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부터 잠이 왔는데 혹여 잠들다 너의 연락을 못받을까봐 졸린 눈 부비며 기다렸더니 잠이 완전 깨버렸다. 이런 기세면 새벽 내도록 잠이 오지 않겠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익숙해야하는데 오늘은 조금 억울하단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누구 좋으라고 이 고요한 새벽을 보내는가, 결국 나의 탓, 내 마음 탓이겠지.
숨도 못 쉴만큼 울다가 울다가 또 울었는데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뭐가 그리 슬픈지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아마 이렇게 울고나면 잠이 잘 오겠지. 늘 그래왔던 일이니까.
한동안 잘 지내던 나의 호수에 키가 좀 큰 소년이 물수제비를 떴다. 돌은 물 위를 통통 스치며 날아가고 그 표면에 파문이 동글동글 퍼진다.
진짜 마음을 퍼붓고 싶었던 나. 내가 얼마나 지옥인 줄 아냐고 소리치고 싶은데, 그냥 너만의 뻥쟁이로 남아야 그래도 조금은 뒤늦게 날 버릴테니. 어떻게든 지금의 나를 속이고 거짓말해야하는 가짜 마음이 그렇게도 안쓰럽다.
자꾸 뒷걸음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최대한 내 이기심으로 버텨보려 하는데 나는 생각보다 이기적이지 못해서 힘이 빠진다.
오늘은 아주 조금만 진짜 내 마음을 떼어 너를 원망하고 싶다. 그래야 그만 울고 잠이 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