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잡고 있는 해병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두터운 갑옷속에는 분명 냉방장치가 달려있을텐데도 식은 땀이 흘러내리는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해병 한줌과 다섯대정도의 탱크만으로 이 언덕을 지켜야 한다.
저 멀리서 접근하는 프로토스의 병력이 보였다. 다행히도 광전사는 보이지 않는다. 적들은 추적자들 열댓기뿐. 전차병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잘만 하면....해병들이 잘만 길을 막아준다면... 전차들이 조금만 더 집중해서 추적자들의 한복판에 공성포를 꽂아넣을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다!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하지만...
"불사조다!!"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통신망을 타고 흘러나왔다.
하늘을 쳐다본 전차병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불사조 여섯기가 추적자 위를 넘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었다.
불사조의 반중력 광선이 탱크들을 공중으로 들어올린다면, 탱크들은 공중에 떠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해병만으로는 추적자의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
탱크병들은 공성포를 조준하는것 조차 잊어버렸다.
불사조가 탱크들을 공중으로 하나씩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해병들이 급히 불사조에게 총구를 겨누었지만, 때맞춰 추적자들이 언덕을 기어올라오기 시작했다.
해병들은 불사조를 쏴야 할 지 추적자들을 막아야 할 지 우왕좌왕 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저항도 해보기 전에 궤멸할 지경이었다.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첫번째 들린 탱크가 자신을 들어올린 불사조에게 공성포를 때려넣었다.
"젠장! 공중에 떠 있다고 못 쏠것 같으냐! 이놈들아! 근성을 보여라! 안티가 프라임 최정예 탱크병들의 맛을 보여주라고!"
탱크병의 일성이 들렸다.
공중에 들린 탱크들이 그 신호에 맞추어 그 자세에서 그대로 포격을 시작했다.
한데 뭉쳐 있던 불사조들이 그 자리에서 탱크들의 포에 얻어맞고는 한순간에 파편조각이 되어 떨어져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