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탈 없이 살고 있는데,
잠 안오는 새벽 멍하니 앉아 있다가, 사무치는 외로움에 홀로 고개 숙이는 날...
오늘이 그 날인가 봐요.
괜스레 사람을 찾게 되고, 오지 않을 카톡 메시지를 기다리며,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날.
이 감정에 몸을 맡기자니, 격랑에 휩쓸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거센 감정이기에 제어할 수 없구요.
일상. 일상..
잘 사는 비결은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는 것' 아닐까 싶어요.
눈물도 허락되지 않는 밤.
한방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기에 조심스레 눌러봐요.
감정은 상쇄되는 게 아닌가봐요.
즐거움이 슬픔을 없애는 게 아니라,
즐거움으로 슬픔을 잊나봐요.
그러다 즐거움이 서서히 가라앉을 때면, 잊었던 슬픔이 다시 부상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늦었어요.
감정 추스르기엔 독서가 딱이죠.
책 좀 읽고 자야겠어요.
원래 자기 전엔 문학을 읽었어요.
하지만 지금 소설이나 시집을 읽기엔 제 감정이 너무 커다래요.
소설과 시를 읽을 여유가 없어요. 오히려 이 둘이 먹힐 것 같아요.
차가운 책 읽어야겠어요.
조금만 읽어도 잠이 솔솔 오는 그런 책 말이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