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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기록
게시물ID : today_60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나야언니야
추천 : 6
조회수 : 1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6/12 13:49:39


보라색 책에 얼굴을 파묻고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카페에서 
숨넘어가게 우는 10대 후반 
어쩌면 갓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여자가 조금 진정하는 사이에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나 괜찮아 
내 할 일 하고 있어 
걱정하지마 완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 

하나도 안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여자는
전화로 얘기를 나눈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있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도 
뭐라고 말이라도 건네고 싶어진다 

이 여자에게 마카롱을 사서 건네줄까?
아니면 나는 마저 공부하다 일어나게 될까? 

나는 보라색에 가까운 지갑을 들고 마카롱을 사러 간다


저기, 아까 울길래-

아- 아-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다시 노트북을 들여다 보려는데
나랑 눈을 맞추려 노력하는 여자가 보인다

시선이 닿았다
눈 인사와 가벼운 목례가 오고간다

멋쩍은 표정으로 나는 다시 노트북에 눈을 고정시킨다

이 여자가 자기 전에 오늘을 돌이켜보면 
카페에서 울 정도로 슬펐어도 애써 기분 좋았던 일을 기억하려고 발버둥 칠 때 
적어도 마카롱 두 개 정도는 떠오르겠지 싶어서 그랬다



A random act of kindness

내가 슬프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날 때 
날 어루만져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다 

그런 의미로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하나보다 

서로 사랑하기 바쁜 날들이다 
내 책임인 것과 아닌 것을 구분 짓다가 하루를 다 보낼 것인가 
손 내밀기를 주저하지 말자 

사랑으로 하는 일에 틀린 것은 없을 거야, 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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