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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엽,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게시물ID : starcraft2_598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KRKO
추천 : 6
조회수 : 7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26 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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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kt 롤스터의 프랜차이즈 스타

2008년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고 10년.
그 10년간 김대엽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꾸준함이다.
그 세월 동안 kt 롤스터가 가장 믿고 내세울 수 있는 프로토스는 언제나 김대엽이었다.
프로리그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고, 스타크래프트 2로 전환한 후에도 두자릿수 승수를 이어나갔다.
허나 그 꾸준함은 익숙함으로 변해갔다.
사람들은 김대엽의 성과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개인리그에서 더 높이 날지 못하는 그를 타박했다.
회사원, 투명인간.
묵묵히 걸어온 그에게 새겨지기에는, 너무 쓰라린 주홍글씨였다.

꾸준하지만 강력하지는 못한.

김대엽의 비상은 공허의 유산과 함께 찾아왔다.
공허의 유산 들어 첫 스타리그, 그는 생애 첫 프리미어 대회 결승에 올라섰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박령우의 군단은 김대엽을 집어삼켰고, 다시 한번 김대엽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어둠에 가려지고 말았다.
그 후로도 기회는 김대엽의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으며 멀어져갔다.
2016 KeSPA컵 4강, WCS 2016 글로벌 파이널 4강, IEM 경기 준우승, IEM 카토비체 준우승.
김대엽의 이름은 상위 라운드에서 그 누구보다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결코 마지막까지 그의 이름이 남지는 못했다.

다시, 결승.

하지만 2017 핫식스 GSL 시즌 1.
김대엽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2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변현우를 꺾었고, 8강에서는 당시 가장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이신형에게 역스윕을 거두며 기적적으로 승리했다.
4강에서 최고참 김동원을 잡아내며, 마침내 김대엽은 또다시 결승전에 올라섰다.
상대는 데뷔 동기이자 오랜 친구 어윤수.
누구보다도 우승에 목말라있는 두 선수의 맞대결이었고, 수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삼면육비의 아수라가 되어.

결승전, 김대엽의 판짜기는 가히 경이로울 정도였다.
김대엽은 첫 경기부터 자신의 장기인 장기전 운영이 아닌 초반 집정관-불멸자 러쉬로 게임을 끝내버렸다.
상대의 허를 찔러 기선제압에 성공한 뒤로는 승승장구.
2경기에서는 다수 예언자를 활용해 정지장 수호물로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켰고, 분광사도의 칼을 뽑아들며 어윤수를 한 합에 베어버렸다.
뒷마당이 아닌 앞마당을 먼저 가져가고 입구를 막아버리면서, 경기 내내 어윤수는 김대엽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미 김대엽은 그저 꾸준하기만 한 이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승을 위해, 아수라가 되어 있던 것이다.
자신의 장기가 아니라, 상대가 예상치 못한 수를 꺼내들어 틈을 베어내는 아수라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상대의 저항 앞에 2경기를 내주기는 했지만, 이제 김대엽은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스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던 우승.
일찍이 2016 크로스 파이널 시즌 1 우승 뒤, 김대엽은 게이머 생활 내내 즐기고 행복했기 때문에, 우승에 연연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
그 누구보다 성실했고, 그 누구보다 묵묵했던 자.
10년간 그가 걸어온 길은, 해피엔딩을 맞이하기에 충분하다.
여기, KTF 매직엔스의 마지막 후계자가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일궈내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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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HOT6 GSL Season 1 Code S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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