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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사태를 지켜보면서
게시물ID : star_3290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파크립
추천 : 3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1/06 23:26:13
요 며칠 아이유 제제 건과 로리타 건에 대해 지켜보기만 하다가 몇마디 끄적여봅니다. 왠지 떨리네요..
 
 
 
 
첫째로 제제에 관해서,
결국 아이유-대중 사이의 권력 다툼 아닌가, 하는 생각.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라는 작품의 해석을 둔 권력 다툼. 
개인적으로 저는 해석에 정답이나 '올바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학 작품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해석을 말하는 겁니다.)
아이유의 해석을 존중해요. 저에게도 분명 낯설고 기묘한 해석이지만요.
대중들의 반감도 이해돼요. 아이유의 해석은 지금까지 이해해온 '나의 제제'를 무참히 무너뜨리는 해석이니까요.
불쾌감을 느낄 수 밖에 없죠. '나의 제제'가 무너졌는데.
더군다나 이 제제는 '아동학대'라는 매우 민감한 서사를 가지고 있는 케릭터니까요.
 
하지만 출판사의 개입은,
(사실상 이미 결과는 뻔한-아이유가 지겠죠, 아니 이미 졌죠.) 이 권력 다툼에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닌 목소리가 개입해버린 것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출판사의 목소리가 
저는 왜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려는 누군가의 목소리와 닮아보일까요?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닌 목소리의 개입은,
아이유의 제제를 비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결코 달가운 것이어선 안된다는 것의 저의 생각입니다.
 
 
 
 
둘째로 로리타 컨셉에 관해서,
(저는 아이유가 지속적으로 로리타 컨셉을 지향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 컨셉이 유달리 이번 앨범에서 논쟁이 되는 것은,
아이유 스스로 대중에게 자신이 로리타같은 존재임을 자각하고, 그것을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당혹스러울만치 직설적인 아이유의 발언에 가장 당혹스러울 이는, 
아이유에게 '로리타'로서의 면모를 기대했던 은밀한 시선, 그 뒤에 있던 자들 아닐까요?
 
혹은, 아이유가 차용하는 '로리타'가 곧, <롤리타>라는 소설 속에 등장한, 주인공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치는 소녀라고 할 때,
이 차용의 의미는 조금 다른 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관은 연약해보이는 어린 아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나, 당신을 미치게 하는 사람이고 싶어요'라는 아이유의 욕망(?)의 투영일지도 모르죠.
실제로 그녀는 아이이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성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이고 싶어하니까요.
이런 아이유의 욕망이 그녀 자신의 욕망일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자하는 욕망일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겠지만요.
 
 
 
마지막으로 해석에 대해서 다시 한번 끄적이자면...
아이유에 대해, 그녀의 윤리적 자질(?)에 대해 의심하는 글들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너의 해석에서 난 솔직히 좀 충격이었어. 이 글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다니? 너의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를 넘어서 '니 해석은 틀렸어.'까지는, 그래도, 가지 말았으면 하는게 저의 바람이에요.
그건 좀, 문학을 (나름)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가혹한 말인 것만 같아요. 그 말은 좀 아프네요. 전 아이유가 아닌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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