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에 위치한 어느 브런치 레스토랑은
빵 공장이 따로 있어서 유명한데
학교 가는 길에 그 공장이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우리는 개나리색 스쿨버스를 타고 다녔고
그 구간을 지날 때면 항상 쿰쿰한 이스트 내음이 코를 찔렀다.
골목으로 들어서서 노을이 솜털뿐인 얼굴들을 감싸는 시간이면
우리는 엉성하게 박음질 된 자리의 모서리를 연신 매만지며
고개만 삐죽 내밀어 얼굴을 맞대고 웃고 떠들기 바빴다.
발효된 이스트 향이 때때로 날 그 순간으로 되돌려 놓는데
눈을 떠보면 훌쩍 커버린 나만 우두커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