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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597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미한냄새
추천 : 1
조회수 : 221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8/02/07 18:31:32
2018년 2월 7일 오후 5:47
#34707번째포효

대숲!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아세요? 냄새를 통해 과거에 같은 냄새를 맡은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말하는데, 다른 감각에 의한 기억보다 훨씬 강렬하고 직감적이래요.

저도 가끔씩 겪는데, 최근에는 새로 바꾼 샴푸를 처음 머리에 문지른 순간 육감적으로 그 샴푸를 쓰던 작년 1학기 초가 떠올랐어요.
새내기로 시작한 첫 학기였던만큼 정말 수없이 많은 행복한 추억들이 농축된 학기였어요.
머리를 감는 동안 엄지만했던 샴푸액이 거품으로 부풀듯 그 추억들도 머릿속에서 우수수 쏟아져 나오더군요.

이렇게 좋은 새내기 추억을 가지게 해준 과 친구들이 항상 고마워요. 대학 친구는 평생 안간다는데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밤이예요.



[limbic system]

* 정서적인 추억일수록 냄새와 밀접하게 연결되는데 오감 중 오직 후각만이 대뇌변연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향기(대뇌변연계)는 뇌의 원시적, 본능적인 감정 영역에서 작용하는데 고로 그만큼 오래 남고 강렬하고 직감적이다.
냄새로 인한 향수는 언어나 사고에 의해 희석되지 않는다. 보고 듣는 것이 쉽게 기억의 쓰레기더미 속으로 사라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전의 행동을 보고, 말로 듣는다고 하여 추억을 자극하지 못 하고 지닌한 아련함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
이전의 기억들, 추억들을 떠올리기 위해선 '향기'가 필요한 것이다.
코의 냄새 신경세포는 뇌의 변연계에 존재하는 편도체와 해마에 연결돼 있다. 편도체는 감정을 만들어 내고 해마는 연상학습을 담당한다. 다른 감각은 이처럼 감정과 연상학습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연관되어 있지 않다. 오로지 냄새만이 감정과 추억을 자극한다.
그렇듯 봄 바람, 가을 바람이 마음 설레게 하는 것도 몸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가져다 준 뒤섞인 '향기'가 강렬하게 남아있기 때문인 것이다.
뭔가 오감으로 느끼는 줄만 알았던 것이 오로지 "냄새"로만 자극이 된다는 것이 허무하기도 하지만 기분은 썩 좋다.
냄새가 오감 전체로 느끼는 듯한 착각을 주는 건 바람에는 냄새가 없다는 과학적 사실이 있음에도 "바람 냄새가 좋다"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어떠한 사실보다도 앞선다고 믿고 싶은 무언가가 삶의 낙이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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