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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뻘글입니다
게시물ID : star_4712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다미사랑OMG
추천 : 9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10/17 17:21:49
4년전쯤 설리를 공식석상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룹 탈퇴와 열애설 등으로 이슈가 많을 때였는데 참 해맑게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대인배다"라고 생각했죠. 

그때부터 설리가 조금 특별해보였습니다. 연예인이니 당연히 특별한 사람이겠지만 그 연예인들 중에서도 '가십과 루머를 스스로 극복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실제로 그래 보였으니깐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하고 속으로 참고 누르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그랬던 설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을때 한동안 사람들을 지켜봤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마지막 게시글에 올라오는 댓글이나 포털 뉴스에 달린 댓글들...

그 중에는 진심으로 애도하고 슬퍼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삐딱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사람들 설리가 살아있을때는 어디에 있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그러다가 다른 댓글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기레기가 죽였네" "악플러가 죽였네" "페미가 죽였네" "한남이 죽였네" 등등

생전에 악플로 힘들어 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나올 수 있는 이야기긴 하겠습니다만...조금 다르게 보이더군요.

뭐랄까... 악플을 달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줬던 존재들과 자신을 분리하려는 시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본인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테니깐요.

이런 생각은 제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나는 악플을 단 적이 없을까? 나쁜 의도는 없었더라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한 적은 없을까?

이런게 어디 댓글뿐이겠습니까. 

세상 살면서도 의도치 않은 말로 상처를 준 적도 있을테고...저 역시 다른 사람의 의도치 않은 말에 상처받아서 화가 난 적도 있죠. 

그런 행동들이 없었나 돌아보다 보니...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해도...제 말로 남이 상처받은 적은 분명 있을테니깐요.

혹시 연게에도 제 생각없는 댓글로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설리에게도, 보지도 듣지 못하겠지만 사과하고 싶어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음에도 그 마음을 더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악플이 난무할 때 선플 하나 달지 못해서 미안해요.


제 최애도 초반에는 외모 때문에 악플이 달리곤 했었습니다. 

그때 속상한 마음에 몇 자 적고 했었는데... 소위 말하는 '내 새끼 소중한 만큼 남의 새끼도 소중하다'는 말을 조금 더 실천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말하고 글 쓸 때도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제껏 살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라는 생각만 했을 뿐, 솔직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삶도 바빴고, 제 인생도 치열했으니깐요.

그런데 특별해보였던 설리의 죽음은 유난히 큰 숙제를 주네요. 

나부터 비난하기를 멈추면,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알아보고 싶네요.


아무튼... 이 글은 뻘글입니다. 

악플러나 기레기를 비난하는 것은 나중에 접어두고 제 자신부터 반성하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래도 연게니깐 최애 사진 하나 올리고 마무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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