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길을 산책하며 사랑의 집을 발견했어요. 노인복지시설이에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사랑의 집에는 사랑이 있을까. 저는 의심이 많아요.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었어요. 과연 내 소중한 사람들, 더 나아가 힘겹게 사는 이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사회일까. 의문이 들어서요. 직접 보고 느끼고 행동하고 싶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뉴스를 보면 참담했거든요. 가르쳐주셨던 은사님들께 죄송하지만, 배울 때에도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분들의 가치관이었어요. 그 가르침이 진정성 없는 허울 뿐이었다면 지금 저는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을 거예요. 삐딱해져서 사회복지에 치를 떨었겠죠. 생각보다 세상은 믿을만 했어요. (워낙 낮았던 기대치)
선한 사람이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에요. 저에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흘려버리고 마는데, 이 말만은 콕 박혀서 떠나가지 않아요.
사랑의 집에는 사랑이 있었음 좋겠어요. 바라는 게 더 있을까요. 그거 하나만 보고 가는거에요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