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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만큼만
게시물ID : today_56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7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4/10 23:50:53



누군가를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는 건
늘 겪는 일이지만 참 잔인한 일이다.

나는 오늘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생활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힘이 풀리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부릅부릅 떴다.

그래도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
이게 아니고.

그래서 그런지 긴장을 했나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근데 이것마저도 네 탓이라 하면
아마 그것도 내 탓이야? 하겠지.

딱 그만큼만.
오늘 친구의 카톡 프로필명이다.
이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일하는 애를 당장 끌고 와
나도 그랬다며, 나도 딱 그만큼만.
이랬다며 마구마구 소리치며
이야기를 했을테지만,
그럴 수 없으니 그냥 쓰게 웃는다.

정말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이야기.
그저 내가 끌어안고 가는 수밖에 없는 마음들.
널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도 눈물뿐인 일이었다면
너에게 반하지 않으려 노력했을테고,
어떻게든 너를 밀어냈을텐데.

나는 왜 너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마음들을
곰인형처럼 끌어안은 채 널 바라보고 있는지.

근데 또 너무 억울한 건
이 슬픈 것들이 너의 얼굴만 보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다는 것.
너에게 조금의 서운함이라도 이야기해볼라치면
나는 너무 해맑게 널 보며 웃고 있다는 것.
이 좋은 사람을 두고 난 왜 그리 힘들어했나
혼자 으이구 하고 있다는 것.

언젠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마치 전쟁과 같다고
글을 적었던 기억이 있다.
그 전쟁의 동료로 참전한 너는, 나와 같이 싸우든
등을 돌리고 적이 되어버리든 하겠지.
사실 저 쪽은 너무 평화로운데, 나 혼자
막 포탄 던지고 쿠콰쾅! 하는 거겠지.
저 쪽은 음? 뭔가 시끄러운데, 
에잉 별거 아니겠지. 하던 일 마저 하자.

나는 언제나 늘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
고 말했지만
이제 나는 언제나 늘 여기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네가 부르면 쪼르르 달려나가는 그 강아지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조차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난 아마 못 할거야 절레절레.
아마도, 여전히 늘 괜찮다 말할거고,
여기서 네가 오기를 늘 기다리고 있다고,
내일 내가 없다해도, 그렇게 말하겠지.

그렇게 죽을 것 같이 울어놓고
또 죽을 것 같이 울고 있다.
그래서 오늘 목이 많이 말랐나.

맥주가 먹고픈데,
먹으면 또 죽을둥 살둥 울까봐
참아야겠다.

내일은 오늘보다 덜 울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네가 덜 밉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덜 힘들어하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많이 아파하지 않기를.

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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