중에도 광동어를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이 아주 드뭅니다.
심지어 앵커들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메이저 방송사로 갈수록 발음이 정확해지는 (...)
우리나라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할 현상이 있습니다.
정확한 성조와 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은 광동어 언어 관련 교수, 박사 뿐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죠.


그런 와중에 아이유가 홍콩에 가서광동어로, 히트친 홍콩 노래를 부릅니다.
이는 홍콩에 아이유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홍콩 현지인들 어느 사람 페이스북을 들어가도 담벼락에 아이유 영상으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홍콩 유튜브에서 IU 검색을 하면 위의 영상이 좌르륵 뜨고
원곡 제목을 검색해도 아이유가 먼저 뜹니다(...)

원곡 작사가는 아이유가 3분의 무대를 위해 10년을 노력한 아티스트라고 언급까지 해주죠.

댓글들을 보면
"사랑스럽다."
"귀엽다."
"홍콩에는 저런 가창력 가진 가수가 없다."
"나보다 발음이 정확하다." (실제로 그렇진 않습니다...)
등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찬양긍정적 댓글들이 주를 이룹니다.

K-pop이 다른 나라에도 많이 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예전 처음 아이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시기에 가졌던 거리감을
홍콩에서도 현재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욕을 하며 꺼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유 쇼케이스 댓글 중에는
"난 K-pop은 싫은데 아이유는...사랑에 빠진 것만 같다."
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다시 홍콩이란 곳에 대해 약간설명을 하자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 이후
중국은 영국의 잔재들을 없애고 완벽한 '중국 속 홍콩'을 위해 노력합니다.
당연히 홍콩 사람들은 이에 반감을 가지고 특히 젊은이들은 이런 감정이 강합니다.

이번엔 다시 원곡 이야기를 해볼게요.
囍帖街 희첩가. 가사는 사랑 이야기 입니다...만 그 속 깊숙히 숨은 의미가 있는 노래 입니다.
희첩가, 청첩장의 거리는 중국이 갈아 엎어버리고 재개발하여 사실 지금은 추억에 남아있는 장소 입니다.
그 시기에 희첩가라는 노래는 홍콩인의 반감을 상징하게 되었죠.

이는 단순히 히트친 노래를 불렀다 이상의 의미로 홍콩 젊은이들에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 됩니다.


서툰 실력이지만 난이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외국인 치고는 괜찮은 광동어 발음으로,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불러주어 더욱 감동을 주었고,
아이유 쇼케이스의 이 선곡은 이런 여러 요소들이 시너지 효과가 되어
홍콩 젊은이들이 "존중을 받는다." 라는 느낌을 준 듯 합니다.

홍콩에 가서, 광동어로, 히트친 홍콩 노래를 불렀다는 것는 큰 효과가 있었던걸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샤랄라한 눈빛으로 듣다가 "으잉? 이 부분은 뭐라고 하는건지 못 알아 듣겠는데? 그래도 죠앙~♡" 하는 부분도 있어서
발음을 아주 잘했다고는 말 못하겠어요...물론 예전 광동어 초급자 시절 영상의 발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보너스
위에서 광동어의 난이도에 대해서 언급 했었고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이 아주 드물다 얘기 했는데요.
교수나 박사 급이 아닌데도 발음이 엄청 정확한 사람이 있습니다.
Eason Chan, 진혁신 입니다.
발음도 발음이지만 가창력까지 뛰어나
홍콩사람들 사이에서는 "홍콩 가수 마지막 희망" 이라고까지 회자 되곤 해요.




처음 듣는 사람은 언어의 장벽에 당황하게 마련이지만 노래가 참 좋아요.
그리고 이미 아는 사람도, 혹은 눈치 채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분이 "옆 비싼 허리까운~!" 부른 사람 입니다ㅋㅋㅋ
흔히 듣는 강철의 연금술사 불사전설 옆 비싼 허리까운은 광동어 버전 입니다.ㅋㅋ




새벽 1시가 넘어버려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마무리 해야될지도 모르겠네요
내일 출근 해야 되는데...

어쨌든 아이유가 좋습니다.
쇼케이스는 참 잘 한것 같구요

덧붙여, 이 글은 홍콩 현지인의 도움을 90%이상 받았으며, 저는 번역과 정리, 그리고 저의 생각을 조금 더 보태어 작성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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