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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568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6
조회수 : 29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04 21:26:29



이 곳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게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대는 아마, 공부 안하고 뭐하냐고
잔소리를 할테지만.

늘 당신을 만나고 오는 길엔
쓰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집니다.
못다한 이야기들, 할 수 없었던 문장들
일기장에다 써야 할 단어들이
벚꽃잎이 나풀나풀 거리듯 떨어집니다.

그대와 만나면서 처음 하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처음 가는 곳, 처음 보는 장소.
내 세계관이 좁은 탓도 있지만
많은 곳을 보여주고픈 그대의 마음도 있겠죠.

오늘도 아마 처음일거라 생각한 장소에서
그대와 처음 꽃놀이를 했습니다.
당신은 알까요?
벚꽃나무 한 그루를 보며 저 큰 기둥 아래,
그대와 나 서 있었으면 좋겠다,
무수히 많이 생각했던 것을.
아마 그 벚꽃나무는 내 시선에
조금은 닳아버렸을겁니다.

신기하다.
오늘 내가 제일 많이 했던 말일겁니다.
신기했습니다. 생각만 했던 일이
지금 현실이 되어 그대와 내가
벚꽃잎 흩날리는 이 곳에 서 있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이게 뭔지
모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붕붕 떠다녔고
나름(?) 애교도 철철 넘쳤던 것 같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철 없어 보이려 했던 것도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누가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았고
이젠 톡 건들지 않아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무너짐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동안 난 잘 견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
여기저기서 바보같은 눈물을 왈칵 왈칵 쏟아냈습니다.

당연히, 그대에겐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울고 있는지
나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대에겐 난 늘 기쁨이어야 하니까요.

그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나는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너진 성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습니다.

다시 그대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도 오늘의 기억이 있어
이전보다 덜 힘들고 덜 무너질겁니다.
오늘 하루 그대에게 참 감사한 것이 많습니다.
그대가 이 글을 보게 될지 아닐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내 기억 속에 오늘 하루는
당신과 함께 한 많은 날 들 중 행복했었다 말할 수 있을
시간이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대여.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를 선물해준 당신이
늘 행복한 웃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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