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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를 괴물로 만드는 괴물들을 괴물로 만드는 괴물들
게시물ID : star_3303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sqqqq
추천 : 2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08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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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며칠간 아이유의 ‘제제’로 연게가 시끄럽다. 가끔 이곳에 오긴 하지만 딱히 보고 싶은 자료가 있어서 연게를 들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훈훈한 분위기였던 연게가 이렇게 되고 보니, 눈팅러의 한사람으로서 글을 몇 자 적고 싶어진다.

‘표현의 자유와 해석의 자유’.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 덕목들은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해석이 쌓이고 교환되는 과정을 통해 한 사회의 문화는 더욱 풍요로워지고 성숙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자유는 어느 일방의 것은 아니다. 아이유가 자기 나름대로 원작(소설)을 해석할 수 있고 자신이 해석한 바를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 아이유의 작품을 타인이 해석하는 것 또한 자유다. 또한, 그 해석의 방향도 자유다. 누군가는 아이유의 ‘제제'에서 인간의 양면적 매력을 읽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거기서 롤리타를 상징하는 장치들을 읽어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아이유의 사과문을 보고 한 음악가가 자본주의에 굴복하여 택한 현실적인 비겁함 혹은 교활함의 예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를 읽고 안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모두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다. 물론 ‘제제’라는 곡에서 롤리타의 상징들을 읽은 사람들은 그 곡에 크게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 중 대다수 대중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이미 청소년 보호법이나 관련법들은 없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수에 비례해서 아이유의 상업적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그뿐이다. 대중문화의 주인은 또한 그들이니까. 다만 자신의 해석이 상대의 것보다 우월하다는 오만, 논리적 오류나 난독으로부터 시작되는 싸움들, 해석이나 견해를 넘어 사람이나 가상의 집단에 향하는 비난, 더 나아가 자신이 정답이라는 가정에 따라 상대의 해석에 가하는 조롱은 볼썽사나움을 넘어 폭력에 가깝다. 한 사람의 의견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거나 비공감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강제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동시에, 견해의 차이가 상대의 인성을 조롱해도 되는 근거가 될 리도 없다. 그 와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위해서, 들녘에 뜬금없는 권위를 쥐여준 다음 그 권위를 깎아내리는 유치함을 보여준 진중권이나 허지웅이 그나마 구경할 거리는 되었다.

이제 누구의 해석이 옳으냐로 싸워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듯한 글들은 그만 보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그렇게 될 리도 없지만, 그 과정 또한 불유쾌하며, 결정적으로 그러한 시도가 성공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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