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사람을 보면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마음에 담는 걸로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보다 누군가가 자의로 나를 찍고 싶게 만들자고 다짐한다. 카메라에든, 마음에든, 어디든 담아 두고 싶은 사람이 되자고.
(비슷한 맥락으로는 사랑해달라고 하기보다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자.가 있다)
오늘은 기관 행사가 있어서 어르신들이 모이는 날. 어르신을 바라보고 있는데 멀리서 한 직원이 카메라를 들더니 내 사진을 찍었다. - 선생님 아까 제가 왜 사진 찍었는줄 알아요? 선생님이 어르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마치, 엄마가 학예회 보낸 아이를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자기 아이가 너무 예쁜데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빛있잖아요. 그래서 그 장면을 보니까 만감이 교차하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이야기를 들으니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는 표정 관리를 못하는구나. 깨닫기도 했다.
기분은 좋았다.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는 것도 좋고, 내 진심이 보였다니 좋고, 여러모로 좋았다. 이 모습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 모습보다는 마음을 유지하는거 겠지. 누군가 담아두고 싶을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