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책에 얼굴을 파묻고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카페에서
숨넘어가게 우는 10대 후반
어쩌면 갓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여자가 조금 진정하는 사이에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나 괜찮아 내 할 일 하고 있어 걱정하지마 완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
하나도 안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여자는
전화로 얘기를 나눈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있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도
뭐라고 말이라도 건네고 싶어진다
이 여자에게 마카롱을 사서 건네줄까?
아니면 나는 마저 공부하다 일어나게 될까?
나는 보라색에 가까운 지갑을 들고 마카롱을 사러 간다
저기, 아까 울길래-
아- 아-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다시 노트북을 들여다 보려는데 나랑 눈을 맞추려 노력하는 여자가 보인다
시선이 닿았다
눈 인사와 가벼운 목례가 오고간다
멋쩍은 표정으로 나는 다시 노트북에 눈을 고정시킨다
이 여자가 자기 전에 오늘을 돌이켜보면
카페에서 울 정도로 슬펐어도 애써 기분 좋았던 일을 기억하려고 발버둥 칠 때
적어도 마카롱 두 개 정도는 떠오르겠지 싶어서 그랬다
A random act of kindness
내가 슬프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날 때
날 어루만져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다
그런 의미로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하나보다
서로 사랑하기 바쁜 날들이다
내 책임인 것과 아닌 것을 구분 짓다가 하루를 다 보낼 것인가
손 내밀기를 주저하지 말자
사랑으로 하는 일에 틀린 것은 없을 거야, 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