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마주하는 게 힘든 일이라고 결정내렸다
내가 줄 수 있는 게 있어야 누군가를 마주 본다
줄 게 없어 보이는 이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내가 당신을 궁금해한다면
무언가를 나누고 싶어서 주위를 맴도는 것이다
물질적인 게 아닌
예를 들면, 내 영혼을 조금 떼어주는 일 말이다
사랑이라면 사랑이고
우정이라면 우정이고
그 무엇도 아니라면 시선일 테다
슬픈 이야기를 소비한다. 흥청망청 뱉는다
말하면 말할수록 날 떠난다
처음 내게 스며들었던 순간처럼 천천히-
나를 떠나 자유로이 날아간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데미안)
슬픔을 떠나보내어 내가 머물던 세계를 깨야 한다
나의 신, 내 이야기들, 내가 사랑할 당신들-
당신, 슬픈 눈을 가졌어.
그 말을 듣곤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날 봤지
내가 그 눈에 슬픔을 버렸다는 걸 알까
단단한 문장을 쓰고 싶다
쓰여야 비로소 활자의 모습으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