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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내 친구여서
게시물ID : today_569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ᕙ())ᕗ
추천 : 4
조회수 : 1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10 09:40:03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말할 때
꼭 곁들이는 그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자면 난 참 머쓱해져

세상의 눈으로 볼 때 내가 이룬 게 하나 있다면 아마도 그것 뿐이겠지

그렇지만 사실상 그 일은 끝내지 않는 이상
이뤘다고 말하지 못하기에 나는 입을 닫기 바빠

난 그걸 등지고 짓밟고 던져버렸어
겁이 났고 하기 싫었지

비겁한 짓은 아니야
그저 내가 할 일이 아니였던 거니까

어릴 땐 그게 멋있어 보였나 봐

주위 사람들도 나도 이렇게 생각했어
나는 시키면 해내는 사람이니까-
좀 힘들어도 하다 보면 금방 적응할 테니까-

나도 그저 내 특유의 묵묵히 무언갈 해내는 성격을 믿고 막연히 뛰어들었는데
항상 뛰고 날던 내가 처음으로 곤두박질쳤어

날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내가 변했다고 해

과연 내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난 항상 그랬는데 눈을 감고, 귀를 막고, 그리고 입을 닫아서
이제까지 몰랐던 것뿐일까-

그런 날이면
나는 또 날 생각해.
사실 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날 생각해왔어.

나에 대한 생각
날 위한 생각
날 버리는 생각

그냥,
내 생각
 
그런데 쓰러지고나선
그게 힘들어졌어.

내가 날 생각하면
어느 순간엔 그 일을 생각해야하고
그럼 내가 붙잡고 살 게 없잖아. 

지금은 아니지만
그땐 그게 내 지푸라기였어.

위로 쌓는 일이 급했고
깊이 파거나 옆으로 넓히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거든
그러니 내 시선은 항상 하늘이었지

그래서 날 돌아보는 게 너무 힘들었나 봐
내가 누군지 알고 싶은데
고개는 항상 젖혀져 있었으니

너는 내가 고생한 걸 옆에서 다 지켜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다 안다는 듯이 상처뿐인 내 마음을 기꺼이 부축해주는 존재야
오늘처럼 네가 그럴 때면 새삼스럽게 그 마음이 와 닿아서 머쓱하다

오래 보고 
또 멀리 가자
친구야

친구야
갈 길이 멀고 험하다
오늘 너랑 본 하늘이 참 푸르더라

내 길을 네가 응원하듯
네 길을 내가 응원한다

힘내자 우리

이 글을 읽는 고마운 당신들도 힘내세요 
#앤토니와_즐거운_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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