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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승 멘탈
게시물ID : thegenius_51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구리오짬
추천 : 13
조회수 : 343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1/15 21:42:31
인터넷 반응.

출연하고 나서 많은 인터넷 용어를 알게 됐다. 궁금한 건 찾아보면 다 나온다(검색의 생활화). 각종 커뮤니티들마다 반응의 양상이 다르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거칠게 나눠보자면 게임 내적인 요소(각 매치들의 밸런싱, 재미도)들에 집중하는 커뮤들과 게임 외적인 부분(캐릭터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커뮤들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대개의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반응들이 혼재되서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저 내 이름, 내 사진이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중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새 초연해지고나면 혐-이라는 접두사조차 '나 그냥 쟤 싫어' 정도로 받아들이게 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수도 없고 그걸 바라지도 않으니 가볍게 지나가면 된다. '나도 너 싫거든?' 정도로.

인터넷 상의 글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묻어난다. 좋고 싫음의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 이유없이 싫을 수도 있다. 좋은데도 막상 이유를 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하지만 무언가가 불편하거나 싫다면 그 안에서 내 컴플렉스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상처를 줬던 기억이나 상처받았던 기억들을 상기시키는 표정, 말투, 말이 컴플렉스에 닿으면 감정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른다. 그러니 혐오스러운 무엇을 봤다면 그게 의미하는게 뭘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게 내가 숨기고 싶어한 내 모습은 아닌지 혹은 내가 절대 닮고 싶지 않았던 그러나 어느새 닮아있는지도 모를 가까운 누군가의 모습은 아닌지. 그러면서 조금 더 좋은 '내'가 되어가면 좋겠다.


인터넷 커뮤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순위매기기와 싸움붙이기. 가령 '홍진호 >>>>>>>넘사벽 >>>>>> 딩요' 같은 비교글(물론 이 예시는 참이다). 무언가를 경쟁시키고 일렬로 줄세우고 싶어하는 한국식 문화가 웹상에도 매우 활발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다양한 면모, 성격적 다양성에 매료되다보니 한줄로 순위매겨 정렬하기라는 행위의 효용에 의구심을 갖는 편이다. 사람은 각기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고 그 장점이 때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법. 인간이란 일직선상으로 순위매길 수 있을 정도로 간단치 않고 삼차원의 삼차원 정도로 입체적인 존재이며 내가 더지니어스를 좋아했던 이유도 여러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의 다양한 매력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있었다. 인간을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끝도 없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한 길 사람의 깊이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닐지. 물론 줄세우기는 본성이며 그러한 시도들이 언제나 여전할 거라는 것도 안다. 더불어 내 순위는 더 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불쑥 올라오는 것도 본성인 것인지.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최연승 블로그 '지니어스 덕후의 참전기' 中
http://blog.naver.com/4thefirst/220215835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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