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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가 생각났어요.
게시물ID : today_582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가을하늘
추천 : 5
조회수 : 1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07 05:57:40
내 스물네살 여름을 함께 보낸 그 사람.
처음의 열정과 호기심으로 우린 서로의 얼굴을
보려고 노력했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와 저의 생활패턴은 잘 맞지
않았어요. 잠이 많아서 약속시간에 세시간이나 늦었던
그와 더 미안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길 바라며
차가운 캔음료수를 준비했던 나.

내 노력과 헌신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고
어느순간부터 다투기 시작하면 져주지 않는 그 사람
때문에 내 마음의 상처는 점점 늘어났어요.
백일도 까먹고 이벤트는 커녕 선물도 챙기지 않는
그 사람에게 우리 백일인거 몰랐어? 라고 하자
왜 말하지 않았냐고 당황하던 그 사람.

나는 소소한 선물을 자주 했었는데 그 사람
감기 걸렸다고 해서 있는돈 털어서 택배까지 부쳤었는데
정작 내가 힘들고 쉬고 싶을때 짜증내는 그 사람을
보며 나도 마음이 점점 식어갔고

결국 최악이라는 카톡 이별로 통보하고 말았어요.
그 사람 얼굴 보면서 울면서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막상 얘기해봤자 나는 여자친구가 아닌 자신에게
헌신하는 사람에 불과할테니.

내가 펑펑 울면서 속앓이했던 만큼 당신도
겪어봐. 딱 반만큼 아니 그 이상이라도 당해봐.
당신도 나만큼 힘들고 지치고 우울한 날들 보내봐.
그 마음으로 헤어지자 말하니 붙잡던 그 사람.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은 별로 생각나는 것도
추억하는 것도 없어요. 헌신하면 헌신짝된다는 말을
몸으로 배우고 지난 연애들을 복기하며 다음에는
같은 실수 안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이제는 같은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아요.
성급하게 마음을 다 주지도 않을꺼고 바보처럼 나 혼자
퍼주는 일도 하지 않을꺼에요. 원피스에 힐 신고
나가지도 않을꺼고 헤어질때는 카페에서 니가 이런말
해서 헤어지자고 했다 불만있어? 있음 육하원칙으로
말해봐. 라고 말할꺼에요.

다음 사람한테는 너무 급하지 않게 다가갈꺼고,
아무리 선물하고 싶어도 진짜 필요한 것만 줄꺼에요.
은은한 불처럼 서로 조심스럽게 친해지고 싶고
같이 닭발도 먹어보고 곱창도 먹으면서 얘기해보고 싶어요.
안 먹은지 진짜 오래된 음식들이거든요.

특히 닭발은 한번 먹어본듯한 기억은 있는데
밤에 술이랑 같이 먹은 기억은 전혀 없어서 되게 궁금해요.
어떤 맛일까요?? 지난 연애의 상처들을 다 털어내고
새로운 페인트로 마음을 칠한 지금, 어떤 사람과
연애를 시작할지 참 궁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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