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는 게 왜 이리 힘이 드냐. 안 그래도 마음 아파서 싱숭생숭한데 집 식구들이 한바탕 뒤집고 있네. 나는 늘 중재하고 이성적이어야 하는 쪽이라 어느 누구도 지금 내 마음을 들어줄 수 없는데. 혹 너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될까봐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게 지켜 보는 중.
이 와중에 바보같이 네가 너무 보고 싶은거야. 그냥 아무 말 없이 너의 넓은 등에 얼굴 묻고 기대고만 싶은거야. 네가 내 등을 토닥토닥해주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해질건데.
잊어야하는데. 그런 일 없던 것처럼. 보고싶은 마음. 기대고 싶은 마음. 따뜻해지고 싶은 마음. 다 휴지통에 버려야 하는데.
이렇게 마음이 힘든 날에 네가 너무 보고싶은 거 어떻게 해야 하나.
마지막이라고, 이별해야한다고,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머리로만 다짐하고는 오늘도 수천 번 흔들리고 접고 펴고 다시 보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다짐하다가 또 흔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