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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게시물ID : today_585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ΑΙΩΝΙΟΣ
추천 : 5
조회수 : 1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11 00:07:28



데이터 백업을 하고 파일들을 정리하다 우연히 열게 된 폴더는
신기하게도 시험기간에만 그렇게도 꿀맛 같던

각종 추억 속을 마구 헤집고 다니는 시간을 다시 내게 주었다.

나에게 추억은
누구에게나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여러가지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도 나에게는 다 추억이 된다.

온갖 사소함에 다 추억을 묻혀서 나는 많이 고통 받았다.
그리고 그만큼 더 많이 행복했다.

선생님과의 어떤 날의 대화가 생각 난다.


...

“옆에서 누가 좋지 않은 주제로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도 힘들어요. 그래서 통화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나오는 이어폰으로 귀를 막지 않으면 그 인상에 너무 힘들어져요.”

...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굳은살이 덕지덕지 박혀서 닿아도 아픈지도 모르는. 
그리고 아무리 닿아도 굳은살이 생기지 않는 ㅇㅇ씨 같은 사람도 있어요. ㅇㅇ씨에게는 자연스러운 거예요.”

웃으며,

“그런데 너무 힘들어요.”

“어떤 걸 택할래요?”

웃는 것 외에는 어떤 반박이든 하지 못했다.

“이것도 가져가면, 저것도 가져가는 거죠.”

너무도 당연하고 너무도 익숙한 설명이고,
또 그렇게 말해줘서 다행이고 고마우면서도
야속한 대답.



돌아보면 나에게는 고양이 같은 사람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이 넘게 왔었다.
항상 나는 그 사람들과 조금 떨어지고 나서야 저 사람들이 고양이였구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어떤 고양이를 한 명 또 보냈다는 걸 읽고 나서
착잡해진 마음에 무슨 말이라도 써보려고 여기엘 또 왔다.

고양이들아.


출처 오늘도 덕분에 가슴이 차올랐다.

지구 어느 곳에 서로가 있어도, 있지 않은 때가 와도.

나는 이미 당신들로 가득해서 모자라는 것이 하나 없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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