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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휘청
게시물ID : today_603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7
조회수 : 14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5/30 19:34:09


살다보면
타인으로 인해 휘청이는 때가 몇 번 있다.
그게 사랑이든, 사람이든.
살아봐야 이제 서른 하고도 1년을 더 산 것 밖엔 없어서
사실 그깟 일이 나를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다른 이들은 쉬이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더 살다보면 지금보다 더 휘청이게 되고
끝내는 찬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도 흘리지 않을 지경에 
이르는 일도 있다고.
그럼에도 나는 꽤 지금만 보는 사람이라
지금 이 휘청임이 견딜 수 없이 어지럽다.
분명 똑바로 걷고 있는데, 옆으로 기울어진다거나
눈을 감고 있는데, 지나치게 현실적인 꿈 때문에
눈 뜬 것과 마찬가지거나.

나는 근심이 있으면 얼굴이 새까매진다.
원래도 어두운 피부였는데다가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나를 지켜보는 타인들에게 소리 없는 티를 내곤 한다.
얼마전 사진을 찍었는데 
아, 내 얼굴이 염을 하고 있던 외삼촌의 얼굴 색과 같았다.
순간, 나는 내가 죽었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에고, 나 많이 힘들구나.

엄마는 계속 웃으라 했다. 
뭐가 마음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 털고 그냥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요즘 내 표정이 어떤지 
거울을 봐도 잘 모를 때가 있다.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래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니,
내 마음 편하고자 다른 이에게 
내 감정을 던질 순 없으니
그래서 계속 긴 글을 쓰곤 한다.

정말 별거 아닌 일이고, 
이렇게 휘청일 이유 없는 일인데
무엇이 이렇게 내 얼굴을 
검은색 크레파스로 칠하고 있는지.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이
유일한 힘이 된다.
수영을 하고 있는데, 힘든데도 물 속에선 다른 것보다 
숨 쉴 생각만 하게 되니
수업 들어가기 전, 수업 끝나고 난 뒤 
프롤로그, 에필로그처럼 쉬지 않고
턴을 돌며 운동을 한다.

마음이 힘들 때 자꾸 기댈 생각만 하면 나약해지니까
나 스스로 감정을 갈무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랬다.
우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지 않기 위해
감정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지금 가장
그 어떤 순간보다 네가 간절하게 보고 싶다.
이 곳에 쓰지 않으려 따로 어플을 깔아 쓸 정도로
노력했는데.
그냥 아무 이야기 없이 너의 등 뒤에 기대 있다가
조잘조잘 이러쿵저러쿵 내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나친 욕심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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