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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먹고 난 뒤
게시물ID : today_58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5
조회수 : 1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30 22:47:37



혼술을 하는데
맥주는 다 마실 수 있는데
소주는 참 힘겹네

소주는 당신과 같이 마셔야
다 마실 수 있나봐.


나오다가 당신 차를 봤어.
번호가 낯익어
따로 몰래 스마트폰에 적어둔
번호를 확인하니 당신 차더라.

혹시나 당신이 오늘 시간이 될까
나를 만나서 술 한 잔 하지 않을까
너도 모르는 나의 기대는
그 차 번호 한 번으로 모든 게 무너졌지.

알고 있었어.
오늘은 주말이니까.
게다가 연휴니까.
그래서 당신에게 더 묻지 않았어.
오늘 시간되냐고. 나 볼 수 있냐고.
몇 천번이고 물어보고 싶었던 그 말을
난 너무 잘 알기에 묻지 않았어.
안된다는 걸 아니까.

너를 기다린 시간을
숫자로 헤아릴 수 있다면
아마 저 먼 우주까지 닿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우주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무수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면
그제서야 한 번 반짝이는 너를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에 대한
절망을 너무 잘 알아서
네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네,
라는 말을 할 때 참 마음이 아팠어.
근데, 그 절망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그냥 단호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나에게 더 이상 바라지도 기대지도 마.
이렇게 들렸다면 내 착각이었을까.

그래
이제는 떠나보낼 때도 되었지.
네가 정식으로 일을 하게 되면
우린 헤어지게 되는거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
언제나 네가 떠난다고 하면
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잘지내라고 고마웠다고
사랑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해야 하니까.

술을 먹으니
아주 많은 말들이 쏟아져내려.
평소엔 아무렇지 않은 척 노력하다
술을 먹으면 그럴 수 없으니까.

그래도 오타 안 내려고
따박따박 맞춤법 검사하고 퇴고한다 진짜 ㅋㅋ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너였으면
너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끌어안고 잠을 깊게 들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서로였으면.

아무 소용 없는
그저 메아리 뿐인
너에게도 닿지 않는
나 혼자의 생각일 뿐이겠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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