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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60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rtuna
추천 : 7
조회수 : 20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08/12 14:24:30
꿈에 다시 아픈 엄마가 나왔다.

거의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아프지 않은 엄마가 꿈에 나왔다고
교수님께 기쁜 마음으로 상담하던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제 저녁에 갑작스럽게 약속이 생겨 나갔다가 다같이 맥주를 마셔서 한모금 한 것 때문인지 마음이 심란하다.

다시 병원복을 입은 엄마와, 나는 엄마를 한참 동안이나 보지 못해서 안달나는 마음과 날 숨막히게 하는 엄청난 불안 또 죄책감.

겨우 엄마가 있는 곳을 알아내서 어렵게 찾아가고, 찾아가는 길조차도 나에겐 거짓의 연속. 이곳인가 해서 들여다보면 아니어서 허탕. 허탕. 또 허탕.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엄마는 넘쳐나는 피를 간신히 막은 채로 병원복을 입고 그 진통제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는 참으려는 노력이 힘을 쓰지도 못하는 울음부터 나와버려 말도 못하게 울면서 겨우 엄마 앞에 가는데 엄마는 희미하게 웃어주면서 나한테 왔냐고 인사한다.

그럼 나는 울며 말도 하지 못하면서 엄마에게 아주 많은 말들을 쏟아내려 한다. 모두 마음에만 남고 '미안해' 하는 한마디만 겨우 전했다.

그 한마디라도 전해 참 다행이다 싶어 나는 더 울고 엄마는 영문을 모르겠다 뭐가 미안하냐는 얼굴로 내 얼굴을 만져준다. 이제 이런 엄마가 오늘 아니면 내일, 언제든 죽어서 영영 사라질 수 있다는 그 사실이 쉬지않고 내 눈에 들어온다.

엄마가 아픈 것도 모르고 챙겨주지 못했던 어린 나. 어린 나. 어린 나.

어리단 건 어떤 많은 것들을 눈감고 넘어가게 해주는 마법 같은 말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내 사랑하는 엄마, 얼굴도 목소리도 다 희미해져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예쁜 우리 엄마.

나에겐 언제나 그 예쁜 얼굴 표정 목소리로 살아있네요. 
출처 또 다른 꿈에서는 친구의 점을 봐주던 어떤 역술인이 날더러 죽어서 별이 될 귀한 사람이라고 했다. 죽고 나서 별이 되는 일은 아주 흔치 않다고. 부담보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사랑하고 날 사랑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내가 거기 있음을 기억하게 할 수 있게 되어서.

이 꿈을 꾸고 나서 아픈 엄마의 꿈을 꾸었다. 의식과 무의식 비의식 하는 것들의 세계엔 무슨 질서가 있는 것인지 불가사의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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