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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 불안 장애를 이해를 돕는 내 경험
게시물ID : star_334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쌍파리
추천 : 12
조회수 : 3343회
댓글수 : 122개
등록시간 : 2015/11/23 02:02:13

혹시 이런 병에 걸릴수도 있는 다른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몇 글자 적어 봅니다. 

1.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 월화수목금금금 일했고 평일 11시 지하철 막차타고 퇴근
- 토일요일 구분없이 프로젝트 진행 무조건 기간 단축
- 하청업은 기간을 단축시켜야 돈이 남는 장사라...
- 새벽 4시에 주관사 PM이랑 우리 직원들이랑 삼겹살에 소주
- 프로젝트 기간에는 잠을 거의 하루에 2시간 3시간 
- 지금에야 안 거지만 수면부족은 인간에게 정말 치명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됨 .. 잠 안자면 죽음 죽음

2. 당시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때 일을 그만뒀어야 함

- 전에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서 
- 아주 사소한 일에도 분노가 양은냄비 라면처럼 부글부글 끓기 시작
- 예를들면 부서간 업무 협조가 잘 안될때 미쳐버릴듯 불같이 화가 나기 시작
-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이런걸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하는거 같음

3. 드디어 불안증 시작을 감지한 나의 사례

- 머리를 깍으러 미용실에 갔는데 머리 자른후 보통 머리를 감겨주자나요
- 미용실 가 본 오징어님은 아시겠지만 머리를 뒤로 완전히 젖히죠
- 머리를 뒤로 젖히는 순간.... 이제껏 태어나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엄청난 '공포심' 느끼게 됨
- 예를들면 인간 장기 밀매범에게 잡혀 산채로 수술대 위에 올려져 있는 순간의 공포라고 하면 느껴질라나...
- 이 날 내 몸이 뭔가 이상하다고 감지하고 얼마 뒤 건강을 문제로 퇴사 

4. 불안증 시작

- 고소 공포증 : 건물이 연립 5층인데... 집이 3층인데.. 엄청난 공포심 느끼기 시작
고속 공포증 : 택시를 우연히 탔는데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 나올정도로 뛰기 시작 --> 이건 안 당해본 사람은 어떤 느낌인지 절대 모름 
폐쇄 공포증 : 엘레베이트 못 탐. 무조건 계단으로 
- 여기에 결정적으로 어지럼증 시작 

5. 인터넷 검색해 보니 귀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동네 이비인후과를 감

- 이비인후과에서 큰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해서 큰 대학병원 가서 정밀 진단
- 진단하시는 분이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아래와 같이 말함
- "자 지금부터 제가 환자님을 심하게 고문을 할 겁니다. 진단을 위해 어쩔수 없어요. 그냥 참으셔야 합니다"

- 그리고 나서 아래와 같은 고문 시작.... 인간이 태어나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절대공포'를 체험하게 됨
- (1) 수술대 같은 곳에 눕는데 어깨 까지만 걸치고 머리를 완전히 뒤로 재끼게 함 --> 미용실에서 이미 경험했음
- (2) 세우잠 자듯 세로로 눞게 한 다음 귀에 물을 부어 넣음 
      --> 오른쪽 귀에 물을 가득 부어 채움 --> 엄청난 공포를 느낌 --> 오른쪽 귀는 문제 없음 진단
      --> 왼쪽 귀에 물을 가득 부어 채움 --> 전혀 아무런 느낌이 없음 --> 왼쪽 귀가 바로 문제 원인 진단
- (3) 원형 통 안에 사람을 가두고 빙빙 돌림 --> 세탁기 통 속에 사람 넣고 탈수 과정이라고 상상하면 됨
- 그외 많은 테스트를 다 거친 후 

- 왼쪽 귀 달팽이 관에 염증이 있다고 진단

6. 치료 방법

- 현대 의학으로는 원인도 모르고 따라서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하심 
-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확률은 가장 높다고 말하심
- 보통 귀가 몸에 적응하는데 2년 에서 3년 정도 걸린다고 함 병원에선 해 줄게 없다고 함
- 신경안정제 처방만 받고 집으로 

7. 이후 용하다는 병원 찾아가본 경험 몇개 

(사례1) 이 병을 아주 잘 고친다는 한의원 한 곳을 소개받아 감 
--> 처음에는 침치료 뜸치료 하더니 일주일 지나서 조용히 할 말이 있다고 함
--> 의사샘이 내 왼쪽 어깨에 어떤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다고 하면서 불경책을 한권 줌 
--> 이 불경을 매일 자기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내서 읽으면 한달 정도 후 이 할아버지가 몸에서 떨어질거라고 
--> 아파본 사람은 알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시킨대로 함
--> 나중에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으면서 그 한의원 그만 감

(사례2) KTX 타면 잡지가 있음 그 잡지에 이 병을 잘 낫게 한다는 한 한의원 광고를 보고 찾아 감
--> 여러가지 최신 장비로 테스트를 하더니 뇌압이 높아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함
--> 갑자기 큰 대야를 하나 주면서 코 밑을 받치라고 함 
--> 긴 쇠 침을 가져오더니 내 코 속으로 푸욱 찔어 넣어버림 
--> 코에서 시뻘건 코피가 줄줄 흘러 나옴. 피를 한 바가지 뺐음.
--> 뇌압을 낮추는 거라고 함
--> 이건 아닌거 같다 싶어서 한두번 가고 말았음


(사례3) 강남역에 유명 한의원 있는데 이 병을 많이 낳게했다는 소문듣고 찾아감
--> 여자 한의사 선생이 자기가 쓴 책이라면서 자기 책을 내용을 보여 주면서 이 병에대해 설명
--> 이 분의 의학적 논리는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뼈 와 관련이 있었음
--> 몸의 뼈가 뒤틀리고 변형이 되어서 이런 병이 생긴다고 진단 
--> 이 한의원은 이 병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거의 모두 나와 같은 병 증상
--> 대기 시간에 다른 환자들과 이야기 해 봤는데... 모두 뼈가 문제라고 진단

--> 치료 방법은 간단
--> (1) 일단 온열기를 한 10분정도 ... 뒷 목을 따뜻하게 해 줌  
--> (2) 그 다음 침술사가 와서 침을 놔줌 10분 정도 소요
--> (3) 그리고 나서 무슨 침대 같은데 누으라고 하고 (카이로프락틱이라고 하는거 같은데) 뼈를 여기 저기 뚝딱뚝딱 만져 줌
--> (4) 그 다음이 좀 가장 겁나는데... 몸 늘리는 고문기구 같은데 사람을 묶음. 그러면 그 기계가 몸에서 목을 잡아 당김. 
          가뜩이나 공포증 때문에 죽겠는데... 이거 하면서 혹시 이 기계가 고장이 나서 내 목을 잡아 빼버리면 어쩌나 하는 공포 극대화
--> 그리고 집에가서 자가 치료로 흙으로 만든 뭘 주면서 뒷 목 부분에 그걸 괴고 목을 빙글빙글 돌려서 목을 풀어주라고 함
--> 그외 집에서 할 수있는 몇가지 운동을 가르쳐 줌.. 이 모든게 뼈를 제자리 찾아가게 하는 운동이랍시고...
--> 내가 제일 후회가 되는 병원 ... 돈은 존나 많이 받아 쳐 먹었으면서 효과는 다른 한의원처럼 전혀 없는
-->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했으나 몇 달 하고 그만 둠


왜 한의원만 갔냐고요? 아까 말했는데요.. 양학에서는 이 병은 원인도 모르고 치료약도 없어요.
그냥 신경안정제 정도 먹고 귀가 몸에 적응할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2년이든 3년이든....

8. 이후 혼자 운동하면서 시간 보냄

- 처음 3개월 정도는 집 밖에도 못 나갔음. 집 밖을 나가면 발바닥이 땅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음
- 허벅지가 부들부들 막 떨리고 ... 이유를 알수없는 극한의 공포감.... 
- 이후 천천히 동네 뒷산 정도 오르락 내리락 하기 시작
- 조그만 산 등성이를 넘는데... 얼마동안은 정상을 못감
- 고개를 넘어가 봐야 그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거 이성적으로는 다 알고 있음
- 그런데 고개 정상으로 넘어가서 그 뒤에 고개 아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때문에 고개를 넘지 못함
- 다 설명하긴 힘들지만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려서 겨우 겨우 회복을 하기 시작
- 먹지를 못해서 뼈만 남을 정도 ... 혼자 사는 오징어임...


물론 병의 증상의 강약이 있겠지만 정형돈이 이런 증상을 이겨가면서 그동안 방송을 했다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들게 살아 왔다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됨....

혹시라도 내가 말한 위 증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빨리 조치를 하시기 바람
그리고 절대 잘 고친다는 병원에 대해 의심하시고 도움이 되시기를 바람....

** 추가 **

사람이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한가지 경험을 하게 됨.. 
극도의 통증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면 사람이 거의 초능력자 처럼 온 몸의 세포가 극도로 민감해 진다는 것 체험

예를들면 방바닥에 누워있는데 팔 뚝 그리고 허벅지로 통하는 굵은 핏줄로 피가 흘러가는 그 맥박이 몸으로 느껴짐
무슨 파이프 관 같은 그 속으로 뭔가 액체가 쿨럭 쿨럭하면서 지나가는게 다 느껴짐
거짓말이라고 비웃겠지만 ... 이건 레알이고 절대 과장한게 아님. 피가 혈관속을 타고 가는게 느껴짐
그러면서 몸이 들썩 들썩 하는 진동까지 다 느꼈음. 매우 신비한 경험이었음. 

그리고 보통 인간이 자기 심장이 뛰는 걸 손을 가슴에 대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데 느끼지는 못함
그런데 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는 그 순간에는 내 심장이 뛰는 것이 마치 내 손을 누가 잡아주는 것처럼 
리얼하게 느껴짐... 아 이건 정말 말로는 표현이 안되요. 정말 신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들 아프지 마시고요. 이명박그네 시발같은 헬조선이라도 몸 하나는 제발 건강하시길 빕니다. 

그럼 오징어님들 다 건강하시길 빌면서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


** 요약 **

1. 수면 부족은 당신을 죽인다. 반드시 자라
2. 혹시 내가 말한 증상 비슷한 거 있으면 귀를 의심해 보고 빨리 병원가라 (솔직히 가능하면 현재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고 싶음)
3. 잘 고친다는 광고나 소문에 난 병원 의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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